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중국에서 달러 부채가 많은 내수 기업들은 위안화 약세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HSBC는 24일 위안화 절하는 중국 수출 기업에 도움을 주지만 달러로 원자재를 사거나 달러 부채가 많은 기업에는 타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위안화는 지난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전격 절하 발표 등으로 미국 달러화에 5%가 절하됐다.

HSBC의 헤럴드 반 데르 린드 아시아태평양 주식 전략 헤드는 "달러로 원자재 매입 비용을 치르는 기업은 음식이나 우유 등 수입 업체가 있다"며 "달러 부채가 많은 대표적인 중국 기업은 부동산 개발업체들"이라고 소개했다.

한 예로 휴지를 만드는 기업인 '헨간 인터내셔널 그룹'이 있다. 이 그룹은 지난해 환 손실 등으로 4억2천920만 홍콩달러(5천52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공개했다.

환 손실은 달러 표시로 원자재를 구입한 것뿐 아니라 달러 표시 부채를 가진 것에서도 발생했다. 또 가치가 떨어진 홍콩 달러 자산에서도 발생했다.

중국에서 부채가 많은 부동산 개발회사인 '슈이 온 랜드'는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의 24억9천만 위안에서 17억7천만 위안(2억7천190만 달러)으로 급감했다. 순익 감소의 주된 원인은 미달러와 홍콩달러 표시 부채 때문이다.

배송업체인 '리앤드풍'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비 2.4% 감소했다. 이는 매출의 38%가 비미국 시장에서 발생하지만 거래 통화를 달러로 바꾸면서 난 손실이다. 리앤드풍은 유럽과 아시아 통화의 약세와 연관된 환 손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환 손실에 대한 대응으로, 헨간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본토로부터 수십억 홍콩 달러의 자금을 홍콩으로 송금했다. 올해 들어서도 20억 홍콩 달러를 추가로 보냈다.

또 회사는 위안화 추가 약세를 우려해 원자재 판매업자에게 대금 결제일을 기존의 90일에서 30-60일로 더 앞당기는 것을 협상 중이다.

HSBC의 반 데라 린드는 다만 "환율 변동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 같다"며 "기업들이 자주 환 헤지를 하는 데다 전체 위안화 약세 폭도 작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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