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미국 고용지표가 악화하면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가 추가 부양책을 시사할지 주목된다.

버냉키 의장은 오는 7일 미국 의회 합동경제위원회에서 미국 경제에 관해 증언할 예정이다.

미국의 지난 5월 실업률은 전월보다 오른 8.2%를 기록했고 신규 고용자 수는 전월 대비 6만9천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5월 고용지표가 Fed 예상을 밑돈 데 더해 미국 경제가 지지부진한 데다 디플레이션 우려도 있어 Fed가 3차 양적 완화(QE3)로 불리는 추가 부양을 내놓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버냉키 의장도 지난 몇 달간 '필요하면' 경기 부양책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거듭 밝혔다.

조지프 거나의 클라크 잉스트 수석 애널리스트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 새로운 재정, 통화 부양책 없이 지속적인 경제 회복을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진단했다.

해리스 프라이빗뱅크의 잭 앨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유럽발 충격이 미국에 영향을 미치고 있거나 미국의 경제 회복이 유럽 불안을 극복할 정도로 강하지 않다"면서 "유럽 시장과 다른 시장의 관계를 과소평가했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가 연일 약세 행진을 하고 있다는 점도 부양책의 명분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올해 초 수준을 밑돌며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우지수는 지난주에 2.7% 하락했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3.0% 이상 밀렸다.

RBC 캐피털 마켓츠는 "이러한 상황들이 Fed가 대응책을 내놓도록 압박할 것"이라며 "그동안 Fed의 부양책을 가로막았던 것은 증시 랠리였지만 그마저도 끝났다"고 말했다.

Fed는 오는 19일부터 이틀 동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연다.

RBC 캐피털 마켓츠의 마이클 클로허티 애널리스트는 Fed가 주택담보증권(MBS)을 매입할 가능성이 60%, 초저금리를 유지 기간을 2014년으로 연장할 가능성이 20%, 그리고 단기 국채를 팔고 장기 국채를 사들이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시행할 가능성이 10%라고 전망했다.

Fed는 2010년에는 2차 양적 완화, 2011년에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통해 미국 경제를 침체 위기에서 건져냈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황이 지난 2년보다 훨씬 나쁘다는 점에서 Fed가 마지막까지 부양 카드를 꺼내지 않고 버틴다면 지난 2년처럼 운좋게 경제를 떠받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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