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현대증권의 인수 가격을 놓고 일각에서는 예상했던 수준대로 나왔다는 평가를 내렸다.

인수 관계자들은 현대엘리베이터의 기준 가격도 싸다고 진단, 자산 가치와 경영권 프리미엄, 자본 규모를 고려하면 1조원도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와 한국투자금융지주, 홍콩계 사모펀드(PEF) 액티스는 지난 25일 마감한 현대증권 본입찰에 참여, 이중 KB금융지주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KB금융지주가 써낸 가격은 1조원대 초반으로 알려졌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제시한 기준가 하단이 지난번 오릭스가 사려고 했던 가격 수준에서 형성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당시 오릭스 PE는 6천500억원 정도에 현대증권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전일 주가를 적용한 매각 지분 22.56%의 매각가는 3천500억원을 조금 웃돈다.

북 상태 등을 고려했을 때 적정 매각가는 4천500억원 수준이라는 지적도 일었다.

현재 주가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9배 수준으로 대형 증권사 중 가장 저평가됐다.

장부가 기준으로는 6천억원, PBR 1배를 적용하면 7천억원대에 이른다.

이 때문에 현대엘레베이터가 제시한 6천500억원도 비싸지 않다는 게 인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증권 인수가 1조원이 정당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현대증권의 자기자본은 3조2천억원 수준이다.

이번 딜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1조원을 넘게 주더라도 대우증권이 받은 프리미엄에 비교해 30%가량 싸게 산 셈이다"며 "1조원 넘게 팔면서 산업은행은 공적자금 회수라는 목적을 달성하고 현대그룹은 상선에 필요한 자금을 모두 얻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오히려 현대증권이 이 가격보다 싸게 팔린다면 현대상선으로 산업은행 자금이 계속 유입,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는 것"이라며 "정부가 KB금융지주를 통해 현대그룹 살리기에 나섰다고 보여진다"고 귀띔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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