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0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소폭 상승했다.

최근 은행들이 시장 예상치를 웃돈 실적을 발표한데다 유가가 장 초반 내림세를 딛고 반등한 영향에 금융주와 에너지주가 지수 상승세를 주도했다. 다우지수와 S&P 500지수는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유가는 미국의 주간 원유 생산이 6주 연속 감소한 데 따라 상승했다.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3.8% 상승한 42.63달러에 마쳤다. 이는 5개월 내 최고치다. 이날 장 마감 뒤부터 최근월물이 되는 6월물 WTI 가격은 4%나 오른 44.18달러에 끝났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의 전체 하루 원유 생산량은 2만4천배럴 감소한 895만3천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채 가격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우려로 하락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장이 올해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한 차례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점치고 있지만 유가 상승으로 물가 오름세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달러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결정회의를 하루 앞두고 엔화와 유로화에 강세를 보였다.

전일 부진했던 3월 주택착공 지표와 달리 이날 발표된 주택 관련 지표는 양호했다.

지난 3월 미국의 기존 주택판매가 증가해 재고 부족에도 주택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를 나타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3월 기존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5.1% 증가한 연율 533만 채(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530만 채를 웃돈 것이다. 3월 기존 주택판매는 전년 대비 1.5% 늘어났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2.67포인트(0.24%) 상승한 18,096.2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60포인트(0.08%) 오른 2,102.4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80포인트(0.16%) 높은 4,948.13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 500지수는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혼조세로 출발한 지수는 장중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유가가 장 초반 내림세를 딛고 반등하면서 에너지주를 강하게 끌어올린 것이 지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최근 은행들의 시장 예상치를 웃돈 실적 발표로 금융주가 강세를 보인 것도 지수 상승에 일조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업종과 금융업종이 각각 0.8%대로 상승하며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헬스케어업종도 0.6% 오름세를 나타냈다. 반면 유틸리티업종은 2.4% 내림세를 보였고 필수소비업종도 1.3% 떨어졌다.

전일 S&P 500 지수는 지난해 12월 초 이후 처음으로 심리적인 저항선인 2,100선을 돌파했고 다우지수도 18,000선 위로 올라선 상황이다.

S&P 500 지수는 지난 2월 2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15% 급등세를 나타냈다. 올해 들어서는 3.1% 올랐다.

중국 성장 둔화 우려가 완화되고 중앙은행들이 각국의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완화적인 정책을 시행한 것 등이 주가를 부양한 요인이 됐다. 그러나 지난해 5월 도달한 사상 최고치까지는 1.1%가량이 남아 있다.

최근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69개 기업 중 84%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 인텔은 전일 실적 발표에서 매출 전망치를 하향한 데 따라 주가가 1.27% 하락했다. 인텔은 1분기 특별 항목을 제외한 주당 순익이 54센트를 기록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47센트로 예상했다.

웹포털업체 야후의 주가는 올 1분기 주당 순익이 예상치를 웃돌아 4.1% 상승했다. 특별 항목을 제외한 야후의 주당 순익은 8센트를 나타냈다. 팩트셋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7센트로 예상했다.

애플의 주가는 바클레이즈가 목표가를 기존 142달러에서 131달러로 하향해 장 초반 내림세를 하락했지만 장중 소폭 상승 전환해 0.2%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다.

코카콜라는 매출과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4.7% 하락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들이 기업들의 실적 발표 결과를 보고 주식시장에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세계 위험 자산 선호 현상이 주목받고 있는 것도 주식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91% 상승한 13.36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20/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6.9bp 오른 연 1.852%를 기록했다. 이날 오름폭은 3월초 이후 가장 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4.8bp 상승한 연 0.806%를 보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과 거의 같은 2.663%를 나타냈다.

국채 가격은 미국 주택지표 호조에도 개장 초 상승했다가 국제유가가 반등하자 급반락했다.

유가 반등은 뉴욕증시의 상승 전환을 이끌어 국채 같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약화했다. 이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메르츠방크의 데이비드 슈나우츠 전략가는 "금리 동결이 전망되는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준 관계자들이 발언을 삼가는 '블랙 아웃' 기간에 접어들면서 채권시장은 위험자산 시장에 휘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또 여전히 시장이 연준 기대보다도 낮은 올해 한 차례 인상 만을 내다보지만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부담 확대 가능성을 주목해야 한다며 이런 기대가 커지면 연준의 6월 기준금리 인상이 재조명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지난해 경제를 강타했던 달러 강세와 원자재 약세라는 두 가지 큰 디플레이션 충격이 지금 뒤집히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은 올해 미 물가연동국채(TIPS)를 보유한 상장지수펀드(ETF)에 28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의 26억 달러보다 증가한 수준이다.

반면 인터랙티브브로커의 앤드루 윌킨슨 수석 분석가는 "투자자들은 세계 경기가 침체로 갈 것을 우려한다"며 "이는 연준이 오랫동안 기준금리를 낮게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가 강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이날 국채 시장이 최근 가장 크게 움직였지만 10년물 수익률이 한 달 내 기록한 1.69~1.90% 범위를 벗어나지는 않았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다른 전략가들은 최근 국채 수익률은 낮은 물가 압력, 유럽과 일본의 공격적인 양적 완화, 연준의 조심스러운 기준금리 인상 태도 등으로 올라서지도 못하는 동시에 증시 강세, 연준 위원의 매파 발언으로 내려서지도 못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83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9.19엔보다 0.64엔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96달러에 거래돼 전날 가격인 1.1357달러보다 0.0061달러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4.04엔을 나타내 전날 가격인 124.02엔보다 0.02엔 상승했다.

달러화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유로화 약세를 유도하는 발언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와 전일 부진했던 3월 주택착공지표와 달리 이날 기존 주택판매가 호조를 보여 엔화와 유로화에 강세를 보였다.

뉴욕증시가 유가 반등으로 모두 강세로 돌아서자 달러가 강세 폭을 더 키우기도 했다.

캐피탈이코노믹스는 "최근 달러 약세가 증시를 떠받치고 있다'며 "뉴욕증시는 2014~2015년 달러 강세 때와 다르게 방해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투자은행은 하지만 "내년 말까지 달러가 하락하기보다는 소폭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달러와 주가의 상관관계가 뚜렷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BS증권의 브라이언 다잉거필드 전략가는 "ECB가 이번에 새로운 정책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경기를 더 우려하는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잉거필드 전략가는 또 "ECB가 비둘기파 성향과 새로운 조처에 나설 능력이 있다는 점을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고 덧붙였다.

장기적으로도 유로화 약세 기대가 여전하다는 주장도 주목을 받았다.

SEB는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서 한 달 내 1.15달러, 2분기에 1.16달러로 상승하지만 연말에는 1.10달러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SEB의 리차드 팔켄할 분석가는 "역사적으로 미국의 첫 기준금리 인상은 일시적으로 유로화 가치를 올렸지만 몇 달 뒤에 전환됐다"며 "투기 거래자들은 여전히 유로화의 과매도(숏)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EB는 유로화가 달러에 대해 1.15~1.20달러 사이에서 장기적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의 중앙은행 일본은행(BOJ)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돼 엔화가 강세가 될 경우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BOJ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브렉시트가 안전자산 매수세를 촉발해 엔화 강세를 유발할 수 있다며 이는 일본의 경기에 악영향을 준다고 보도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ECB를 앞두고 유로화를 크게 보유하고 싶지 않은 심리가 작동했다며 이 점이 달러화를 유로화뿐 아니라 안전통화인 엔화와 스위스 프랑에 대해서도 강세를 나타나게 했다고 설명했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지난 5일 이후 2주 만에 가장 강해졌다.

이들은 중국 경기에 대해서 예전보다 더 우려하지 않는 데다 미 국채 수익률이 독일이나 일본 국채보다 더 높은 점은 장기적으로 달러 강세를 이끌 재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화는 엔화 등 안전자산 회피 강화로 스위스프랑에 0.9719스위스 프랑에 거래돼 전장보다 0.0102스위스 프랑 상승했다.

파운드화는 유로화 약세와 브렉시트 우려로 달러화에 대해 1.4329달러에 거래돼 전일보다 0.00679달러 내렸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1.55달러(3.8%) 상승한 42.63달러에 마쳤다. 이는 5개월래 최고치다.

이날 장 마감 뒤부터 최근월물이 되는 6월물 WTI 가격은 1.71달러(4%)나 오른 44.18달러에 끝났다.

장 초반 유가는 쿠웨이트 국영 석유기업의 파업이 마무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쿠웨이트 파업은 지난 3일 동안 쿠웨이트 원유 생산을 줄여 유가 상승을 지지한 요인이었다.

파업이 진행되는 동안 쿠웨이트 하루 원유 생산량은 60%가량 감소한 110만배럴을 나타냈다.

유가는 그러나 미국 원유 생산이 감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상승 전환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의 전체 하루 원유 생산량은 2만4천배럴 감소한 895만3천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6주 연속 감소한 것이다.

이달 하루 평균 원유 생산은 2만3천배럴 감소해 생산 감소 속도도 빨라졌다. 3월 하루 평균 감소량은 1만3천750배럴이었다.

EIA는 또 지난주 원유 재고가 210만배럴 증가한 5억3천860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일 미국석유협회(API)가 집계한 310만배럴 증가보다 낮은 수준이다.

플랫츠 조사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원유 재고가 16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EIA는 지난주 정제유 재고가 360만배럴 줄었다고 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통상 휘발유 등을 포함한 원유 재고는 많은 애널리스트와 트레이더들이 주요한 시장 지표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원유 재고가 큰 폭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유가가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반등세를 나타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6월 회동에서 산유량 제한에 대한 결과가 도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높은 생산량과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현재의 전략을 바꾼다고 하더라도 6월 회의가 성공적으로 끝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WTI는 지난 2월 11일의 저점인 26.05달러 이후로 45% 급등세를 나타냈다.

페트리 파트너스의 톰 페트리 회장은 "단기적으로 WTI는 올해 말에 40달러 중반이나 50달러 초반에서 고점을 형성할 것"이라며 "북미나 중국, 다른 비OPEC 산유국에서 산유량 감소가 충분한 것을 봤다"고 분석했다.

그는 "내년 이맘때쯤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과잉공급이 해소될 것"이라며 "그러나 여전히 비축유가 줄어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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