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와 합작 관계도 청산할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삼성전자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사업에 이어 광디스크드라이브(ODD) 사업에서도 손을 뗀다.

해당 사업이 기술력과 성장성 한계를 나타내는데다 차세대 스토리지 사업으로 각광을 받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분 100%를 보유한 필리핀 ODD 전문 생산법인 '세필(SEPHIL. Samsung Electronics Philippines Manufacturing)'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한국과 대만업체 등 두 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사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구체적인 협의 가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난해 매각한 HDD 자산(1조5천억원)보다는 작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2004년 ODD 사업을 일본의 도시바와 공동으로 설립한 '도시바삼성스토리지테크놀로지(TSST)'에 넘겨 운영해왔다. 지분 구조는 도시바 51%, 삼성전자 49%로 이뤄져있다.

2001년에 설립된 '세필'은 TSST에 ODD를 공급해오며 한 때 필리핀 정부로부터 최우수 수출업체상을 받기도 했다.

따라서 IT 업계는 이번 생산법인 매각으로 도시바와의 지분 관계도 청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법인을 매각하는 마당에 R&D 및 판매법인 등을 그대로 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TSST는 이미 ODD 사업의 경우 근간이 되는 PC 시장이 포화상태인데다 기술진보가 한계점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 ODD용 핵심 부품개발을 국내 중소기업에 이관하는 등의 사업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TSST 코리아'는 지난해 1조7천25억원의 매출액에 13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고작 0.78%에 불과했다.

삼성전자는 HDD나 ODD보다 전력소모가 적고 전송속도도 빠른 SSD에 집중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는 HDD 사업자산을 미국의 씨게이트에 넘겼다.

양도가격은 13억7천500만달러(약 1조5천억원)로 삼성전자는 양도금액 중 절반을 씨게이트의 지분 9.6%에 해당하는 주식으로 받고 나머지는 현금(6억8천750만달러)으로 받았다.

IT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도 2001년에 일본 히타치와 ODD 등 생산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하는 등 글로벌 업체들이 손잡고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시장을 점유해왔다"며 "그러나 장기적으로 ODD 사업이 수익보다는 손실을 가져올 확률이 크다는 점에서 사업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기술적 차별성이 어려운 한계 사업을 빠르게 정리하거나 분할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며 "스마트폰과 태플릿PC 등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만큼 기존 PC 관련 사업 정리는 계속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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