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9일(미국시간) 미국 국채가격은 경제 지표 부진과 월말 포트폴리오 조정용 매수세로 사흘째 올랐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미국 재무부가 중국, 일본, 한국 등 5개국을 환율 감시 대상국에 포함한 가운데 주요 통화에 대해서 하락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기업들의 실적 실망에 하락했다.

뉴욕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생산 증가에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유럽과 미국의 경제 지표는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3월 미국의 소비지출이 고용시장 호조와 소득 증가에도 미래에 대한 비관으로 소비를 예상만큼 늘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는 3월 개인소비지출(PCE)이 전월 대비 0.1%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0.2% 증가에 못 미친 결과다. 3월 개인 저축률은 5.4%로 2012년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미국의 3월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1% 올랐고 전년 대비 0.8% 상승했다. 물가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 목표치 2%를 47개월 연속 밑돌았지만 애널리스트들의 전월비 전망치에 부합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3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1% 상승했고 전년 대비 1.6% 높아졌다.

올해 1분기 미국의 고용비용지수가 완만한 증가세를 보여 노동비용 증가가 가속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는 1분기 고용비용지수가 0.6%(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에 부합한 것이다.

4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가 고용시장 호조에도 경제 성장에 대한 비관론으로 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4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는 전월 최종치 91.0보다 낮은 89.0을 나타냈다. 마켓워치 조사치는 90.0이었다.

4월 시카고 지역의 제조업 및 대기업들의 활동이 전 세계 성장 둔화와 미국 일부 경제부문 약화, 수출 부진 등으로 하락했다. 공급관리협회(ISM)-시카고에 따르면 4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의 53.6에서 50.4로 하락했다.

반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예비치가 전기 대비 0.6%,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전문가들의 전망치는 각각 0.4%와 1.4% 증가였다. 전일 나온 미국 1분기 GDP는 0.5%로 예상치 0.7%에 못 미친 바 있다.

유로존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예비치는 0.2% 하락해, 보합권으로 봤던 전망치를 밑돌았다. 반면 에너지와 식료품 등을 제외한 근원 CPI는 0.8% 상승했다.

◇ 주식시장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7.12포인트(0.32%) 하락한 17,773.6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0.51포인트(0.51%) 떨어진 2,065.3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9.93포인트(0.62%) 낮은 4,775.36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내내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최근 발표된 기업들의 실적 실망으로 헬스케어업종과 기술업종이 내림세를 보인 것이 전체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업종별로는 헬스케어업종이 1.4%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기술업종도 0.9%가량 떨어졌다.

이외에 에너지업종과 금융업종, 산업업종, 소재업종이 하락한 반면 유틸리티업종과 임의소비업종은 소폭 상승했다.

애플의 주가는 전일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이 보유 주식을 매도했다는 소식에 이날도 1% 넘게 하락했다. 애플은 이번주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한 이후 줄곧 내림세를 나타냈다.

생명공학주인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매출과 순익이 모두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데 따라 9%가량 급락했다.

다만 아마존 주가는 전일 시장 예상치를 웃돈 실적 발표에 힘입어 9% 이상 급등세를 나타냈다.

아마존은 올해 1분기 순이익이 5억1천300만달러(주당 순이익 1.07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팩트셋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주당 순이익이 58센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레이몬드제임스는 아마존의 목표주가를 기존 655달러에서 770달러로 상향했다.

이날 경제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도 지수 하락에 일조했다.

개장 전 연설에 나선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플란 총재는 이날 연설 자료에서 연준이 고용과 물가라는 "두 가지 목표 달성을 위한 진전을 지속하고 있다"며 "일부 경기 조절적인 정책을 제거하는 조치를 주장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상은 '점진적이고 인내심을 보이는 방법으로' 단행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카플란 총재는 올해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투표 위원이 아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페이스북과 아마존 등 일부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이 기업이 시장 전체 상승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3.68% 상승한 15.78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5/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8bp 내린 연 1.821%를 기록했다. 10년물 수익률은 이달 들어 3.6bp 올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6bp 하락한 0.774%를 보였다. 2년물 수익률은 4월에 4.1bp 상승했다.

물가에 예민한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8bp 낮아진 2.666%를 나타냈다. 30년 만기 물은 이달 4.6bp가 높아졌다.

국채가격은 이날 오전 성장 지표 부진에도 예상 밖의 유럽경제 호조와 전망에 부합한 물가 지표 탓에 유럽발 안전자산 매도세 여파가 이어져 하락했다. 뉴욕 유가 상승도 위험자산 선호를 부추겼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월말 조정용 매수세와 유가 반락에 따른 안전자산 매수세가 유입돼 낙폭을 줄이고 반등했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PCE 가격지수 외에도 미시간대 지표를 보면 물가 기대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앞으로 1년간 인플레이션이 2.8%에 이를 것으로, 5~10년의 장기로는 2.5%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연준이 어느 순간 기준금리를 인상할지 확신하지 못하겠다며 이는 과도한 신용위험을 떠안은 시장에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레이몬드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채권 자본시장 헤드는 "현재 우려는 투자자들이 고수익을 위해 많은 신용위험을 떠안은 점"이라며 "연준이 예상보다 일찍 금리 인상에 나서 투자자들을 놀라게 할 수 있어서 이는 위험한 게임"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전략가들은 인플레이션이 크게 올라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횟수 전망을 더 높이지 않는다면 채권 매도가 강해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또 단기와 중장기 물가 기대의 차이는 연준에 딜레마라며 단기 물가 상승 기대가 높아지는 것은 자신감을 주지만 장기 기대가 낮은 것은 기존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 고민하게 하는 재료라고 풀이했다.

이달 미 국채가는 연준의 비둘기 기조가 이어지면서 달러 약세에 따른 세계 금융시장 안정으로 유가와 주가가 상승하고 위험자산 선호가 강해진 탓에 하락했다.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이달 미 국채는 전날까지 전반적으로 마이너스(-) 0.26%의 수익을 기록했다. 만기가 길수록 손실은 커져서 25년 이상의 국채는 손실 폭이 1.2%에 달했다. 반면 투기등급 채권들은 3.95%의 이익을 거뒀다.

또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비하는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펀드 추정업체 리퍼에 따르면 미 물가연동국채(TIPS)를 보유한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로 이달 들어 27일까지 4천800만 달러가 순유입됐다. 이는 9주째 유입이다. 반면 미 국채를 주로 담는 채권 펀드와 ETF는 약 6억2천만 달러가 순유출돼, 9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다.

미 국채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유로존의 예상 밖 경제 성장에 매도세가 나와 전장보다 1.8bp 오른 0.269%를 보였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6.45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8.08엔보다 1.63(1.53%)엔 내렸다. 이는 달러가 엔화에 대해 거의 18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셈이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447달러에 거래돼 전날 가격인 1.1347달러보다 0.010(0.87%)달러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1.94엔을 나타내 전날 가격인 122.68엔보다 0.74엔(0.60%) 낮아졌다.

달러화는 최근 미국과 일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다이버전스 불발에 따른 실망이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의 소비 지표 부진과 유럽의 성장 지표 호조가 대비되면서 유로화와 엔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해서 동반 하락했다.

유럽중앙은행(ECB) 피터 프랫 이사는 "인플레 전망이 크게 악화하지 않으면 ECB가 추가로 금리 인하에 나서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해 유로화 강세를 부추겼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와 유가의 동반 약세로 위험자산 선호가 약해지자 약세 폭을 더 확대해 엔화에 대해 106.62엔까지 하락했다.

유로화는 전반적인 달러 약세 분위기로 1.1452달러까지 올랐지만 엔화에 대해서는 121.66엔까지 하락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BOJ에 대한 실망으로 엔화 강세 분위기가 지속하는 데다 미국 경제 지표가 이틀째 부진하면서 달러 약세 양상이 더 추가되고 있다며 이런 국면을 바꾸는 것은 지표가 강세 전환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커지는 일뿐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오후 늦게 미국과 주요 교역 상대국의 외환 정책에 대한 반기 환율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불공정하게 경기를 부양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한국, 중국, 일본, 독일, 대만을 새로운 환율 감시대상에 편입했다고 발표했다.

재무부는 제재까지 받는 환율조작국은 이번에 지정하지 않았다.

재무부는 중국, 일본, 독일, 한국은 무역 흑자와 경상흑자가 조건을 충족해서, 대만은 경상흑자와 지속적인 대만 달러화 약세를 위한 개입에 나서서 감시대상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재무부의 환율 감시 대상국 지정 조건 중 첫 번째는 미국과 무역 흑자가 200억 달러 이상인 국가다. 두 번째는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인 경우다. 마지막은 한 해에 GDP의 2%에 해당하는 외환을 매수해 자국 통화 가치를 반복적으로 내리는 나라다.

한편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11%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2014년 12월 루블화 가치 급락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10.5%에서 17%로 대폭 인상한 뒤 지난해 1월과 3월, 4월, 6월, 7월에 금리를 잇달아 내린 바 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11센트(0.2%) 하락한 45.92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이달 19.8% 상승하며 최근 1년래 가장 큰 월간 상승 폭을 기록했다.

장 초반 상승세를 나타내던 유가는 OPEC 회원국의 원유 생산이 증가했다는 소식에 하락 전환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 애널리스트는 "4월 OPEC 회원국의 하루 생산량이 48만4천 배럴 증가한 3천321만7천 배럴로 집계됐다는 조사 결과가 유가 하락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유가는 미국 원유 채굴장비 수가 6주째 감소했다는 소식에 하락 폭을 축소했지만 상승세로 전환하지는 못했다.

베이커휴즈는 미국의 원유 채굴장비 수가 11개 줄어든 332개를 기록해 6주 연속 감소했다고 밝혔다.

천연가스를 포함한 총 채굴장비 수도 지난주보다 11개 감소한 420개를 나타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OPEC 산유량 증가에 유가가 하락했지만, 미국 원유 생산 감소와 달러화 약세가 유가 하락 폭을 제한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970만 배럴에서 900만 배럴 이하로 떨어졌다.

제퍼리스의 제이슨 갬멜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더욱 균형을 잡아가고 있다"며 "지금의 공급 과잉이 하반기에는 공급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다니엘 올더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생산량이 2014년 10월 수준으로 하락했고 달러화는 11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비롯한 주요 산유국들이 산유량 동결에 합의하지 않았지만, 미국의 경제 환경이 이번 주 유가 강세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장중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93.10을 기록했다. 전일 종가는 93.78이었다.

다만,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유가는 일부 기업들의 원유 생산에 이익이 되는 수준에 있기 때문에 채굴장비 수는 다시 증가하게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미국 원유 생산량 감소세도 둔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미국 원유 생산량이 현재 시장의 예상과 달리 증가하게 되더라도 매우 놀랄만한 일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줄리어스 배어의 노버트 루커 원자재 리서치 헤드는 중동 지역 재고 증가 등의 요인을 고려하면 원유 가격은 상승보다 하락 가능성이 더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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