WTI 0.1% 하락…내달 산유국 회동 기대감에 낙폭 제한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2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벌어진 테러 영향력이 제한된 가운데 혼조세를 나타냈다.

다우 지수와 S&P 500 지수는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만 소폭 상승세로 마감했다. 종목 가운데서는 여행과 항공주가 타격을 받았다.

테러로 인해 전반적인 투자심리는 위축됐으나 패닉 장세는 나타나지 않아 영향이 크지 않았다.

미국 국채가격도 혼조세를 보였다. 벨기에 테러에도 안전자산 매수세가 약한 데다 미국 경제 펀더멘털이 강한 상황임을 확인한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은 총재는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2~2.5%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경제 기초체력은 꽤 좋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에번스 총재는 또 질의·응답을 통해 금리인상 시기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면서 올해 금리가 추가 인상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유로화는 테러에 따른 유로존 경기 둔화 가능성과 유럽연합(EU) 해체 논쟁 가열 가능성 등으로 달러화에 약세를 나타냈다.

미국 달러화는 테러에도 불구하고 위험거래 회피심리 약화와 시카고 연은 총재의 미국 경제 견조 발언 등으로 엔화에 상승했다.

뉴욕유가는 유로존 경기 둔화 우려와 달러화 강세로 소폭 하락했다.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0.1% 낮아진 41.45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개장 초 유로존 경기 둔화 우려와 안전자산 매입세로 하락압력을 받았으나 러시아가 다음 달로 예정된 주요 산유국 회동에 참여할 것으로 밝혀 장중 반등하기도 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1.30포인트(0.23%) 내린 17,582.5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80포인트(0.09%) 하락한 2,049.8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79포인트(0.27%) 오른 4,821.66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변동성이 높은 모습을 나타냈다.

브뤼셀 테러 발생으로 금과 달러화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 증시 변동성을 키운 요인이 됐다. 브뤼셀에서 동시다발 테러로 3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증시는 오는 25일 '성금요일(굿프라이데이)' 휴장을 앞둔 탓에 전날에 이어 거래량도 낮은 상태를 이어갔다.

종목별로는 특히 여행과 항공주 타격이 컸다. 아메리칸항공과 델타항공 주가가 각각 1.6%와 1.4% 하락했고, 여행 예약사이트인 익스피디아 주가도 1.7%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필수 소비재업종이 0.7%가량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외에 통신주와 유틸리티주, 금융주, 에너지주 등이 내림세를 보인 반면 헬스케어업종은 0.9%, 기술업종은 0.1% 올랐다.

경제 지표는 혼조적이었다.

3월 미국의 제조업 활동은 전월의 28개월 만의 최저 수준에서 반등했지만 예상을 밑도는 등 부진에서 못 벗어나지 못했다.

정보제공업체 마르키트에 따르면 3월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51.3보다 오른 51.4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52로 전망했다. 미 경기 회복 이후 마르키트의 미 제조업 PMI 평균은 54.1이다.

지난 1월 미국의 주택가격은 재고가 줄어든 여파로 전월대비 0.5% 상승했다고 미 연방주택금융청(FHFA)이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주택 재고 감소로 주택 판매는 줄면서도 매입자 간 경쟁이 치열해져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날 연설에 나선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지속해서 2%에 도달할 것이라는 추가적인 확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에번스 총재는 이날 시카고에서 가진 연설을 통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다리고 지켜보자'는 통화정책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럽에서 발생한 테러가 시장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지만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로버트 W. 베어드앤코의 마이클 안토넬리 매니징 디렉터는 "증시가 추가로 하락하지 않은 것에 놀랐다"며 "테러 공격에도 시장이 예상보다 좋은 회복력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3.7% 상승한 14.30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4/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4bp 오른 연 1.935%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2.3bp 상승한 0.892%를 기록했다.

반면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낙폭이 1bp에 못 미친 2.716%를 보였다.

국채가격은 개장 초 벨기에 테러 발생에 따른 안전자산 매수세로 상승했다.

그러나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뉴욕증시와 뉴욕유가의 낙폭이 제한되는 등 공격적인 위험자산 매도세가 나타나지 않아 국채가격 상승폭이 제한됐다.

여기에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알려진 벨기에 테러가 수도인 브뤼셀에 국한된 것이라는 소식이 일부 거래자들의 국채 매도세를 부추겼다.

제니몽고메리스콧의 가이 레바스 수석 국채전략가는 "벨기에 테러에 따른 국채 매입세가 그리 강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추가적인 테러나 혼란의 모습이 나타나지 않는 데다 당장 테러 확산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았기 때문인 듯하다"고 풀이했다.

이번주 뉴욕 금융시장에서는 오는 25일(금. 성금요일) 휴장함에 따라 유동성이 급격히 고갈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공격적으로 거래에 나서는 세력이 없어 달러화와 국채, 유가, 금 가격이 평소보다 좁은 폭에서 등락하고 있다.

오후 들어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은 총재가 미 경제가 올해 2-2.5% 범위 대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밝힌 것도 국채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에번스 총재는 또 질의·응답을 통해 금리인상 시기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면서 올해 금리가 추가 인상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성금요일(25일)을 앞둔 상황이어서 이번 주 내내 아주 특별한 재료가 나오지 않는다면 국채시장은 매우 조용한 모습을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주 국채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경제지표가 없는 점에서도 큰 움직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주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이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적이었음에도 이번주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가 4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매파적 발언을 내놓아 국채시장이 방향성을 잃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시장은 여전히 다음달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4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7%, 9월 가능성을 60%, 12월 가능성을 74% 각각 반영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32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1.93엔보다 0.39엔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16달러에 거래돼 전날 가격인 1.1240달러보다 0.0024달러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6.03엔에 움직여 전날 가격인 125.82엔보다 0.21엔 높아졌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4206달러를 나타내 전날 가격인 1.4366달러보다 0.0160달러나 낮아졌다.

벨기에 브뤼셀 테러에 따른 안전자산 매입세로 엔화가 개장 초 주요 통화에 강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오는 25일(금)이 성금요일인데 따른 한산한 움직임이 이어진 가운데 대도시의 테러가 대규모 안전자산 매입세를 유인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부각돼 엔화 상승폭이 제한됐다.

이날 미국의 제조업 활동이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었으나 시장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파운드화는 브뤼셀 테러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우려 상존으로 달러화에 급락했다.

유로화는 벨기에 테러에 따른 유로존 경기 둔화 우려와 유럽연합(EU) 해체 논쟁 가열 가능성 등으로 달러화에 약세를 보였다.

데이비드 캐머론 영국 총리는 전날 오는 6월23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실시될 것을 밝혔다.

코먼웰스포린익스체인지는 이날 고객보고서에서 유로화가 지난주의 5개월 만에 최고치에서 하락한 상황이라면서 유럽에 대한 테러 공격이 유럽의 주요 관광분야에 잠재적으로 타격을 줄 수 있으며 반이민 정서와 유로존 전체에 반 EU 운동 확산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달러화는 지난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해외 경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금리 인상 속도를 종전의 4차례에서 2차례로 하향 조정한 이후 하락압력을 받았다.

그러나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연은 총재 등이 4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지지하는 등 매파적 발언들이 나와 달러화가 재차 강세 시도에 나서고 있다.

이날 벨기에 테러에도 뉴욕증시가 보합권을 유지하는 등 위험거래 회피현상이 강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 달러화가 엔화에 개장 초의 약세를 접고 반등했다.

이번주는 성금요일(25일)로 거래일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거래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내 종목들의 거래량은 30일 평균 거래량의 30%를 밑돈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Fed가 올해 6월에 첫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한 상황에서 일부 Fed 위원들이 4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 달러화 강세를 지지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벨기에 테러가 여타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적다는 분위기가 강해 시간이 지나면서 안전자산 매입세가 약화된 것이 달러화의 대 엔화 강세를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7센트(0.1%) 낮아진 41.45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개장 초 벨기에 브뤼셀 폭탄 테러에 따른 유로존 경기 둔화 우려와 안전자산 매입세로 하락압력을 받았다.

그러나 러시아가 다음 달로 예정된 주요 산유국 회동에 참여할 것으로 밝혀 유가가 반등하기도 했다. 주요 산유국들은 오는 4월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산유량 동결 논의를 위해 회동할 예정이다.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이날 다음 달 17일 주요 산유국 회동을 위한 초대장을 받았다면서 러시아는 이번 회의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비롯해 여타 산유국들은 이란과 리비아 등이 산유량 동결을 위한 회동에 참여하지 않는다 해도 유가 안정을 위한 합의를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테러에 따른 안전자산 매입세로 달러화가 유로화와 파운드화에 강세를 나타내 유가가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주요 산유국들의 생산량 동결 전망과 미국의 산유량 감소 등으로 유가 바닥심리가 더 탄탄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40달러 수준에서 유가가 계속 등락한다면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의 생산이 재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유가의 추가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이들은 미 셰일오일 업체들의 생산 재개 여부는 이번 주말에 나올 원유 채굴장비 수를 확인한 이후 확실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또 이란의 생산량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늘어날지 역시 향후 유가 움직임에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컨설팅업체인 에너지애스펙츠는 고객보고서에서 최근의 유가 상승은 수급 균형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분위기 변화에 의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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