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백웅기 기자 =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이 러시아의 국영 메이저 석유기업인 로스네프트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 국영통신을 인용해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CNPC 왕종차이 부사장이 로스네프트에 투자 관심을 나타내며 양국 정부 간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주요 수출 상품인 석유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로스네프트의 지분 19.5%를 매각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정부는 해당 지분 가치가 100억 달러(11조3천94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러시아는 또 크림반도 병합과 우크라이나 군사 개입 등으로 서방국들로부터 경제 제재를 받고 있다. 러시아 일부 관료들을 비롯해 사업가와 로스네프트를 포함한 상당수 기업도 제재 대상이다.

이에 최근에는 중국·인도 등 아시아 지역과 에너지 부문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시노펙이 러시아의 상징적인 북극 가스 프로젝트 지분을 확보한 데 이어 이번 로스네프트 지분 매각이 성사된다면 양국 에너지 협력 관계가 긴밀해질 전망이다.

컨설팅사 매크로 어드바이저리의 크리스 위퍼 선임 파트너는 "이는 상업적이라기보다 정치적인 과정으로, 양국 관계 협력을 확대할 기회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CNPC로서는 로스네프트 지분 인수가 중국의 장기적 목표였던 러시아의 광대한 석유·가스 매장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CNPC가 로스네프트 지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은 중국 메이저 에너지사들이 몇 년간 잠잠했던 해외 M&A(인수·합병)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WSJ는 덧붙였다.

한동안 이들 기업은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추진하는 반부패 운동의 주요 타격 대상이었다.

다만 중국은 최근 몇몇 사례에서 러시아정부가 예상하는 것보다 보다 많은 돈을 쓰길 꺼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WSJ는 전했다. 이에 러시아는 앞서 2대 가스사인 노바텍이 북극의 야말LNG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중국 은행들로부터 차입하기로 하는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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