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미래에셋생명이 국내 보험사 중 계열 자산운용사의 펀드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미래에셋생명이 판매하는 펀드 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이 95.3%나 차지했다. 설정금액은 3조1천60억원이었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계열사 상품만 판다고 볼 수 있다"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수익률이 최근 몇 년 간 부진한 상황에서 이러한 현상은 납득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한생명은 계열사인 한화자산운용 펀드 판매 비중이 79.9%로 뒤를 이었다. 설정금액은 3조9천583억원으로 미래에셋생명보다 8천억원 가량 많았다.

삼성생명은 삼성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하는 비중이 52.5%로 높았지만, 설정금액은 5천721억원에 불과했다. ING생명은 ING자산운용 펀드 판매 비중이 35.6%(설정금액 41억원)를 차지했고 현대해상과 교보생명의 경우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과 교보악사자산운용 펀드 판매 비중이 각각 27.9%(266억원), 27.2%(1천564억원) 순이었다.

금융회사는 계열사 펀드를 판매할 때 계열사 펀드를 고객에게 알리고 다른 운용사의 비슷한 펀드를 비교ㆍ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은행과 증권사보다도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특히 높았다. 금융업계에서는 보험사의 영업채널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행은 창구로 찾아온 고객에게 펀드를 소개하고 있어 감독당국에서 불완전판매 여부에 대해 모니터링이 용이하지만, 보험사는 설계사 채널을 통해 판매하고 있어 다른 업권보다 감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을 제약하면 수익률이 좋은 펀드임에도 계열사라는 이유로 고객이 가입을 못 하는 역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제약을 하기보다 감독당국은 계열운용사 펀드를 판매하는 금융사가 고객에게 충분히 타사 펀드를 소개했는지 여부 등을 철저히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yg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