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 21일 윤승욱 신한은행 인사담당 부행장이 20여명의 차·과장급 직원들과 도시락 점심을 함께했다. 짧은 점심 시간이었지만, 이들은 개인은 물론 신한은행의 최근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본사 인근 정동길도 거닐었다.

윤 부행장이 만난 차·과장급 직원은 신한은행의 새로운 오피니언리더 그룹 '에스포스(S-Force, SF)'다.

금융권 내에서 유난히 사내 혁신 조직이 많기로 유명한 신한은행은 올해 초 영업점 및 본부 부서에서 188명의 차·과장을 선발, 에스포스로 이름 붙였다. 에스포스는 향후 2년간 조직 내 중간급 리더로서 행내 주요 추진 과제에 대한 소통과 다양한 활동을 역임하게 된다.

신한은행 내 혁신조직의 역사는 198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내부 인재 육성 과정이 필요했던 신한은행은 '베스트 영 리더(Best Young Leader)'라는 이름의 조직을 만들었다. 실력 있고 진취적인 청년 직원들을 중심으로 경영 이념과 조직 문화를 확산하자는 취지였다. 윤승욱 부행장은 베스트 영 리더의 1기 멤버다.

이 조직은 1987년 '영 프론티어(Young Frontier, YF)로 개편됐다. 행원급 남자 직원을 중심으로 한 YF는 글로벌 리딩 뱅크를 선도한다는 목적 아래 자체 연수과정과 사회봉사 활동, 행내 행사 등을 지원하며 조직에 활력소를 제공했다.

YF는 유별났다. 현업 부서 이외의 활동이 필수적이라 주말을 반납하기 일쑤였지만, 매년 치열한 경쟁률 탓에 재수생이 늘어갔다.

최근 YF는 '영포스(Young Force, YF)'란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1982년부터 시작된 은행 내 여직원 조직 '갤포스(Gal Force, GF)'와 합쳐지며 행대리급 남녀 직원으로 구성된 젊은 오피니언리더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30여년 넘는 역사를 이어오는 동안 YF를 거쳐 간 신한은행 직원은 4천100여명. 자연스럽게 인재 요람이 된 덕분에 신한은행의 임원급도 다수 배출했다. WM그룹을 이끄는 이창구 부행장과 글로벌사업그룹의 허영택 부행장이 YF 3기, 디지털뱅킹그룹의 유동욱 부행장이 YF 4기 출신이다.

덕분에 새롭게 출발하는 에스포스를 두고, 조직 내 기대도 적지 않은 모양새다. 이미 행대리 시절 YF를 거쳐 간 과차장 다수가 에스포스로 선발되기도 했다. 조직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과차장 중 조금 더 로열티를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을 선발하다보니 당연한 결과였다.

조직의 성장과 더불어 인력 구성의 축이 옮겨가자, 신한은행은 에스포스라는 카드를 꺼냈다. 조직의 혁신을 이끌어내려면 직급 높은 책임자의 존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영포스가 성장과 교육의 상징이라면, 에스포스는 현장의 추진력을 실행하는 주체"라며 "세대교체보단 젊은 오피니언 리더의 양립이라는 관점에서 행대리 급과는 차별화된 활동으로 은행의 경영 방향에 힘을 실어주길 기대한다"고 귀띔했다.(산업증권부 정지서 기자)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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