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2월 중순 이후 첫 주간 하락세

국채가격, 연준 관계자 매파적 발언과 지표 호조로 하락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4일(현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성금요일(굿프라이데이)' 휴장을 앞두고 한산한 장세를 나타냈다.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원자재 업종의 하락 속에 혼조세를 나타냈다. 다우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소폭 상승했고, S&P 지수는 약보합을 기록했다.

뉴욕유가는 달러화 강세와 주간 원유재고 급증으로 하락 압력을 받았다. 다만 미국 원유 채굴장비수 감소로 낙폭은 제한됐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0.8% 낮아진 39.46달러에 마쳤다.

이번주 유가는 4.1%가량 떨어져 지난 2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주간 하락세를 보였다.

달러화는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매파적인 발언 여파로 엔화에 상승했다. 국채가격은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의 매파적 발언과 일부 경제지표 호조로 하락했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이날 뉴욕실물경제협회 연설에서 미국 경제 호조가 예상돼 기준금리 인상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3월 (연준) 경제 전망의 작은 변화는 경제가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다음 금리 인상이 멀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불라드 총재는 전일에도 한 경제전문 TV와의 인터뷰에서 매 회의마다 금리인상 논의를 원한다며 물가가 2%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제 지표는 혼조세였다. 서비스업이 긍정적인 결과를 보였고, 제조업 활동은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3월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의 49.7에서 51.0으로 상승한 반면, 2월 내구재수주는 전월대비 2.8% 감소해 전망치인 2.9% 감소에 못 미쳤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14포인트(0.08%) 상승한 17,515.7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77포인트(0.04%) 떨어진 2,035.9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65포인트(0.10%) 높은 4,773.51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낙폭을 확대하다가 S&P 500 지수만 제외하고 반등에 성공했다.

다음날 '성금요일(굿프라이데이)' 휴장을 앞두고 지수는 큰 폭의 움직임을 나타내지 않았다.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매파적인 발언이 달러화 강세를 이끌며 유가 및 에너지, 원자재 기업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업종별로는 금융업종이 0.6%가량 떨어지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에너지업종과 산업업종도 각각 0.5%와 0.3% 내림세를 보였다.

야후는 골드만삭스가 목표주가를 상향한 데 따라 0.17% 오름세를 나타냈다.

웰스파고는 UBS가 실적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과 신용 위험 등으로 '매도' 의견을 제시함에 따라 1.7% 하락했다.

지수는 최근 연준 위원들이 미국 경제에 자신감을 보이며 기준금리 인상이 조만간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이후 내림세를 나타냈다.

퍼스트스탠다드파이낸셜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며칠 동안 지수가 하락세를 보인 실질적인 이유는 연준의 발언 때문이었다"며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다른 위원들은 기준금리 인상이 가까이 다가가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이날 불라드 총재는 미국 경제의 호조가 예상되기 때문에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불라드 총재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결정 투표 위원이다.

이러한 기준금리 인상 기대는 달러화 강세를 이끈 요인이 됐다. 달러화 강세는 유가를 떨어뜨리면서 연초 세계 금융시장 불안의 악몽을 떠올리게 했다.

개장 전 발표된 지난 2월 미국의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 제품) 수주실적은 약한 세계 성장세, 저유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이 기업 지출에 부담을 줘 감소했다.

미 상무부는 2월 내구재수주가 전월 대비 2.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2.9% 감소에 못 미쳤다. 내구재수주는 지난 넉 달 중 석 달이 감소하는 약세를 보였다.

급등세를 보였던 1월 내구재수주는 애초 발표치 4.7% 증가가 4.2% 증가로 수정됐다.

지난 3월19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가 늘었지만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6천명 증가한 26만5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에 부합한 것이다.

변동성이 적은 4주 이동평균 실업보험청구자수는 250명 증가한 25만 9천750명이었다.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가 30만명을 밑도는 것은 고용이 강한 상황임을 나타낸다.

최근 30만명을 밑돈 기간이 55주 이어졌으며 이는 1973년대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3월 미국의 서비스업(비제조업) 활동은 지난달 2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이후 회복세를 나타냈지만 시장 예상치는 밑돌았다.

정보제공업체 마르키트는 3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전월의 49.7에서 51.0으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52.0이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67% 내린 14.84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오후 2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7/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2.8bp 오른 연 1.902%를 나타냈다.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2bp 높아진 2.672%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2.1bp 상승한 0.872%를 기록했다.

국채시장은 성금요일에 따른 휴장을 앞두고 조기 폐장됨에 따라 한산한 거래가 이어졌다.

국채시장은 개장 초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매파적 발언으로 혼조세를 보였다. 금리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가격은 하락한 반면 장기 국채가격은 상승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이날도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금리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면서 최근 시장의 기대 심리가 반등하고 있는 데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장기 국채가격은 이날 나온 주간 고용지표가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함을 확인했으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향후 금리인상이 그리 빠르게 단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 상승하기도 했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초저금리정책에 따른 외국인투자자들의 미 국채선호 현상이 상존해 미 국채수익률 급등 전망이 약한 것도 장기 국채 매수세를 유인했다.

RW프레스프리치의 래리 밀스타인 국채거래부문 디렉터는 투자자들이 성금요일을 앞두고 위험자산 포지션을 가볍게 하는 반면 유동성이 풍부한 국채시장에 자금을 투입해 장중 장기 국채가격이 상승했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국채가격은 불라드 총재의 발언이 재부각된 데다 미국의 서비스업 활동이 확장세를 나타냈다는 소식이 나와 반락했다.

마르키트에 따르면 미국의 3월 서비스업(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의 49.7에서 51.0으로 상승했다.

일부에서는 서비스업지수가 확장세로 돌아선 이후 이익실현 매물이 출회돼 국채가격이 반락했으나 연휴를 앞둔 데 따른 거래량 감소로 국채가격 움직임이 과장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24일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89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2.35엔보다 0.54엔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172달러에 거래돼 전날 가격인 1.1179달러보다 0.0007달러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6.13엔에 움직여 전날 가격인 125.61엔보다 0.52엔 상승했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4148달러를 나타내 전날 가격인 1.4110달러보다 0.0038달러 높아졌다.

달러화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관계자들의 매파적 발언과 일부 경제지표 호조로 엔화에 강세 지지를 받았다.

유로화는 파운드화가 달러화에 강세를 나타냄에 따라 장중 약세를 접고 오후 들어 달러화에 보합권을 기록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연은 총재는 미 경제의 호조가 예상되기 때문에 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멀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제 지표는 제조업을 제외한 고용과 서비스업이 긍정적이었다.

일부에서는 달러화가 엔화에 몇 주 안에 116~117엔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이 효력을 잃은 데다 일본 투자자들이 다시 새로운 회계연도를 앞두고 고수익을 보장하는 새로운 해외 투자대상을 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부를 묻는 오는 6월23일의 국민투표 이전에 파운드화가 달러화에 현 수준보다 3.5%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파운드화가 2009년 초 이후 가장 낮은 1.37달러까지 밀릴 수 있다면서 (골드만삭스는) 영국이 유럽연합에 잔류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부연했다.

브렉시트 우려로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올해 들어 4.2% 낮아졌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수일 동안 달러화가 강세 지지를 받았다면서 Fed 고위관계자들의 매파적 발언이 지속된다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달러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달러 강세와 전세계 성장률 둔화에 따른 미국 제조업 활동 부진은 Fed의 공격적 금리인상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1일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연은 총재가 WSJ과 인터뷰를 통해 "Fed는 과도한 경기 조절적인 정책이 경제와 시장에 미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단기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고 이날 보도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품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33센트(0.8%) 낮아진 39.46달러에 마쳤다.

이번주 유가는 4.1%가량 떨어져 지난 2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주간 하락세를 보였다.

유가는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 급증 소식으로 전날 40달러 아래로 내려앉은 뒤 달러화 강세 분위기가 지속돼 추가 하락압력을 받았다.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940만배럴 급증하며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를 3배 이상 상회한 데다 주간 산유량 역시 여전히 하루 900만배럴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나 공급 과잉 우려를 부추겼다.

유가는 낮은 유가로 원유생산업체들이 자체적으로 감산을 단행할 수 있다는 예상으로 지난 2월 초의 최저치보다 50% 이상 급등했다.

그러나 미국의 산유량 감소 규모가 최소에 그친 데다 원유재고 역시 5억3천200만배럴로 사상 최대를 보임에 따라 유가가 40달러 아래로 내려앉은 이후 약세를 지속했다.

이날 오후 베이커휴즈는 3월24일 기준으로 일주일 동안 미국의 원유채굴장비수가 15개 줄어든 372개를 나타냈다고 밝혀 유가가 낙폭을 축소했다.

천연가스를 포함한 주간 총 채굴장비수는 12개 줄어든 464개로 사상 최저 수준을 보였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들은 다음달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산유량을 지난 1월 수준으로 동결하기 위해 회동할 예정이다.

다음달 회동을 앞둔 가운데 대부분의 산유국은 여전히 사상 최대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유량 동결 합의만으로 하루 100만-200만배럴의 공급 과잉 상태가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점증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쏟아지며 달러화 강세 분위기가 조성되는 등 원유시장 펀더멘털은 여전히 약하다면서 여기에 유가 상승을 견인할 만한 어떤 논의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미국과 유럽 정유사들의 유지보수 기간이 지속되는 것은 이들의 원유 수요를 줄이며 원유재고 증가를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이들은 강조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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