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5일(미국시간) 미국 국채 가격은 경제 지표가 잇달아 부진하게 나온 결과로 올랐다.

미국 달러화는 경제 성장 부진 우려로 내렸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유가 약세에 따른 에너지주 하락으로 내림세를 나타냈다.

뉴욕유가는 이번 주말 주요 산유국들의 산유량 동결 협의를 앞둔 경계감에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들은 대체로 부진했다.

지난 3월 미국의 산업생산은 제조업과 에너지 산업의 약세가 지속하며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월 산업생산(제조업과 광산, 유틸리티)이 전월 대비 0.6%(계절 조정치)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대비로는 2%가 내렸다.

마켓워치 조사치인 0.2% 하락보다도 낙폭이 더 컸다.

4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도 임금 상승률에 대한 불만족과 대선을 앞둔 데 따른 경제 불확실성 우려로 하락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4월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전월 최종치 91.0보다 하락한 89.7을 나타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92.0을 밑돈 것이며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를 보인 것이다.

4월 뉴욕지역의 제조업 여건은 시장 예상을 웃도는 확장세를 나타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은 4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전월 0.6에서 9.56으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3.0을 나타냈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날 연설에 나선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기 전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도달하거나 약간 넘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번스 총재는 JP모건 투자 콘퍼런스 연설에서 앞으로 나오는 물가 지표들은 다음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가늠하고 있는 연준에 상당한 부담을 주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올라가는 데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이 주최하는 반기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해 "최근 경제지표는 단기 전망과 관련해 일부 혼재된 신호를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97포인트(0.16%) 하락한 17,897.4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05포인트(0.10%) 내린 2,080.7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67포인트(0.16%) 낮은 4,938.22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혼조세로 출발한 지수는 장중 일제히 내림세로 돌아섰다.

유가가 3% 가까이 떨어지며 에너지업종 지수를 끌어내린 것이 지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업종이 1% 넘게 하락했고, 금융업종과 기술업종 등도 소폭 떨어졌다. 반면, 유틸리티업종과 소비업종, 소재업종 등은 오름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 중에서는 애플이 2% 이상 급락했고 금융주인 JP모건과 골드만삭스도 각각 1% 넘게 내렸다.

애플은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생산이 지속해서 감소할 것이라는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의 분석이 나온 후 내림세를 보였다.

씨티그룹은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돈 데 따라 주가가 장 초반 상승했지만 장중 내림세로 돌아서 마쳤다.

자산 기준으로 미국 4위 은행인 씨티그룹의 올해 1분기 주당 순익과 매출은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월가 예상치는 웃돌았다.

씨티은행의 1분기 주당 순익은 일 년 전의 1.51달러에서 1.10달러로 하락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1.03달러로 예측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일 년 전의 197억4천만 달러보다 11% 줄어든 175억6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애널리스트들은 174억6천만 달러로 전망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기업의 실적으로 옮겨간 상황이라며 이러한 현상은 다음 주 더 심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36% 하락한 13.67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5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22/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2.7bp 내린 연 1.753%를 기록했다. 주간 단위로 3.2bp가 올라 지난달 11일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6bp 하락한 연 0.734%를 보였다. 이번주는 3bp가 상승했다.

물가에 예민한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9bp 낮아진 2.561%를 나타냈다. 한 주간 0.4bp가 올랐다.

국채 가격은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1분기 성장률에 대한 우려를 키운 데다 뉴욕증시와 유가 약세 등 위험자산의 선호 분위기의 퇴조로 상승했다.

재니몽고메리스캇의 기 르바 수석 전략가는 "국채 수익률이 이날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합리적인 기대를 공평하게 반영하는 수준을 찾은 것 같다"며 "당분간 일정 범위를 벗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미국채 수익률은 지난주 안전자산 선호와 증시 약세로 6주 내 최저치로 떨어졌다가 전일 4월 들어 최고치로 반등한 바 있다.

주말인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산유국 간 회의로 국제유가도 주목을 받았다. 국제유가는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재료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ECB의 드라기 총재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올라가는 데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 밝힌 여파로 더 올랐다.

ECB는 다음 주 이틀간의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21일 결정 내용을 공개한다.

또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가능성이 세계 경제에 심각한 파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주목받은 여파도 국채 매수세를 강화했다.

미 국채는 이번 주 입찰을 통해 안전자산인 데다 상대적으로 수익률도 높은 점이 부각되며 해외에서 강한 수요를 끌어들인 바 있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주말 주요 산유국의 원유 생산 동결을 위한 회의에 이어 다음 주 ECB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가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이달에는 ECB가 추가 행동에 나서지 않으리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이날 드라기 총재의 발언을 보면 앞으로 추가 조치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둘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8.75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9.37엔보다 0.62엔 밀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81달러에 거래돼 전날 가격인 1.1265달러보다 0.0016달러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2.76엔을 나타내 전날 가격인 123.24엔보다 0.48엔 낮아졌다.

달러화는 미국 워싱턴에서 이날 마치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결과 발표를 앞둔 관망에서 벗어나 엔화와 유로화에 대해 하락했다.

산업생산에 이어 소비자태도지수까지 지표가 부진한 데다 뉴욕증시가 하락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진 영향이 컸다.

스코샤은행은 "달러가 강해지려면 연준이 긴축정책에 더 다가서는 것이 필요하다"며 "올해 하반기까지는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반사 효과일 뿐이며 중국 경제의 연착륙을 확신할 수 없어 위안화 불안이 재현될 소지가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맥쿼리증권의 래리 휴 이코노미스트는 잠재적인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위안화에 더욱 압력을 주고 이는 당분간 불안정성을 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후 들어 G20이 영국의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브렉시트 가능성이 세계 경제에 심각한 파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자 유로화가 달러화에 강세 폭을 급격히 줄였다. 모건스탠리는 인터넷과 전화 설문, 금융시장 베팅 등을 종합해 최근 브렉시트 가능성이 35%에서 40%로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또 ECB의 드라기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올라가는 데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ECB는 다음 주 이틀간의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21일 결정 내용을 공개한다.

유로화는 달러에 대해 장중 한때 1.1311달러까지 상승했다가 G20 성명과 드라기 총재 발언 후 1.1278달러로 내려앉았다.

ECB가 끝난 후 오는 28일 통화정책회의를 여는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면 달러화가 110엔선 위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진단도 등장했다.

단스케방크는 BOJ가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0.3%로 20bp 인하하고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매입액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BNP파리바은행은 미국의 실질 이자율이 큰 물가 압력 탓에 유럽보다 더 낮다며 이는 올해 남은 기간 유로화를 더 끌어올리기 충분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국제유가가 17일 도하에서 열리는 주요 산유국 회동을 앞두고 하락하면서 달러 인덱스도 이번 주 상승 폭을 낮췄다며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회피는 안전통화인 엔화와 저금리 통화인 유로화의 절상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다음 주 ECB의 정책 결정과 드라기 총재의 기자회견 내용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시장 기대는 추가 기준금리 조정은 없지만 앞으로 추가 조치에 대한 여지를 열어둘 것이라는 쪽으로 조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1.14센트(2.75%) 하락한 40.36달러에 마쳤다. 주간 기준으로는 1.6% 상승했다.

유가는 산유량 협의 시기가 다가오는데 따른 경계감에 장 초반부터 다소 큰 폭을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국의 주간 원유 채굴장비수가 줄었다는 소식에 장중 낙폭을 축소하던 유가는 산유량 동결 불확실성이 재차 부각되며 다시 하락폭을 키웠다.

미국의 원유채굴장비 수는 4주 연속 감소해 2009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베이커휴즈는 전일까지 일주일 동안 원유채굴장비 수는 전주보다 3개 감소한 351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원유채굴장비 수는 734개를 나타냈었다.

천연가스를 포함한 총 채굴장비 수는 전주대비 3개 줄어든 700개를 기록했다.

베이커휴즈는 유가가 2월 기록한 13년래 최저치에서 50%가량 반등한 상황에서도 미국의 에너지 기업들은 투자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포함한 주요 산유국 대표들은 유가를 회복시키기 위해 이번 주말 산유량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모든 관심을 이번 협의 결과에 집중시키고 있다. 산유량 협의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분분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협의 결과가 원유 시장의 기본 체력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단기적으로는 가격에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산유국들이 산유량 동결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최근 유가를 끌어올렸던 긍정적인 상승 동력이 상실되며 가격이 다시 급격하게 하락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반면, 또 다른 일각에서는 최근 가격 상승이 단지 도하 회동 기대 때문만은 아니라며 이번 합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지 시장 영향은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CNBC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5%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유가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들은 유가가 새로운 저점까지 추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NBC 설문조사는 23명의 애널리스트와 트레이더, 전략가를 대상으로 지난 4일부터 전일까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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