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중국 경제가 일각에서 제기된 경착륙 위기를 넘긴 것으로 보이지만 당국이 과감한 경제개혁을 하지 못하면서 그 정치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 지적했다.

최근 중국 위안화 가치 폭락을 예상했던 미국 월스트리트의 헤지펀드들은 큰 손해를 봤고 한때 휘청거렸던 증시도 안정화하는 추세다. 이는 금융안정성을 해치는 외부 위협에 중국 정부가 충분한 화력을 지녔음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WSJ는 이처럼 경제 붕괴 위험은 사라졌지만 정치적 실패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문제의 밑바닥엔 중국 지도층이 '좀비' 국유기업 폐쇄를 비롯한 경제적 구조조정을 주저하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좀비기업은 회생할 가능성이 없음에도 정부 또는 채권단으로부터 지원받아 파산을 모면하고 있는 기업을 말한다.

중국 당국은 1990년대 금융위기 이후 국유 산업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개혁을 진행했지만 현재는 그런 결단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대신 '뉴노멀'(new-normal)이라는 그럴 듯한 표어로 과잉생산, 기업 이윤 저하, 부채의 급속성장 등 경제 둔화 배경을 방어하는 데에 급급하다고 꼬집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적극 추진했던 반(反)부패 운동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이지만 그다음 단계가 어떤 것인지 모두가 궁금해하는 상황이다.

사모펀드 프리마베라 캐피털 그룹의 프레드 후 창립자는 "중국 지도부가 과연 과거에 공언했던 개혁을 이행할 정치적 의지와 능력을 갖고 있는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한 가지 긍정적인 점으로 최근 국유기업의 도산 사례가 늘어나는 것을 꼽았다. 이는 정부가 마침내 개혁을 시작하는 신호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WSJ는 그러나 이마저도 지방정부 단위에선 국유기업의 대규모 폐쇄보다는 기업끼리 합병을 우선 고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도 기업이 지역 내 업계 군소 라이벌 기업을 합병토록 독려하면서 경쟁력을 키우기보다는 독점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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