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서울외환시장이 6월로 접어들면서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그리스 재총선, 유럽계은행 자본재확충, 미국 양적완화 종료 등 굵직한 이슈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이들 변수가 대기하고 있는 오는 17일 그리스 재총선, 19~20일 미국 FOMC, 29일 유럽계은행 자본확충 시한을 조심해야 할 날로 꼽았다.

▲17일 그리스 재총선, 유럽위기 '분기점' = 그리스가 다시 총선을 여는 오는 17일은 유로존 리스크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기점이다.

지난달 말 신재정협약에 대한 아일랜드의 첫 국민투표는 무난히 마무리됐으나 유럽 우려는 남아있다. 그리스 재총선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달러화는 리스크 회피 분위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그리스 총선에 이어 독일 지방선거도 앞두고 있어 유로존 정치적 일정이 달러화에 하방경직성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존 내부의 시각이 긴축에서 성장으로 전환되고 있는데다 기존 정책에 대한 비판까지 투표 결과에 반영될 경우 유럽 리스크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외환딜러들은 그리스 총선 결과가 긴축 반대 쪽으로 기울 경우 유로화 추가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달러화가 1,200원선을 테스트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긴축에 무게를 둔 신재정협약 역시 그리스 재총선 결과에 따라 유로존 성장 쪽으로 무게가 실릴 수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선거 결과에 따라 유로존의 추가 양적완화 여부도 달러화 흐름을 자극할 것으로 봤다.

또 다른 환시 참가자는 "유로존 재총선을 앞두고 기업체들도 달러 매도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유럽 변수에 대한 확인을 하기 전까지 매도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19~20일 美FOMC, 추가양적완화 기대 = 오는 6월말 2차 양적완화(QE2) 종료를 앞두고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도 주목해야 할 날이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오는 19~20일로 예정돼 있다. 이번 FOMC에서 추가 양적완화(QE3)에 대한 언급이 나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환시 참가자들은 미국이 3차 양적완화에 나설 경우 유로존 우려에 따른 달러 강세 압력이 크게 완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대로 시장의 QE3 기대마저 실망감으로 뒤바뀐다면 달러화는 급등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현재 QE2종료를 앞두고 연장 기대감이 높은 상황에서 아무런 신호가 없다면 증시 하락, 환율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며 "그러나 반대로 미국의 3차 양적완화가 유로존 리스크로 불안해진 투자심리를 완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의 QE3로 인해 상황이 급반전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달러화가 1,150원대 하향 테스트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럽계銀 자본 확충 = 유럽계 은행들의 자본 확충도 큰 변수로 남아있다. 국내 증시를 비롯한 신흥국 시장에서 유럽계 자금이 이탈하면서 달러화 지지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유럽계 은행들은 오는 6월말까지 핵심 자기자본(Tier1) 비율을 9%로 맞춰야 한다.

자본확충 시한을 앞두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5월중에만 3조4천억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중 유럽계 자금은 2조9천530억원이 빠져나갔다.

금융감독원은 5월중 빠져나간 유럽계 외국인 자금이 지난 4월 1조491억원 매도보다 약 1조5천억원 가량증가했다고 집계했다. 국가별로는 주요 투자은행이 소재한 영국(1조7천159억원)을 중심으로 가장 많았고, 룩셈부르크(6천106억원)와 프랑스(4천599억원)가 그 다음으로 많았다.

이 자금이 전액 유럽계은행 자금은 아니나 주식 순매도 지속은 달러화에 상승압력을 줄 수 있다. 헤지펀드, 기관투자자 모두 리스크 자산을 축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만큼 당분간 달러 매수 재료가 될 수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주식은 헤지펀드 위주로, 채권은 기관투자자 위주로 유럽계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며 "리스크 회피 쪽으로 시장 분위기가 기울고 있어 그리스 재총선 전까지는 꾸준히 자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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