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2일(미국시간) 미국 국채가격은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 매파적인 표현이 담길 수 있다는 우려로 닷새째 내렸다.

달러화는 다음 주 통화정책 결정에 나서는 미국과 일본의 중앙은행이 극명한 성향 차이를 나타낼 수 있다는 기대로 상승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구글 지주회사인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실적 실망에 기술주가 급락한 가운데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유가는 미국 원유채굴장비 수의 5주 연속 감소와 공급과잉 현상 완화 전망에 상승했다.

이날 나온 경제지표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정보제공업체 마르키트는 4월 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전월 51.5에서 50.8로 낮아져 2009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23포인트(0.12%) 오른 18,003.7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10포인트(0.00%) 상승한 2,091.5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9.66포인트(0.80%) 내린 4,906.23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혼조세로 출발한 다우지수와 S&P500 지수는 장중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고, 나스닥지수는 장 초반부터 줄곧 내림세를 이어갔다.

전일 장 마감 후 알파벳과 MS가 시장 예상을 밑돈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각각 5.4%와 7.1% 급락한 것이 기술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업종별로는 기술업종이 1.9% 내림세를 나타냈다. 반면 에너지업종은 1.3% 상승했고 금융업종과 통신업종은 각각 1%와 0.8% 오르는 등 에너지업종과 임의소비업종 외에 전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알파벳은 올해 1분기 주당 조정 순이익이 7.50달러로 팩트셋 조사치인 7.96달러를 하회했다.

MS는 3분기 주당 순익이 47센트를 나타내 일 년 전의 61센트를 밑돌았다고 밝혔다. 특별 항목을 제외한 회사의 3분기 주당 순익은 일 년 전의 62센트였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64센트로 전망했다.

미국 건설 및 광산 관련 중장비 제조업체 캐터필러의 주가도 올해 1분기 주당 순익이 예상치를 밑돌고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돼 0.4% 떨어졌다.

캐터필러의 1분기 특별 항목을 제외한 주당 순익은 67센트를 기록해 팩트셋 조사치 68센트를 밑돌았다.

이와 달리 맥도날드의 주가는 올해 1분기 순이익과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해 장중 2% 넘게 올랐지만 오후 들어 하락 전환해 0.2% 내림세로 마쳤다. 맥도날드는 1분기 주당 순익이 1.23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84센트보다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팩트셋 조사치 1.16달러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기업 실적 발표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이 77%가 시장 예상을 웃돈 결과를 내놨다. 평균적으로 기업들이 시장 예상을 상회한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비율은 63%다.

국제유가 상승은 에너지주 강세를 이끈 요인이 됐다.

투자자들은 4월 미국의 제조업 활동이 6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것에도 주목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기업들의 분기 실적이 낮은 시장 기대를 웃돌고 유가가 강세 흐름을 이어간다면 다음 주에 증시는 상승세를 나타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들은 다만 다음 주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가 어떻게 발표되느냐가 증시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4.59% 내린 13.31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4/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8bp 오른 연 1.888%를 기록했다.

10년물 수익률 종가는 지난 3월 24일 이후 최고치이며 이번 주 기록한 13.4bp의 주간 오름폭도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8bp 상승해 연 0.822%를 보였다. 2년물은 이번 주 8.8bp 올랐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6bp 높아진 2.706%를 나타냈다. 30년물은 한 주간 14.4bp가 높아졌다.

국채가격은 국제유가 상승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해진 데다 다음 주 26~27일 예정된 4월 FOMC에 대한 우려로 하락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달 FOMC 성명서는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위험이 거의 균형 잡혔다 내지는 경기 하방 위험이 연초보다 다소 감소했다는 문구가 담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르덴셜의 로버트 팁 수석 채권 전략가는 "연준이 지난 2월 시장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 적이 된 후에 위험자산 가격이 올랐다"며 "이 결과 국채수익률이 지속해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팁 전략가는 "이는 투자자들이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을 반영해서가 아니라 위험자산 가격 상승이 국채 매도를 촉발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4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0%로 반영했다.

또 최근 발표된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43년 만에 최저치를 보이는 등 고용 호조와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부담이 어우러지는 점은 국채에 우려 요인이다.

프랭크캐피탈파트너스의 브라이언 프랭크 대표는 "이런 상황은 물가가 곧 오르고 채권 수익률도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를 심어주기 충분하다"고 말했다.

물가 기대는 장기 국채 수익률의 상승 요인이다. 투자자들은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 이자율 감소에 대한 보상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FOMC가 끝난 후 바로 다음 날인 28일 발표되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큰 점은 국채수익률의 상승 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의 1분기 GDP 전망치는 0.7%다.

프랭크 대표는 "특히 유럽과 일본에서 초저금리와 마이너스(-) 금리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미 국채수익률의 상승은 어렵다"고 내다봤다.

중앙은행이 공격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펴는 유럽과 일본의 투자자들은 이자율이 높은 미 국채를 선호하게 되고 이는 국채수익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장기적인 저성장과 낮은 물가 영향으로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 2% 선에서는 매수세가 등장하지만 1.5% 부근에서는 매도가 다시 강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수익률이 낮은 국채보다는 투기등급을 포함한 회사채 수익률이 더 매력적이라며 위험자산으로 자산배분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전략가들은 지난해 4~5월경에 독일 국채수익률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후 급등한 사례가 있다며 당시 미 국채의 동반 매도를 촉발한 기억이 시장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번 주 독일 국채의 대량 매도세도 투자자들이 물가 상승에 대한 헤지에 나선 영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이번 주 9bp가 올라 지난해 12월 이후 주간 단위로 가장 큰 오름폭을 보였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81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9.45보다 2.36(2.1%)엔 급등했다. 거의 3주 만에 최고치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20달러에 거래돼 전날 가격인 1.1286달러보다 0.0066달러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5.49엔을 나타내 전날 가격인 123.55엔보다 1.94엔(1.5%) 높아졌다.

달러화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다이버전스(divergence) 가능성으로 엔화에 대해서 한때 111.79엔까지 올랐다.

연준은 오는 26~27일 예정된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서 고용 호조와 유가 상승을 이유로 매파 성향을 보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RBC캐피탈마켓츠는 "(이번 FOMC 성명에서) 가장 큰 변화는 최근 경제 평가에 관한 표현이 될 것"이라며 "옐런 의장은 미국의 진정한 위험은 해외 상황 변화라는 견해를 강력하게 표현해왔지만 최근 나온 연설들은 FOMC의 많은 위원이 이 점에 대해서 확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 은행은 "결과적으로 3월 FOMC 성명에 삽입된 해외 위험에 대한 표현이 더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반면 BOJ는 다음 주 27~28일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엔화 강세 저지를 위해 추가 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졌다. 이 여파로 엔화는 달러뿐 아니라 유로화와 파운드화 등 거의 모든 통화에 대해서 크게 떨어졌다.

교도통신은 BOJ가 다음 주 회의에서 장기채권과 상장지수펀드(ETF) 추가 매입을 고려하고, 은행 대출을 촉진하기 위해 금융기관 대출에 적용하는 금리를 마이너스(-)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선임 전략가는 "BOJ가 실제 행동에 나설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BOJ의 결정과 관계없이 달러 강세는 일본의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에 매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파운드화는 설문에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를 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유로당 0.7795파운드에 거래돼 유로화에 대해서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파운드화는 또 달러화에 대해서 한때 1.4415달러까지 올라 3주 만에 최고치를 보였고 엔화에 대해서는 2%나 강해졌다.

FX날리지의 오드리 칠드-프리맨 설립자는 "파운드화 강세와 엔화 약세가 이날 환시를 지배했다"며 "특히 파운드화는 브렉시트 우려로 1분기 말에 과매도(숏) 포지션이 컸던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오는 4월 FOMC에서 기준금리는 동결되지만 고용 호조와 근원 인플레이션 상승을 이유로 6월 인상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다며 이는 2분기 달러 가치를 지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55센트(1.3%) 상승한 43.73달러에 마쳤다.

WTI 가격은 이번 주 8% 이상 상승했으며 지난 10주 동안 9번의 주간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날 장 초반 하락하던 유가는 미국 원유채굴장비수 감소와 공급과잉 완화 전망, 산유량 동결 합의 재개 기대 속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일부 투기 세력들까지 유가 강세에 베팅하며 가격 상승을 지지했다.

쿠웨이트와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이 감소한 것도 시장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베이커휴즈는 미국의 원유채굴장비수가 지난주보다 8개 줄어든 343개를 기록해 5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천연가스를 포함한 총 채굴장비 수는 9개 감소한 431개를 나타냈다.

지난 주말 주요 산유국들의 생산량 동결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유가는 미국 등 일부 산유국의 생산량 감소 기대 등으로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20일 지난주 미국의 원유 공급이 하루 900만 배럴 이하로 떨어져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고, 미국 원유 생산은 올해 봄 기록한 최고 수준에서 7% 하락했다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들과 브로커들은 투자자들이 다시 원자재 섹터를 사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가는 최근 5개월래 최고치로 상승했으며 지난 2개월 동안 65%가량 급등세를 나타냈다.

시장 조사업체 이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원자재 헤지펀드에는 7개월 연속 자금이 유입됐다. 원자재 펀드에는 올해 1분기 41억 달러의 자금이 투자돼 7년 만에 가장 많은 돈이 들어왔다.

TD증권의 바트 멜렉 원자재 전략 헤드는 "원자재 가격이 간밤 중국의 새로운 세금 재정비 소식에 상승 지지를 받았다"며 "많은 투자자는 이 조치가 경제 성장을 도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철강 제조에 사용되는 석탄과 철광석과 같은 전반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끈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멜렉 헤드는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원유 소비국이기 때문에 중국의 성장은 원유 시장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공급 감소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유가 강세가 계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쿠웨이트의 경우 국영 석유기업 노동자 파업으로 이번 주 초 원유 생산이 기존의 절반가량으로 줄었지만, 파업이 마무리되면서 생산량은 원래 수준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생산량 감소는 싼 가격의 원유를 제공하는 이란의 공급 증가 영향을 상쇄하기에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원자재 시장을 둘러싼 투자 심리가 명확하게 상승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그러나 시장의 기본 체력이 지속 가능할 정도로 강해지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원유 시장이 최소한 올해 3분기까지는 안정적으로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3분기 전까지 가격 하락이 다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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