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장용욱 기자 = 삼성전자가 한계 사업을 따로 분리하거나 완전히 손을 떼고, 유망 사업을 흡수하는 식으로 발 빠르게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이번에 추진하는 ODD(광디스크드라이브) 생산법인 매각도 사업 재편 과정의 하나다. 기존 PC 시장이 성장의 한계를 보인지 오래여서 ODD 사업의 수익성 확보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스토리지 사업으로 각광을 받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 집중키로 했다. SSD는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나 ODD보다 전력 효율도 우수하고 속도와 안정성 면에서도 뛰어나다.

삼성전자는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 사업부가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자 작년 씨게이트에 매각하기도 했다. 씨게이트는 삼성전자에 HDD를 제공하고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등 씨게이트의 기업용 SSD에 공급키로 했다. M&A와 함께 일종의 아웃소싱이 이뤄진 셈이다.

삼성전자의 구조조정은 스토리지 사업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그룹의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인 태양전지 사업을 맡았지만, 2년 넘게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오지 않고 업황까지 나빠지자 작년 7월 삼성SDI로 사업을 이관했다.

특히 최근에는 디스플레이 부문을 대대적으로 재편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LCD사업부는 지난 2010년까지만 해도 2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내며 삼성전자의 효자 사업부 노릇을 했지만, 작년에는 업황 부진으로 1조6천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게다가 최근 LCD의 뒤를 잇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이 떠오르면서 LCD 업황은 앞으로도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러자 지난 4월 LCD사업부의 분사해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또 다른 디스플레이 자회사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도 조만간 삼성디스플레이와 합병될 전망이다.

또, 최근에는 삼성전자의 통신장비 관련 사업도 계열사인 이재용 사장이 최대주주(45%)로 있는 삼성SNS(구 서울통신기술)로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유망 사업을 새롭게 끌어들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초 삼성테크윈으로부터 디지털카메라 부문을 가져와 디지털이미징 사업부를 신설했다. 다른 가전 부문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카메라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최근에는 삼성LED도 흡수 합병했다. 삼성LED는 지난 2009년 삼성전기에서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을 떼어내 삼성전자와 삼성전기가 각각 50대 50 비율로 투자해 만든 회사다.

삼성LED 매출은 지난 2009년 6천300억원에서 작년에는 1조3천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비록 작년 하반기 들어 수익성이 다소 악화됐으나 여전히 글로벌 LED 업체 중 2위권으로 꼽히고 있어 성장성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IT 업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10년 안에 사라지고, 그 자리에 새로운 사업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 그대로 사업 재편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 관계자는 "사업부 분할과 합병, 아웃소싱을 병행한 구조조정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중국 등의 업체가 이제 웬만한 기술력이 담보된 제품을 값싸게 공급하고 있어 '현재 장사가 조금 되는' 사업에 매달려 있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에서 시스템 반도체로 역량을 집중하는 것도 하나의 구조조정"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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