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공급 과잉 해소 기대에 45달러대 진입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27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다우 지수와 S&P500 지수는 연준의 점진적인 금리인상 시사에 힘입어 장중 반등했지만, 나스닥 지수는 애플 실적 부진에 약세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FOMC 성명에서 6월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7거래일 연속 하락을 접고 반등했다.

달러화는 FOMC 성명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았다는 평가 속에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전 세계 공급 과잉 해소 전망과 미 주간 산유량 감소 지속, 연준의 느린 금리 인상 예상으로 상승했다.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2.9% 오른 45.33달러에 마쳐 하루 만에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날 연준은 FOMC 이후 공개한 성명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를 현행 0.25~0.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경제 활동 성장이 둔화된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고용 시장은 추가로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 3월 기준금리 동결 배경 중 하나로 꼽았던 세계 성장 우려와 관련한 표현을 삭제했다.

연준은 다만 "경제 활동 성장이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해 지난달 "경제 활동이 최근 몇 개월 동안의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 상황에도 완만한 속도로 확장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표현에서 변화를 줬다.

또 연준 위원들은 실질 소득이 증가하고 소비 심리는 여전히 좋지만, 가계 소비는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6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 직접적인 힌트를 주지 않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향후 발표될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6월 금리인상 기대가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23%, 9월 54%, 11월 58%, 12월 72%로 반영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1.23포인트(0.28%) 상승한 18,041.5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45포인트(0.16%) 오른 2,095.1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5.14포인트(0.51%) 낮은 4,863.14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해 내림세를 이어가던 다우지수와 S&P 500지수는 장중 상승세로 전환했다.

연준이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를 통해 기준금리 인상이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을 다시 한 번 시사한 것이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다만 기술주는 애플의 실적 실망에 따른 주가 급락으로 내림세를 이어갔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경제 상황이 연방기금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할 것을 뒷받침할 정도로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는 지난달 성명서 표현을 그대로 유지했다.

애플의 주가는 6% 이상 급락했다. 전일 장 마감 후 발표한 실적이 시장 기대를 밑돈 것이 주가에 타격을 줬다.

애플은 2016회계연도 2분기 주당순이익(EPS)이 아이폰 판매 감소 등으로 1.90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2.33달러와 팩트셋 예상치 2달러를 모두 밑돈 것이다.

애플 매출은 505억5천만달러로 지난해보다 13% 줄면서 2003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씨티그룹이 애플의 목표가를 130달러에서 115달러로 내려 잡았고 다른 투자은행들도 애플의 목표가를 하향했다.

트위터의 주가도 매출이 시장 기대를 밑돌며 16% 넘게 폭락했다.

이에 따라 선트러스트가 트위터의 목표가를 20달러에서 18달러로 내렸다.

반면 미국 최대 초고속 인터넷망 업체이자 케이블 운영업체 컴캐스트의 주가는 올해 1분기 주당 순익과 매출이 예상치를 웃돌아 0.4%가량 상승했다.

컴캐스트는 1분기 주당 순익이 일 년 전의 81센트에서 84센트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톰슨로이터의 조사치 79센트를 웃돈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일 년 전의 178억5천만 달러보다 증가한 187억9천만 달러였다. 애널리스트들은 186억4천만 달러로 전망했다.

미국의 상품수지(서비스부문 제외) 적자는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3월 상품지수 적자가 전월 628억 달러에서 9.5% 줄어든 569억 달러로 집계돼 일 년여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상품수지 적자 규모가 감소함에 따라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소폭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1분기 GDP는 다음날 발표된다.

지난 3월 미국의 펜딩(에스크로 오픈) 주택판매는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3월 펜딩 주택판매지수가 전월대비 1.4% 증가한 110.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0.7% 늘어났을 것으로 예측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이 성명서를 통해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점진적일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며 이는 증시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43% 하락한 13.90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7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9/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7.1bp 내린 연 1.860%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일 이후 최저치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4bp 하락한 0.841%를 보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5.7bp 낮아진 2.698%를 나타냈다.

국채가격은 경제지표 호조에도 물가 상승이 뚜렷하지 않아 4월 FOMC 성명이 비둘기파적일 것이라는 기대와 뉴욕증시 약세로 안전자산 매입세가 일어 상승했다.

국제유가가 달러 약세로 올해 3개월간 25%가 급등하고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연준 목표치인 2%에 근접했지만 인플레이션 기대는 여전히 크지 않은 상태다.

연준이 이 때문에 좀 더 인내심을 가지고 이번에는 지난달과 같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졌다.

푸르덴셜의 로버트 팁 수석 전략가는 "최근 수익률 상승에도 시장은 연준의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거의 반영하지 않았다"며 "연준은 인상 여지는 열어둘 테지만 임박한 것처럼 행동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의 반등에도 4월 FOMC 성명이 비둘기적이라는 해석으로 추가 상승했다.

연준은 FOMC를 마친 후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앞으로 인상을 점진적으로 단행할 것임을 다시 시사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경제 위험 요소에 대해 덜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경제를 둘러싼 우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도 드러냈다.

다만 투표에서 10명의 위원 중 1명인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의 에스더 조지 총재가 25bp의 기준금리 인상 의견을 내면서 동결에 반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FOMC 성명에 대해 볼 게 아무것도 없다는 점(Nothing to see here)이 명백하다고 평가했다.

커먼웰스포린익스체인지의 오메르 에시너 수석 분석가는 "연준의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오늘 성명에 담겼지만 최근 경제지표는 많은 투자자가 6월 인상을 높은 수준으로 확신하게 할 정도가 못 된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이제 6월 FOMC까지 물가와 고용 시장을 검토할 약 두 달의 시간을 확보했다. 하지만 6월 FOMC 일주일 뒤인 23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하는 영국의 국민투표가 열리는 점은 불확실성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5월 27일 매사추세츠주에서 공개 연설에 나선다.

이날 오전 한때 10년 만기 물가연동채권(TIPS) 매수가 강해지면서 10년물 미 국채와 동일 만기 TIPS 수익률간 스프레드인 BER(break-even rate)이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보여 중장기 물가상승에 대한 시장 우려가 여전함이 확인됐다.

이는 물가 상승을 헤지하는 TIPS를 사고 일반 국채를 팔았다는 의미다.

미 국채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 10년물 수익률도 전장보다 1bp 내려 0.289%를 보였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43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1.29보다 0.14엔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20달러에 거래돼 전날 가격인 1.1296달러보다 0.0024달러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6.20엔을 나타내 전날 가격인 125.73엔보다 0.47엔 높아졌다.

달러화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월 FOMC에서 6월 인상 가능성을 드러내기 어렵다는 기대가 커진 데다 뉴욕증시가 시가총액 대장주 애플의 실적 부진으로 급락한 여파로 엔화와 유로화에 대해서 하락했다.

하지만 28일 일본은행(BOJ)이 금융정책 결정회의를 마치고 추가 완화에 나설 가능성에 제기되는 점은 엔화 약세를 부추겨 달러 낙폭을 제한했다.

니코자산관리의 존 베일 수석 전략가는 "BOJ가 유럽중앙은행(ECB)이 발표한 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과 유사한 수단을 시작할 것 같다"며 "BOJ는 정책금리를 더 인하하고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규모도 늘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일 전략가는 또 "이는 엔화를 심각하게 약세로 몰고 갈 것"이라며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BOJ 총재는 엔화의 추가 강세를 막기 위해서 어떤 일도 할 각오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달러화는 오후 FOMC 성명이 나온 후 뉴욕증시 반등 속에 엔화와 유로화에 대해서 상승시도에 나섰다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등 방향성 없는 등락을 보였다.

이날 FOMC 성명에 대해 시장은 균형 잡힌 내용이었다며 BOJ 통화정책 결과나 미국의 1분기 GDP,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 등 다음 일정으로 관심을 돌렸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의 윈 띤 전략가는 "연준 성명은 6월 인상 가능성을 담았으나 연준은 미 경기 개선을 보여줄 지표가 필요할 것"이라며 "시장은 여전히 6월 인상에 대해서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씨티그룹의 스티븐 잉글랜더 헤드는 "다음 주 비농업 고용지표가 연준의 금리 인상에 중요할 것"이라며 "물가 압력이 최근 개선되고 있지만 연준은 약한 경제성장이 고용 시장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증거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이날 보인 연준의 균형 잡힌 태도는 앞으로 달러 움직임을 제한하는 작용을 할 것이라며 달러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일 인플레이션 지표가 개선되는 시기까지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호주 달러화는 0.7586달러에 마쳐 전장 종가 0.7746달러보다 0.0160달러(2.1%)나 내렸다.

호주 달러의 약세는 약한 물가 지표 탓에 다음주 호주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호주 달러는 최근 3개월 동안 달러에 대해 7.6%나 강세를 보인 바 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배럴당 1.29달러(2.9%) 오른 45.33달러에 마쳐 하루 만에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유가는 개장 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발표를 앞둔 데 따른 불확실성에도 전세계 공급 과잉 현상 해소 전망 상존과 달러화 약세 등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45달러 위로 상승하는 강세를 지속했다.

특히 전일장 마감 뒤 미국석유협회(API)가 지난 4월22일로 끝난 주간의 미 원유재고가 110만배럴 감소했다고 밝힌 것도 유가 상승을 견인했다.

지난 2년 동안 유가는 전세계 공급 과잉 지속으로 하락압력을 받았다, 최근 유가가 급등세로 돌아섰으나 여전히 2014년 중반에 기록한 100달러 상회라는 최고치의 절반 수준에도 접근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들은 공급 과잉을 조금이라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되는 재료만 나오면 적극적으로 원유선물을 매입하고 있다.

이후 유가는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지난주 원유재고가 API와 달리 증가세를 보였다고 밝혀 44.84달러에서 44.34달러로 곧바로 내려앉기도 했다.

EIA는 지난주 원유재고가 199만9천배럴 늘어난 5억4천61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조사치는 170만배럴 증가였다.

현물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원유재고는 175만배럴 증가한 6천605만배럴이었다.

주간 휘발유 재고는 161만배럴 늘어난 반면 정제유 재고는 170만배럴 줄어들었다. 애널리스트들은 지난주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가 120만배럴과 10만배럴 각각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주 미 휘발유 수요는 12만9천배럴 감소한 하루 931만5천배럴이었다.

정유사들의 주간 설비가동률은 전주의 89.4%에서 88.1%로 하락했다. 애널리스트들은 90.0%로 예상했다.

EIA는 지난주 미국내 생산량이 1만5천배럴 줄어든 하루 893만8천배럴을 보였다고 밝혔다. 일년전 동기에는 937만3천배럴이었다.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0.50% 범위대로 동결한 뒤 성명에서 전세계 경제 위험이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6월 금리인상 여부에 대해 확실한 신호를 보내지 않은 데다 금리 인상에 있어 인내심을 보일 것을 재차 확인해 유가가 45달러대로 진입하는 강세를 보였다. 달러화가 BOJ를 앞두고 엔화에 상승 폭을 소폭 늘렸으나 유로화에 약보합세를 지속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유가 반등이 전세계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상황이 몇 달씩 지속할 수 있다면서 미국 셰일오일업체들의 생산량 급감에 따른 공급 감소 예상과 중국과 미국의 휘발유 소비 증가에 따른 전세계 원유 수요 급증 가능성은 유가 상승을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지난 3월 원유 수입 규모는 전년 대비 22%나 늘어난 3천260만t(770만 배럴)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세계 1, 2위인 중국과 미국의 휘발유 소비 증가는 하루 100만-200만 배럴로 추산되는 전세계 공급 과잉을 해소하는 재료로 작용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산유량이 사상 최대 수준을 유지하는 등 증산을 지속하고 있어 전 세계 공급 과잉이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해소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이 상존해 있다고 이들은 전했다.

한편, 베이커휴즈는 올 하반기부터 북미지역의 원유 및 천연가스 채굴장비수 감소세가 완화되며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업체는 올해 2분기 북미 채굴장비수가 1분기 평균 대비 30% 정도 줄어든 뒤 올 하반기 채굴 관련 부문이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올해 채굴 활동이 의미 있는 증가세를 보이지 않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올해 말까지 전세계 채굴 활동은 완만한 감소세를 이어갈 것이며 채굴을 위한 새로운 투자 증가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베이커휴즈는 강조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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