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올해 첫 거래를 시작하는 이번주(2~6일) 달러-원 환율은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우려 등으로 상승 흐름을 나타낼 전망이다.

스페인의 지난해 재정적자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시장 투자심리가 냉각됐다. 신용평가사들의 유로존 국가 신용등급 강등에 대한 우려도 연초부터 부각될 수 있다.

지난 12월 무역수지가 호조를 보였지만 지식경제부가 올해 우리나라 수출 여건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달러화에 이렇다 할 하락 압력을 가하지 못할 전망이다.

여기에 우려가 북한이 잇달아 강도 높은 대남 비난 발언을 내놓는 등 남북관계 경색에 대한 우려가 부상하는 점도 부담이다.

▲유로존 우려 '점화' = 스페인이 지난해 재정 적자가 당초 예상보다 늘어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점은 연초 외환시장의 위험회피 심리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8%에 근접해 당초 계획한 6%를 크게 웃돌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대규모 국채 만기를 앞둔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 상승 우려에 더해 유로존 주요국의 재정 적자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울 수 있는 요인이다.

여기에 ECB가 지난달 23일 끝난 한 주간 역내 은행에 대출된 자금이 전주보다 2천140억유로나 늘어난 8천790억유로라고 밝힌 점도 유럽 은행권의 부실 우려를 키우면서 시장 심리를 냉각시켰다.

이같은 우려를 반영해 유로-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 장중 한때 1.29달러도 뚫리는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1.29달러 초반대에서 마감했다.

연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신용평가사들의 유로존 국가 신용등급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점도 환시에서의 위험 거래를 위축시킬 전망이다.

S&P 등은 지난해 말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종료된 이후부터 프랑스 등 주요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연말 장세 속에 신용등급 결정을 미룬 신평사들이 연초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는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 매수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다.

한편 오는 5일에는 프랑스는 각각 2021년과 2023년, 2035년, 2041년 만기의 국채를 70억유로에서 80억유로 어치 발행할 계획이어서 프랑스 국채 발행 결과에도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12월 무역수지 선방에도 전망은 '흐림' = 지식경제부가 지난 1일 발표한 지난해 12월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흑자는 40억달러를 기록해 시장의 전망치인 38억달러를 소폭 상회했다.

하지만 무역수지 흑자 소식이 연초 달러화에 이렇다 할 하락 압력을 가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12월 40억달러 흑자로 지난해 무역수지가 333억달러 규모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는 지난 2010년의 412억달러에 비해 19%나 줄어든 수준이다.

또 내년 전망은 더욱 부정적이다. 지경부는 내년 무역수지가 수출과 수입 모두 한 자리대 증가에 그치는 가운데 250억달러 가량 흑자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마지막 달 무역수지 호조에도 올해 전망이 밝지 않은 만큼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 매도 심리를 자극하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지경부는 또 내년도 환율 여건이 "경상수지 흑자 지속 등 강세요인에도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원화 강세 기조는 다소 완만해질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부담' =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례 이후 북한 정세에 대한 불안감도 환시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1일 북한 내놓은 당구호에호전적인 문구가 들어가는 등 향후 남북관계의 행보가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이례적인 남한 대통령의 실명의 거론하면서 "이명박 역적패당과는 영원히 상종하지 않을 것"이란 성명을 내놓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군최고사령관은 또 김 위원장 사후 첫 공식 일정으로 지난 1일 '근위서울류경수 제105탱크사단'을 방문했다.

김 최고사령관이 김 위원장의 선군정치를 이어갔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되는 만큼 대남 강경기조가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주 환시에서는 중국군의 북한 주둔 루머 등으로 달러화가 순간 급등세를 보이는 등 김 위원장 사후 북한발 뉴스에 대한 민감도가 커졌다는 점을 확인한 바 있다.

남북관계 경색에 대한 우려가 본격화한다면 환시에서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 매도 심리도 취약해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국내외 경제지표 발표 일정은 = 이번주 국내에서는 발표되는 경제지표가 많지 않다. 한국은행은 오는 3일 '2011년 12월말 외환보유액'을 발표한다.

기획재정부는 3일 '2012년 업무추진계획'을 발표한다. 재정부는 오는 5일 '최근경제동향 1월호'를 내놓는다.

미국에서는 오는 2일이 신년연휴로 휴장인 가운데 고용지표 발표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오는 6일 '12월 비농업고용 및 실업률'이 발표된다. 이에앞서 5일에는 '12월 ADP 고용보고서'가 발표된다.

이밖에 오는 3일 '12월 ISM 제조업지수'가 발표되고, 5일에는 'ISM 비제조업지수'가 나온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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