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 4% 급락해 40달러대 깨져

美 국채값, 증시 약세·지표 부진에 상승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3일(현지시간) 뉴욕금융시장은 미국 통화정책 당국자들이 잇따라 4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매파적인 입장을 보인 가운데 주가는 하락했고 달러화는 소폭 올랐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약세를 보인데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이 4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점이 증시 하락의 요인이 됐다.

뉴욕유가는 주간 원유재고가 예상치를 대폭 상회하는 급증세를 나타내 40달러 밑으로 추락했다.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4% 급락한 39.79달러에 마쳤다.

전날 정규장 마감 뒤 API는 지난주 미 원유재고가 880만배럴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290만배럴 증가를 대폭 웃돈 것이다.

미국 국채가격은 유가 급락과 증시 약세, 경제지표 부진 등으로 상승했다. 달러화는 연은 총재들의 매파적 발언이 지속돼 유로화와 엔화에 소폭 상승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한 경제전문 TV와 인터뷰에서 매번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인상 논의를 원한다면서 물가가 2%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불라드 총재는 4월에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건도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올해 몇 차례 금리인상이 적당한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불라드 총재에 앞서 이번 주 초 연설에 나섰던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은 총재와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4월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전일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도 낙관적인 미 경제 전망이 금리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경제지표는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지난 2월 미국의 신규 주택판매는 증가했으나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밋밋한 성장을 보였다.

미 상무부는 2월 신규 주택판매가 2.0% 늘어난 연율 51만2천채(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51만5천채를 밑돈 것이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9.98포인트(0.45%) 하락한 17,502.5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3.09포인트(0.64%) 내린 2,036.7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2.80포인트(1.10%) 낮은 4,768.86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국제유가 등 전반적인 원자재 가격 약세가 지수를 주도적으로 끌어내렸다. 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4월 기준금리 인상을 잇달아 시사한 점도 달러 강세를 부추기며 시장 심리를 짓눌렀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다음 달 금리 인상 가능성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도 전일 오후 늦게 연설에서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이상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재료는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재료가 된다.

나이키 등 일부 기업들의 실망스러운 실적 발표도 지수에 부담됐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업종이 2% 이상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고, 소재업종도 1% 넘게 하락했다.

이외에 금융업종과 헬스케어업종, 산업업종, 기술업종, 통신업종도 내림세를 보였다. 반면, 유틸리티업종과 필수 소비재 업종은 소폭 올랐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 중에서도 셰브런과 캐터필러가 각각 2% 넘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나이키는 전일 실적 발표에서 이익과 매출이 모두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주가가 3% 이상 하락했다.

뉴욕유가는 주간 원유재고가 예상치를 대폭 상회하는 급증세를 나타내 하락했다.

4월물 금가격도 연준 위원들의 금리 인상 시사 발언과 달러 강세로 전날보다 온스당 24.60달러(2%) 낮아진 1,224.00달러에 마감돼 지난 2월26일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은 가격과 구리 가격도 각각 4%와 2%가량 내림세를 보였다.

퍼스트스탠다드파이낸셜컴퍼니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주요 지수들이 하락세를 보인 것은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4.94% 오른 14.87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7/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6.2bp 낮아진 연 1.873%를 기록했다. 이날 수익률 낙폭은 지난 3월8일 이후 최대였다.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6.1bp 하락한 2.660%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4.1bp 떨어진 0.852%를 나타냈다.

국채가격은 뉴욕 유가가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 급증으로 하락세를 보인 데다 뉴욕 증시 역시 약세를 보여 상승했다.

여기에 주택지표 역시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망감을 보인 것도 국채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그러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관계자들의 연이은 매파적 발언이 쏟아져 국채가격 상승폭이 제한되기도 했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연은 총재는 이날 한 경제전문 TV와 인터뷰에서 매번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인상 논의를 원한다면서 물가가 2%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불라드 총재는 4월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올해 몇 차례 금리인상이 적당한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은 총재 역시 낙관적인 미 경제 전망이 금리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 시장관계자는 "Fed의 일부 마이너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 내용을 뒤집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와 매파적 발언을 무시하려는 채권투자자들이 증가하는 모습이다"고 장세를 설명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오는 25일이 성금요일로 휴장하는 데다 하루 전인 다음날에는 오후 2시에 조기 폐장하기 때문에 기존 포지션에 큰 변화를 주려는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3일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35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2.32엔보다 0.03엔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179달러에 거래돼 전날 가격인 1.1216달러보다 0.0037달러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5.61엔에 움직여 전날 가격인 126.03엔보다 0.42엔 하락했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4110달러를 나타내 전날 가격인 1.4206달러보다 0.0096달러 떨어졌다.

달러화는 최근 Fed 고위관계자들의 연이은 매파적 발언으로 강세 지지를 받았다.

이날도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가 4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음에 따라 주요 통화에 상승폭을 확대했다.

그러나 미국의 지난주 원유재고 급증으로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4%나 가파르게 하락함에 따라 달러화 오름폭이 줄어들었다.

앞서 나온 미국의 주택지표는 증가세를 보였으나 예상치를 밑돌아 달러화 가치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파운드화는 벨기에 테러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가능성을 더 키웠다는 분석이 부각돼 달러화에 약세를 지속했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1.4105달러까지 밀려 일주일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결정한 국민투표는 오는 6월23일에 실시된다.

유로화는 파운드화에 유로당 0.7936파운드까지 올라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영국의 EU 탈퇴 우려가 점증함에 따라 유로존 경제 역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으로 유로화가 달러화에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66달러(4%)나 낮아진 39.79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개장 초 미국석유협회(API)가 전날 정규장 마감 뒤 지난 3월18일로 끝난 주간의 미 원유재고 결과를 발표한 영향으로 하락압력을 받았다.

API는 지난주 미 원유재고가 880만배럴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290만배럴 증가를 대폭 웃돈 것이다.

이후 에너지정보청(EIA)의 같은 기간 원유재고 결과 발표를 앞두고 유가 등락폭이 제한되기도 했다.

EIA는 지난주의 원유재고가 940만배럴이나 늘어난 5억3천250만배럴로 집계돼 6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발표했다.

현물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원유재고는 126만배럴 줄어든 6천623만배럴이었다.

주간 휘발유 재고는 464만배럴 감소한 반면 정제유 재고는 92만배럴 늘어났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가 200만배럴, 정제유 재고가 80만배럴 각각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측했다.

정유사들의 주간 설비가동률은 전주의 89.0%에서 88.4%로 하락했다.

원유재고 급증에도 미국의 휘발유 수요가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나타내 유가 낙폭이 제한되기도 했다. 지난주 미국의 휘발유 수요는 4만5천배럴 늘어난 하루 950만3천배럴을 기록했다.

일부에서는 미 휘발유 수요 증가와 함께 다음달 주요 산유국들의 회동을 앞두고 유가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 역시 유가의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뉴욕 애널리스트들은이란과 리비아의 참여 없이 산유량 동결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 거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음달 회동이 촌극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일부 산유국들의 생산량 동결을 촉매제로 50% 이상 급등했던 유가의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원유재고 증가 규모가 휘발유 감소 규모를 대폭 상회했다면서 이에 따라 휘발유 재고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감소세를 보였음에도 유가가 큰 폭으로 내렸다고 풀이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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