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가격, 위험자산 가격 회복에 하락세 지속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9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IBM이 실적 우려에 5% 넘게 급락한 가운데 혼조세를 나타냈다.

다우 지수와 S&P500 지수가 0.2~0.3%대의 상승세로 마감했고, 나스닥 지수는 0.4% 하락했다. 이날 지수는 등락을 거듭하며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지 못했다.

전일 실적을 발표한 IBM의 주가는 올해 1분기 매출이 16개 분기 연속 감소한 데 따라 5% 넘게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주요 산유국들의 생산량 동결 합의 실패에도 국영 석유기업 노동자 파업에 따른 쿠웨이트발 공급 급감으로 5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반등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3% 오른 41.08달러에 마쳤다.

미국 국채 가격은 국제 유가와 뉴욕 증시 등 위험자산 가격 회복에 내림세를 지속했다.

달러화도 유가 등 위험자산 가격이 회복한 데 따라 안전자산 수요 감소로 엔화에는 올랐으나 유로화에는 내리는 등 이틀째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지난 3월 미국의 주택착공실적은 단독주택 착공 감소 탓에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 상무부는 2월 주택착공실적이 전월 대비 8.8% 줄어든 연율 108만9천채(계절 조정치)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117만채를 훨씬 밑돈 것이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9.44포인트(0.27%) 상승한 18,053.6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46포인트(0.31%) 오른 2,100.8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69포인트(0.40%) 하락한 4,940.33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지수는 반락과 반등을 넘나들다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들이 최근 발표 중인 기업의 올해 1분기 실적 결과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지수는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지 못했다.

업종별로는 소재업종이 2.1% 상승하며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에너지업종이 1.8%, 금융업종도 1.1% 강세를 나타낸 반면 기술업종은 0.6% 하락했다.

현재 올해 1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상당히 낮아져 있는 상황이다.

월가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 기업들의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1%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유가 하락에 큰 타격을 받았던 에너지 관련 기업 실적을 빼더라도 전망치는 3.4% 하락으로 나타났다.

주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은 대체로 전년 대비 하락했으나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전일 실적을 발표한 IBM의 주가는 올해 1분기 매출이 16개 분기 연속 감소한 데 따라 5.5%가량 하락했다.

회사는 1분기 순익이 20억1천만달러(주당 2.09달러)를 나타내 일년전의 23억3천만달러(주당 2.35달러)를 13% 하회했다고 말했다.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업체 넷플릭스는 전일 시장 예상을 상회한 실적을 발표했지만 2분기 구독자 증가세 둔화 우려로 12%가량 급락했다.

헬스케어업체 존슨앤존슨(J&J) 주가는 1% 넘게 상승했다. 달러 강세와 신흥 시장 경제 부진에도 예상치를 웃돈 순익을 발표한 것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J&J의 올 1분기 특별 항목을 제외한 회사의 주당 순익은 1.68달러로 톰슨로이터가 조사한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1.65달러를 상회했다.

골드만삭스도 시장 예상을 웃돈 실적 발표에 주가가 2.3%가량 올랐다.

은행의 1분기 순익은 11억4천만달러(주당 2.68달러)를 나타내 일년전의 28억4천만달러(주당 5.94달러) 순익을 하회했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주당 순익을 2.45달러로 예상했다.

올해 들어 골드만삭스의 주가는 12%가량 하락했다.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주가는 '모델X'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라 2.5% 떨어졌다.

한편 지난 3월 미국의 주택착공실적은 단독주택 착공 감소 탓에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시장의 관심이 올해 남은 3분기 동안 기업 실적 전망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집중돼 있다고 평가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67% 하락한 13.26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3/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2bp 오른 연 1.783%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2bp 상승한 연 0.758%를 보였다.

국채 가격은 뉴욕증시와 국제 유가 등 위험자산 가격의 상승 영향과 비둘기파 성향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이 매파 발언을 내놓은 여파로 하락했다.

에릭 로젠그렌 미국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전일 늦게 센트럴코네티컷주립대에서 가진 연설에서 금융시장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지나치게 낮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지난 2월 올해 기준금리 인상 횟수 전망치를 기존 네 차례에서 절반으로 낮췄지만 현재 시장은 단 한 차례만을 예상한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로젠그렌 총재 발언에도 이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2%로, 12월 인상 가능성을 59%로 반영했다.

CRT캐피탈그룹의 데이비드 에이더 국채 전략헤드는 "로젠그렌 총재가 올해 FOMC 투표 위원일 뿐 아니라 과거 비둘기파였다는 점에서 시장은 특히 이번 발언을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3월 미국 주택착공실적이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해 국채가 낙폭을 제한했다.

이날 주택착공실적의 큰 폭 하락은 고용시장 호조 등으로 주택 수요는 여전히 강하지만 토지와 노동자 부족으로 주택착공 계획이 지연된 탓으로 풀이됐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가 IBM과 넷플릭스의 주가 급락으로 급반락하면서 낙폭을 급격히 줄였지만 증시가 재반등하자 다시 낙폭을 벌렸다.

연준이 경기 부진과 저물가로 다음 주 26~27일 예정된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

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소매판매와 자동차 판매를 포함한 최근 지표는 확실히 경기가 둔화된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 점이 채권시장을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다른 전략가들은 국제유가가 계속 상승하는 것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한때 10년물 국채와 동일 만기 TIPS(물가연동국채)간 스프레드인 BER(break-even rate)은 4.4bp 확대된 162bp를 나타냈다. 이날 오름폭은 지난 3월 29일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이들은 이날 나스닥을 제외한 뉴욕증시가 올해 최고점을 기록했음에도 국채 수익률이 사상 최저점 부근에 있는 것은 두 시장 중 한 곳이 틀렸음을 의미한다며 증시가 잘 못 된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종가 기준으로 2012년 여름 이후 최저점에서 0.4%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거래됐다.

10년 국채 수익률은 2015년 5월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때는 2% 선 위에서 움직인 바 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19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8.80엔보다 0.39엔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57달러에 거래돼 전날 가격인 1.1310달러보다 0.0047달러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4.02엔을 나타내 전날 가격인 123.04엔보다 0.98엔 높아졌다.

달러화는 장 초반부터 에릭 로젠그렌 미국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매파 발언으로 엔화에 대해서 강세를 보였다.

로젠그렌 총재는 전일 늦게 센트럴코네티컷주립대에서 가진 연설에서 금융시장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지나치게 낮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증시와 유가 등 위험자산 가격이 상승한 점도 엔화에 대한 달러 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미국 주택지표가 좋지 않게 나온 데다 뉴욕증시가 IBM와 넷플릭스 주가 급락으로 한때 반락한 여파로 엔화에 대한 달러 강세폭이 줄었다.

유로화는 미국과 독일의 상반된 지표와 오는 21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결정회의에서 새로운 조치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으로 달러화에 대해서 상승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달러 가치가 유로화나 파운드화, 원자재 통화에 대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며 이는 유가 상승과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 약화 등의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략가들은 올해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면서 나타난 달러 약세는 신흥국 금융시장과 원자재 가격 안정을 가져온 주역이라며 달러 가치는 기본적으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달러화는 국제유가 반등으로 달러화에 대해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는 캐나다 달러에 대해 1.2670캐나다 달러에 마쳐 전일의 1.27830캐나다 달러보다 0.0113캐나다 달러 내렸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배럴당 1.30달러(3.3%) 오른 41.08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지난 주말 주요 산유국들이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반대로 생산량 동결합의에 실패했으나 쿠웨이트가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하루 150만배럴에서 최대 200만배럴의 공급 차질을 보인다는 소식이 부각돼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3월 쿠웨이트의 하루 평균 산유량은 280만배럴이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미국의 지난주 원유재고 발표를 앞두고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나타나기도 했다.

쿠웨이트의 공급 급감으로 유가가 강세 지지를 받았으나 유가 상승 추세를 지속시킬 만한 재료는 아니라는 불안감 역시 상존했다. 파업은 일시적인 공급 감소 요인이기 때문에 파업이 중단되면 다시 유가가 하락하는 등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시장 참가자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6월 2일 반기회의에서도 생산량 제한 합의를 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회원국들이 자국의 이익과 시장 점유율을 잃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ING는 6월 회의에서 산유량이 동결되지 않는다면 유가는 다시 30달러선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런던 소재의 에너지애스펙츠는 이날 고객 보고서에서 원유시장의 수급 균형은 주요 산유국들의 생산량 동결 없이도 가능하겠지만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로크네딘 자바디 이란 석유부 차관은 이날 이란의 산유량이 6월께 제재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내년 3월께나 제재 이전 산유량에 다다를 것이라는 기존 예상보다 9개월이나 이른 것이다.

여타 산유국들 역시 지난 주말의 도하 회동 이후 자국의 이익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러시아 에너지부 부차관은 이날 올해 증산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목표량은 5억4천만t 수준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작년 산유량은 5억3천400만t이었다.

OPEC 회원국인 베네수엘라 역시 올해 원유 수출을 230만배럴로 늘리길 희망한다고 확인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일부 산유국들이 생산량 동결 합의 무산으로 증산에 나선다면 현재 하루 100만~200만배럴의 공급 우위를 보이는 원유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TD아메리트레이드의 JJ키나한 수석 전략가는 "유가 40달러선은 지금 새로운 지지선이다"며 "유가 상승을 기대한 투자자들에게 가격이 40달러선 위로 다시 올라간 것은 아주 좋은 현상이다"고 말했다.

키나한 전략가는 또 유가가 지난 1월 20일과 2월 11일 26달러선에서 마감했다며 이 선이 장기적인 강한 지지선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유가가 저점을 형성하고 반등했다가 다시 이전 저점까지 떨어지는 '이중바닥'을 형성한 것은 기술적으로 유가 강세를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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