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환웅 기자 = 이번 주(4일~8일) 서울채권시장은 미국과 유럽 그리고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면서 강세시도를 이어가겠지만, 레벨 부담으로 추가적인 금리 하락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4일 국고3년 신규물 1조4천500억원에 대한 입찰을 실시한다. 5일에는 재정증권 63일물 1조원에 대한 입찰이 실시된다. 한국은행은 7일 올해 1분기 잠정 국민소득을 발표한다. 8일에는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가 열린다.

▲믿을 곳 없는 글로벌 경제 = 유로존 뿐만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됐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주말 5월 비농업부문 고용증가폭이 시장 전망치인 15만5천명에 크게 못 미치는 6만9천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또 유로스타트가 발표한 유로존의 4월 실업률(계절 조정치)은 전월 수정치와 같은 11.0%로 1995년 1월 실업률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고, 중국의 5월 제조업 PMI 역시 4월보다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부증권의 노상원 연구원은 "미국 고용지표 둔화와 유로존 제조업지표 부진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각국의 정책 기대감과 그리스 총선, 유로존 은행권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유로존의 대응책 마련 여부에 따라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 재개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사상 처음으로 연 1.50% 아래로 내려앉았고 유럽 주요국들의 국채금리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노 연구원은 "스페인에 대한 우려는 확대된 반면 독일과 프랑스, 오스트리아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사상최저치를 밑돌았고 단기금리는 1% 미만으로 하락했다"며 "(시장에서는) 현재 불거진 스페인 문제를 국가 재정 문제가 아닌 은행의 문제로 국한해서 인식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금통위, 인하 기대에 힘 실을까 = 강세 재료에도 불구, 국고3년 지표물 금리와 기준금리와의 스프레드가 불과 5bp까지 좁혀진데 따른 레벨부담으로 추가 하락을 위해서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더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KDB대우증권의 윤여삼 연구원은 "한 차례 인하기대를 충분히 반영한 시장금리는 바닥이 열리지 않는 한 추가로 하락하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국고3년과 기준금리의 역전도 가능하겠지만 당장 6월 금통위를 앞두고 시장은 다시 관망흐름으로 돌아설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6월 금통위에서 시장이 확신할 정도의 통화정책 완화 시그널을 주기는 어렵더라도 대외불안을 인정하며 전반적인 발언 강도는 완화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연구원은 "시장이 실망할 가능성도 고려해야겠지만 이미 금리인하를 반신반의하며 만들어낸 저점"이라며 "6월 금통위로 인한 금리되돌림이 강하게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형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한국은행의 스탠스는 바뀌지도 않았고 바뀔 수도 없을 것"이라며 "유로존 위기와 그 대응이 더 구체적인 모습을 갖추기 전에 한은이 먼저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하단이 막혀있으니 장기물로 몰릴 수밖에 없다"며 "지난 주말 후반에 나타난 커브 플래트닝 움직임이 이번 주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 매수세, 언제까지 갈까 = 다수 시장전문가들은 외국인의 현ㆍ선물 매수세가 급작스럽게 돌아서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윤여삼 연구원은 "외국인 국채선물 포지션은 선물가격 상승으로 20일 이평선과의 기술적 부담이 완화됐다"며 "오히려 일부 외국인투자자들의 경우 원화가치의 저평가가 심화됐다는 인식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불안이 극대화돼어 유로화가 급락하는 상황이 아닌 이상 외국인 자금이탈에 대한 우려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형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는 19일 선물시장의 월물교체를 맞이해 외국인이 17일 그리스 총선 결과를 확인하고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며 "그 전까지는 급격한 움직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의 누적순매수가 12만계약에 달하고 미결제약정 규모도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18일을 전후해 변동성이 극대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기준금리가지지대 역할을 하는 상황인 만큼, 기준금리와 상관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외국인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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