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랜드마크 등 공모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 줄줄이 좌초됨에 따라, 발주처의양보를 통한 사업성 제고 등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년동안 지불했던 천문학적인 규모의 사업비가 '눈먼 돈'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진데다가, 향후 건설업계는 물론 연관산업까지 타격을 입을 것으로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로, 대다수의 공모형 PF사업이 무산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커져 내수 침체의 골이 더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4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공모형 PF사업은 27개 74조6천억원규모다.

공모형 PF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토지를 제공하고, 민간이 출자한 PFV가 진행하는 개발사업이다. PFV는 건설투자자(CI)와 재무적투자자(FI), 전략적투자자(SI) 등으로 구성된다.

▲ 무산된 공모형 PF사업지 '속출' = 첫삽도 제대로 뜨지 못한채 무산된PF사업이 속출하고있다.

133층 높이로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빌딩으로 계획된 3조6천억원 규모의 상암DMC 랜드마크 사업은 지난 1일 서울시의 계약해지로 결국 무산됐다.

부동산 경기 침체탓에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건설투자자의 판단에 따라, 기존 133층 높이를 최고 70층이하로 낮춰달라는 사업자의 요구를 서울시가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에는 천안시가 발주한 4조6천억원 규모의 천안국제비지니스파크개발사업(헤르메카)이 무산되기도 했었다. 이 사업도 부동산경기 침체를 이유로 건설투자자들이 자본금 증자에 반대하는 등 사업 참여의지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양시 일산서구에 한류 테마파크 등을 건설하는 9천억원 규모의 고양관광문화단지(한류월드) 1구역도 무산될 전망이다. 주간사인 프라임개발이 작년 9월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자금난을 피할 수 없어 발주처인 경기도가 계약해제를 검토하고 있다.

▲ 발주처의 '통큰 양보'는 전제조건 = 하지만 모든 공모형 PF사업장이 부진한 것만은 아니다. 좌초 위기에 놓였다가 사업이 재개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과 판교 알파돔시티 등의 사업은 발주처의 양보가 원동력이 됐다.

서울 용산역 일대에 31조원이나 들이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작년 발주처인 한국철도공사가 1조3천여억원에 달하는 이자를 면제해주고, 토지대금 5조3천억원을 준공시점 이후로 연기해 주면서 정상화됐다.

4조8천억원 규모의 알파돔시티도 발주처인 LH가 사업기간을 연장하고 토지대금 납부조건을 완화하는 등의 배려로 지난 4월 기공식이 열렸다.

대구시에 1조4천억원을 들여 섬유ㆍ패션 신도시로 계획하고 있는 '이시아폴리스'도 종교시설용지를 복합시설용지로 변경하는 등으로 사업성을 높였다. 특히 대구시가 적극적으로 선투자를 유도해, 롯데몰 등 주요 시설을 조기에 유치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 얼어붙은 공모형PF 사업 돌파구는 =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표류 중인 공모형 PF사업이 부동산 경기 침체상황을 이겨내기 버거운 상황이다. 그만큼 부동산 경기가 악화된 시점이기때문이다.

박흥순 대한건설협회 SOC 주택실장은 "부동산 경기가 침체인데다 상업용 건물의 분양성이 너무 떨어져, 선뜻 사업을 착수하기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토지비 납부조건 완화와 상업비율 축소, 주거비율 확대 등의 계획 변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자본금 규모와 외국출자자 비중조정 등도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국토해양부도 지난 3월 공모형 PF조정위원회를 열고 파주운정 복합단지개발사업(2조6천억원)과 광명역세권 복합단지개발사업(1조2천억원) 등 5개 사업지를 조정대상에 놓고 입장을 조율하고 있다. 오는 5일 1차 조정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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