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이번주(4일~8일) 달러-원 환율은 미국의 고용지표 부진 충격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미국의 5월 비농업부문 취업자 수가 1년래 최저치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뉴욕 증시가 폭락세를 보인 데 따른 충격파가 환시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미 고용의 급속한 악화로 이른바 3차 양적완화(QE3)에 대한 기대가 빠르게 부각한 점은 달러-원 환율의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이다.

유럽은 물론 미국과 중국 등 세계 경기 전반적의 침체 우려가 확산한 가운데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대응책 마련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커졌다.

유럽중앙은행(ECB)가 오는 6일 통화정책회의를 열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8일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美 고용충격..증시 급랭에 달러화도 상승 압력 = 미국의 지난 5월 비농업고용은 6만9천명 증가에 그치며 지난해 5월 5만4천명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4월고용도 당초 11만5천명 증가에서 7만7천명 증가로 크게 줄어들었다.

고용이 충격적인 수준으로 감소하면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274포인트(2.22%)나 폭락해 하루치 낙폭으로는 2010년 5월 이래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초 국내에서도 뉴욕 증시 폭락을 반영해 코스피의 추가 하락 및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를 피해가기 어려운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달러화의 상승 압력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5월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 부진도 겹친 만큼 유로존은 물론 이른바 'G2' 경기 둔화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글로벌 경기 하강리스크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글로벌 경기↓..QE3 등 완화책 기대↑ = 경기 둔화가 가시화하면서 주요국의 부양책 실시에 대한 기대가 덩달아 커진 점은 달러화의 상승세를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는 요인이다.

주말 뉴욕증시 폭락에도 유로-달러 환율이 오히려 상승해 1.24달러대로 올라선 점도 유로화 숏포지션이 깊은 상황에서 연반준비제도(Fed)의 QE3에 대한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6월말 종료될 예정인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의 연장이나 나아가 연준의 추가 국채 매입에 대한 기대가 부상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오는 7일(현지시각) 의회에 출석해 경제 전망에 대해 증언을 할 예정인 만큼 시장의 시선은 재차 버냉키의 입에 맞춰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오는 19~20일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유로존과 중국 등의 부양책에 대한 기대도 같이 커지고 있다. 우선 오는 6일로 예정된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하나, 최소한 재정 우려 국에 대한 ECB의 지원의지 확인 등 시장을 진정시킬 수 있는 언급이 나와 줄 것이란 기대가 크다.

불안감을 진정시킬 만한 펀더멘털 요인을 찾아보기 어려운 가운데 정책에 대한 기대만이 시장 심리를 지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헤드라인에 따른 극심한 변동성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금통위 앞두고 정부 '부양'으로 한 발짝 = 이번주 금통위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던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면서 한은의 스탠스 변화 여부도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 운용 기금을 증액해 중소기업 및 수출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 속에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율이 3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국내 경기도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재정에 다소 부담이 되더라도 경기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이에따라 그동안 '금리 정상화' 스탠스를 꾸준히 유지해 온 한은의 코멘트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은 여전히 지배적이지만, 기존 매파적 스탠스에서 벗어나 완화적인 코멘트를 내놓는다면 달러화의 상승 압력이 한층 가중될 수 있다.

▲이번주 국내외 경제지표 일정은 = 이번주 국내에서는 8일 열리는 금통위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발표되는 지표들이 많지 않다. 한국은행은 4일 5월말 외환보유액을 발표한다.

재정부는 5일 '최근 경제동향 6월호'를 내놓는다.

이번주 미국에서는 지표발표가 많지 않지만, 전망이 밝지 않다. 오는 5일 나오는 5월 ISM 비제조업 PMI는 4월의 53.5에서 53.2로 하락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7일 나오는 주간 실업보험청구자 수는 전월보다 소폭 줄어드는 수준에 그쳤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8일에는 상무부가 4월 무역수지를 발표하고, 4월 도매재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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