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국제유가가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유가가 지난 3월 이후 달러화 약세와 주요 산유국 간의 정책 공조 기대를 반영하며 빠르게 반등하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국들이 비공식적으로 유가의 목표치를 50달러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유가 상승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 유가, 연말까지 상승 지속…50달러 돌파는 어려울 듯

5일 연합인포맥스의 컨센서스 종합(화면번호 8852)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기준 올해 2분기에 평균 36.8달러에서 반등하기 시작해 연말 46.4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유가가 올해 완만한 반등을 이어가겠지만, '마의 벽'인 50달러의 문턱은 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외 컨센서스 참여 기관 30개 중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한 곳은 웨스트팩 은행이다. 이 은행은 올해 2분기에 WTI가 28달러에서 저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고치는 30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가 아무리 올라도 연말까지 30달러를 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반면, 스탠더드 차타드은행은 연말에 유가가 63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낙관했다.

국내 기관에선 삼성선물이 올해 2분기에 유가가 36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해 가장 낮은 전망치를 제시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연말에 유가가 50달러로 오를 것으로 예상해 가장 높은 전망치를 내놨다.

2017년에는 WTI가 53.0달러로, 2018년에는 59.7달러까지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홍성기 삼성선물 연구원은 "최근 유가 상승세의 기반이 됐던 주요 산유국들의 생산 동결 기대는 다소 과도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적으로 유가의 향방은 미국의 원유 생산량의 증감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가 40달러 이상으로 상승하면 다시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병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달러화 약세와 라니냐 발생 가능성에 따른 겨울철 난방 수요 기대까지 커진다는 점에서 유가가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미국 자원개발(E&P) 기업들이 55~60달러의 유가 수준에서 유정투자를 재개할 가능성이 커 중장기적으로 유가의 상단은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 유가 방향 결정할 17일 산유국 회의 주목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국제유가의 방향을 결정할 중요한 분기점은 이달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릴 산유국 회의라고 입을 모았다.

이는 산유량 동결에 합의한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베네수엘라가 여타 산유국의 동참을 촉구하는 자리다.

OPEC 사무총장은 OPEC 13개국 포함 주요 산유국 15~16개국이 회의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미 이란과 리비아는 생산 동결 논의에 불참을 선언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남은 시간 동안 산유국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라크,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은 최근 생산량이 지난 5년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생산 동결 합의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라크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산 여력이 있는 국가 중 이란과 리비아가 빠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라크가 생산량 동결에 동참할지, 불참할지가 전체 판세에서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홍 연구원은 "산유국들은 급격한 가격 변동보다는 (유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차단하는 정도의 합의를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며 "유가의 변동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두바이유와 브렌트유의 가격 상승 폭은 WTI보다는 클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두바이유는 올해 2분기 평균 39.7달러, 3분기 43.9달러, 4분기 47.5달러로 예상했다. 올해 평균 가격은 40.7달러로 추정됐다. 두바이유는 2017년에는 53.6달러, 2018년에도 이 수준에서 가격을 형성할 전망이다.

브렌트유는 올해 2분기 평균 37.9달러, 3분기 42.8달러, 4분기 47.0달러를 나타내고 올해 평균 가격은 40.4달러로 예상된다. 2017년에는 54.1달러, 2018년에는 60달러를 돌파해 61.1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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