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성규 이윤구 기자= 유럽발 위기와 이에 따른 유럽계 은행의 자금 회수 가능성에 대비해 국내 은행들이 외화차입선을 적극적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은행들은 유럽계 은행으로부터 차입을 아예 끊거나 줄이는 대신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쪽으로 외화차입선을 확대하는 양상이다.

4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4월말 현재 유럽계 차입금은 549억달러로 국내은행(외은지점 포함) 총 차입금 2천42억달러의 27% 수준이다.

유럽계 차입금 비중은 지난해 6월말 33%에 달했으나, 금융당국의 지도와 은행의차입선 다변화 노력에 따라 점차 줄어드는 양상이다.

4대 시중은행은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30%선에 달하던 유럽계 차입 비중을 올해 들어 20% 수준까지 떨어뜨려 놓은 상태다.

우리은행은 4월말 현재 전체 외화차입금에서 유럽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 수준에 달하고 있으나, 프랑스나 피그스(PIIGS: 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국가가 아닌 대부분이 영국과 독일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한 자금이다.

따라서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자금 이탈 가능성 역시 크지 않다는 것이 은행측 의 설명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독일과 영국계 은행들은 위기가 있더라도 자금 회수를 잘 않고, 크레디트 라인 또한 유지를 해주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다"며 "아울러 피그스 국가에서는 차입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 은행의 입장이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유로존에서 차입과 채권발행이 전체 차입과 채권발행의 25%선을 나타내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유럽계 자금 차입은 자제하고 오는 상반기 사무라이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으며, 유럽계 차입 자금은 매달 그 비중이 감소하는 양상이다"며 "현재 사무라이채를 발행하려고 시장을 지켜보는 (국내)은행들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신한은행은 유럽계 차입금 비중이 은행권 평균(20%선)보다 다소 높은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측은 구체적인 외화차입 규모를 밝히기는 꺼리고 있지만, 은행업계에선 4대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의 유럽계 자금 차입 규모가 가장 클 것으로 추정했다.

신한은행은 일부 국내 은행보다는 유럽계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차입금 다변화를 위해 지난 3월에 딤섬본드 6억2천500만위안(1억달러)을 발행했고, 7월초에는 사무라이본드 발행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대형 은행중 유럽계 자금 차입 비중이 가장 낮은 곳은 국민은행이다.

지난 4월말 현재 국민은행의 유럽계 차입금 규모는 4억달러 수준으로 전체 차입금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채권발행 제외)정도다. 채권발행 분까지 포함해도 20% 이내라는 것이 국민은행의 설명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유럽 자금 차입을 억제하면서 차입처를 다변화하고 있으며,지역 뿐 아니라 국가별, 조달통화의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지난 2월 사무라이본드 300억엔을 발행한 데 이어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은행은 유럽계 자금 비중을 꾸준히 낮춰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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