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그리스와 스페인 등 유로존 악재로 시장에 위험회피심리가 확산하면서 엔화가 상승했다.

31일 오후 3시9분 현재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0.0025달러 상승한 1.2392달러에 거래됐고, 엔화에 대해서는 0.10엔 낮아진 97.69엔을 나타냈다.

같은 시각 달러-엔은 전장 뉴욕대비 0.25엔 밀린 78.83엔에 거래됐다.

딜러들은 유로존과 관련한 부정적인 소식이 계속 나오자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엔화로 몰리면서 달러-엔과 유로-엔이 수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엔화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어나 엔화가 상승폭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날 달러-엔은 78.86엔 아래로 내려서면서 지난 2월17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엔도 주요 지지선인 97.50엔이 붕괴되면서 97.04엔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 1월16일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

딜러들은 지난 25일 스페인 3위 은행인 방키아에 190억유로 상당의 추가지원을 할 것이라는 소식이 나오면서 스페인 은행권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다며 이에 따라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금리가 상승했다고 언급했다.

전날 스페인의 10년물 국채금리는 6.65%까지 오르면서 과거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수혈받은 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 국가들은 국채금리 7%를 넘기고 나서 구제금융을 신청한 전례가 있다.

이탈리아 국채금리도 15bp 상승한 6.02%까지 높아졌다.

가메이 스미노 도쿄미쓰비시UFJ은행(BTMU) 선임 애널리스트는 "유럽의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면서 엔화 매수세가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도쿄-미쓰비시 UFJ 은행의 우치다 미노리 선임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고용지표와 제조업지표 발표를 앞두고 달러화 롱포지션이 쌓여 있었다"라며 "그러나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엔화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아즈미 준(安住淳) 일본 재무상은 재무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엔화 환율에 대한 투기적인 움직임이 없는지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즈미 재무상은 "여태껏 반복해왔듯이 환시에 투기적인 움직임이 있거나 단기적으로 과도한 쏠림현상이 발생하는지 면밀히 관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환율과 주가 하락에 대한 질문을 받자 "환율이 일본 경제 상황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시장이 약간 투기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일본 당국이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고자 시장에 개입하겠다고 언급하지 않았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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