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가 낙하산 논란으로 시끌시끌하다.

이들 협회에 전무로 내정됐다고 거론되는 인물은 각각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출신으로 업계 임원자리를 나눠먹기식으로 꿰차려 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금융감독당국은 이미 내정된 은행연합회 전무를 제외하고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의 내정설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인사를 바꿀 수는 없어 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의 흐름을 보면 은행연합회 전무로 내정된 김형돈 전 조세심판원장의 거취가 중요해졌다.

지난달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에서 한차례 보류 판정을 받았던 김 전 원장은 오는 25일 재심의를 앞두고 있고 이번에는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원장이 재심의를 통과한다면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도 잇따라 전무를 선임하며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고위직들의 인사적체가 심해진 기획재정부와 금융위, 금감원은 부회장직이 폐지된 이후 지난 1년 동안 업계에 무언의 압력을 행사해왔다.

각 협회가 전무직을 내부 승진으로 채우겠다고 거론할 때마다 금융감독당국은 이를 사실상 반대했고 결국 전무 자리가 오랜 기간 공석으로 남게 되는 부작용을 남겼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감독당국과 업계 입장은 첨예하지만 미묘하게 변화된 시각도 엿보인다.

이른바 관피아로 비난받는 범관료 출신들을 꼭 비난만 할 것은 아니고 이들을 이용해 당국과의 소통 창구로 활용하면 된다는 식이다.

보험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시대가 바뀌면서 업계출신이 협회장도 하고 관 출신이 맡기도 했지만 다 일장일단이 있다"며 "오히려 업계에 오래 있어 당국과 소통이 부족할 경우에는 대안을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전무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송재근 금융위 과장과 서경환 전 금감원 국장은 보험 업무에는 정통한 것으로 평가된다.

변화된 기류에도 불구하고 송재근 금융위 과장의 경우 현직에서 무리하게 내려 보낼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적지 않다.

한 전직 관료는 "최근에 금융위가 현직을 업계 임원으로 내려 보내는 경우가 없었는데 이례적으로 보인다"며 "비난을 무릅쓰고 현직관료를 내려보낼 필요가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산업증권부 변명섭 기자)

msbyu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