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고용지표 발표 앞두고 상승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3일(미국시간)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1% 안팎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사흘째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위험자산 기피와 중국에 이은 유럽 경제지표 약화, 호주의 전격 기준금리 인하가 올해 초 증시 급락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이날 6월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밝힌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중국 지표 부진과 뉴욕증시 약세, 유가 하락 등으로 상승했다.

달러화는 안전자산 매수세 선호현상에도 6월 금리인상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4월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엔화와 유로화에 상승했다.

뉴욕유가는 중국 경제지표 부진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북해발 생산량 증가 지속 전망으로 하락해 사흘 연속 약세를 나타냈다.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5% 낮아진 43.65달러에 마쳤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연은 총재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열려있으나 현재 미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이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또 올해 2차례 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면서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미국의 불확실성을 부추길 수 있다고 부연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연은 총재 역시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확인했으나 경제지표에 의해 결정될 것임을 확인했다.

한편 미국 제이컵 루 재무장관은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밀켄연구소가 개최한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일본 등 다른 나라들은 환율을 정책목표로 삼지 말라는 미국의 조치를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0.25포인트(0.78%) 하락한 17,750.9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8.06포인트(0.87%) 낮아진 2,063.3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4.37포인트(1.13%) 밀린 4,763.22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거의 장중 내내 내림세를 이어갔다.

다우 지수 약세는 골드만삭스(-1.8%), JP모건(-2%), 셰브런(-2%) 등 금융주와 에너지주가 주도했다.

나스닥 지수는 시가총액 대장주 애플이 1998년 이후 가장 긴 8거래일 연속 하락을 접고 1.6% 이상 반등했음에도 약세를 못 벗어났다.

4월 미국 자동차 판매 실적이 호조를 보였지만 제너럴모터스(-1.6%), 포드(-1.5%) 등 자동차주도 상승하지 못했다.

4월 미국 내 자동차 판매는 5% 늘어난 1천750만대를 보여 최고 수준을 보였던 지난해의 판매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됐다.

피아트크라이슬러는 4월 미 판매가 지프브랜드 호조에 힘입어 일 년 전 동기 대비 5.6%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4월 기준으로 11년 만에 최대를 보인 것이다.포드자동차의 4월 판매 역시 3.6% 증가한 22만9천739대를 보였다.

반면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4월 판매는 도매판매부문의 부진으로 3.5% 줄어든 24만9천557대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주가 2.2% 하락하며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다음으로 소재와 금융주가 1.7%와 1.3% 하락했다. 오름세를 보인 종목은 없었다.

보험사 AIG는 전일 3분기째 예상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한 영향으로 주가가 1% 내렸다.

제약사 화이자 주가는 분기 순익이 시장 예상치를 웃돈 데다 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한 데 따라 3% 올랐다.

중국 4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4로 집계돼 14개월 연속 감소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월의 1.7%에서 1.6%로 낮췄다. 내년도 1.9%에서 1.8%로 하향 조정했다.

뉴욕 분석전문가들은 이날 장세가 앞으로 큰 폭의 하락을 예고하는 것으로는 진단하지 않았지만 오는 6일 4월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어 깜짝 기업 실적 등의 호재가 없다면 당분간 현 상황이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퍼스트스탠다드파이낸셜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하는 중국과 호주의 나쁜 소식이 다시 시장을 겁먹게 했다"며 "시장은 조정의 한 가운데 있고 저성장에 대해서 예민하다"고 말했다.

카르딜로는 "이는 앞으로 분기 실적이 더 나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4월 고용이 20만3천 명 늘어나고 실업률은 4.9%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6.6% 오른 15.7에 거래됐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9/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6.5bp 하락한 연 1.800%를 나타내 지난 4월19일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5.6bp 떨어진 2.662%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3.6bp 내린 0.758%를 보였다.

국채가격은 개장 초 안전자산 매입세로 상승했다. 중국 경제지표 실망과 호주중앙은행(RBA)의 금리 인하 등이 전세계 성장률 둔화 우려를 부추긴 때문이다.

이날 마르키트가 발표한 중국 4월 차이신 제조업 PMI는 49.4로 전월(49.7)보다 하락했고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역시 밑돌았다. 차이신 제조업 PMI는 14개월 연속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 50을 밑돌았다.

호주중앙은행(RBA)은 이날 통화정책 회의에서 물가 하락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연 1.75%로 25bp 인하했다고 발표했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만기 호주 국채수익률은 0.1%포인트가량 하락한 2.425%를 보였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 부각으로 뉴욕증시가 하락했고 달러화는 엔화에 한때 달러당 105엔대로 하락하며 18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뉴욕유가 역시 이라크와 이란 등의 증산 지속과 사우디아라비아ㆍ북해 브렌트유의 산유량 증가 예상 등으로 2.5% 떨어졌다.

이날은 미국 경제지표 발표가 없어 해외 변수가 개장 초부터 국채시장을 좌우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15% 반영한 데 그쳤다.

시장전략가들은 1분기 미국 성장률이 약한 모습을 나타냈으나 이는 최근 수년간의 추세를 벗어나지 않는 것이라면서 1분기와 달리 2분기 성장률이 긍정적으로 나온다 해도 Fed가 조기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틀랜타연은의 `GDP나우`는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8%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성장률 둔화와 낮은 인플레 등으로 4월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인다 해도 Fed가 올 상반기에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어려울 것이며 Fed 역시 시장의 이같은 기대를 무시한 정책을 내놓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Fed 위원들이 지난주 금리 인상 속도가 느리게 진행될 것임을 확인한 상황에서 전세계 경제 불확실성 등이 이날 국채 매입세를 견인했다고 풀이했다.

이들은 안전자산 매입세에도 국채가격이 박스권 등락을 지속할 것이라면서 Fed발 새로운 메시지나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 만한 강력한 경제지표 등 촉매제가 있어야 국채가 박스권을 이탈하게 될 듯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유가가 하락함에 따라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던 기대 인플레율을 측정하는 지표인 10년물 BEI(Breakeven Inflation Rate, 명목 국채 수익률-물가연동국채 수익률)가 하락세를 나타냈다. 투자자들이 물가연동국채(TIPs)를 매도하고 보통 국채를 사들이기 시작한 때문이다.

지난 4월28일 172bp까지 상승했던 10년물 BEI는 이날 5bp가량 하락한 162.8bp를 보였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6.56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6.40엔보다 0.16엔 높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495달러에 움직여 전날 가격인 1.1531달러보다 0.0036달러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2.53엔을 나타내 전날 가격인 122.71엔보다 0.18엔 떨어졌다.

호주 달러화는 달러화에 호주 달러당 0.7482달러를 보여 전날 가격인 0.7664달러보다 0.0182달러 급락했다.

중국 제조업 활동이 위축세를 나타낸 데다 호주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로 인하한 것이 전세계 경제 건강성에 대한 의구심을 부추기며 뉴욕증시 약세를 견인하는 등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강화했다.

액센도마켓츠의 어거스틴 이든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중국과 호주발 소식이 나온 뒤 위험자산을 매도하는 투자자들의 모습이 주를 이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뉴욕유가 역시 전세계 공급 과잉 우려 재부각으로 약세를 지속해 달러화와 위험자산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안전자산 매입세 강화로 달러화는 엔화에 105.51엔까지 하락하며 18개월(2014년 10월)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엔화는 이날 뉴욕환시의 주요 거래 통화로 재부상했으며 올해 들어 12%나 상승했다.

유로화는 한때 1.1616달러까지 올라 2015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미 재무부가 지난 주말 발표한 환율보고서에서 달러-엔의 현재 여건은 전반적으로 질서있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힌 것도 엔화 강세 분위기를 조성했다. 재무부의 보고서가 일본 당국에 엔 약세를 부추기는 개입 자제를 경고한 것으로 해석하는 분석이 강하기 때문이다.

반면 일부에서는 이달 후반으로 예정된 주요 7개국(G7) 회동 뒤 일본이 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한 직접 개입을 단행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기 시작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급격한 환율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동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이탈리아와 독일 등 유럽 순방에 나선 아베 총리가 외환시장의 직접 개입을 위한 사전 포석을 깔고 있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 정치권에서 엔 강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일본은행(BOJ)이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추가 양적 완화를 단행할 수 있다고 이들은 부연했다.

이후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이날 6월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밝혀 달러화가 엔화에 낙폭을 축소했고 유로화에 소폭 반등했다. 그러나 위험자산 회피 심리 상존으로 달러화가 확실하게 새로운 방향성을 보이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가 이날 오후 한 경제 전문 TV와 인터뷰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를 나타낼 것이며 실업 지표가 경제를 더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밝힌 뒤 점진적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달러화가 엔화에 약보합권에서 강보합권으로 올라서는 등 달러화가 강세 지지를 받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두 연은 총재 모두 경제지표에 의존한 통화정책을 재차 강조해 4월 고용 결과를 기다려보자는 분위기가 증폭됐다.

CIBC의 제레미 스트레취 전략가는 "달러화가 과매도됐다"면서 "유로화가 1.16달러대로 진입했고 달러화가 105엔 아래로 하락한 것은 너무 공격적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말에 나올 4월 고용 결과를 지켜본 뒤 달러화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면서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인다면 달러화가 확실한 반등세를 나타낼 것 같다"고 내다봤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G7 이전이라도 달러화가 100엔 근처까지 급락한다면 황금연휴 기간이라도 직접 개입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예상보다 느린 금리 인상 예상과 이에 따른 달러 약세는 일본 정치권의 가장 큰 골칫거리기 때문에 G7 앞둔 데 따른 정치적 부담에도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직접 개입이 단행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13달러(2.5%) 낮아진 43.65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달러화 약세로 반등하기도 했으나 중국 경제지표 부진과 주요 산유국들의 생산량 지속 증가에 따른 공급 우위 장세 우려로 반락했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2위의 원유 소비국이기 때문에 중국 성장률 둔화 우려는 유가 하락을 부추기게 된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중국의 경기 둔화 등을 이유로 유로존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2월의 1.7%에서 1.6%로 0.1%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주요 산유국들이 지난달 카타르 도하 회동에서 산유량 동결 합의에 실패한 이후 OPEC 회원국들의 생산량 증가가 이어진 것도 전 세계 공급 우위 우려를 부추겼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쉬나이더일렉트릭은 이날 고객 보고서에서 OPEC의 증산이 둔화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강조했다.

이라크 남부 유전지대에서의 4월 원유 출하 규모는 하루 평균 336만4천배럴로 전월의 328만6천배럴을 웃돌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4월 산유량 역시 1천15만배럴이었으나 조만간 사상 최대 수준인 1천50만배럴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초 100만배럴을 겨우 넘어섰던 이란의 산유량이 200만배럴에 근접하고 있다.

러시아는 전날 4월 산유량이 하루 1천84만배럴을 기록해 전월 기록한 30년 만에 최대인 1천91만배럴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데이터제공업체인 젠스케이프가 전날 미국의 현물인도 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원유재고가 지난주에 증가했다고 밝힌 데다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가 80년여만의 최대 수준을 보이는 것도 유가 약세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

이후 유가는 달러화가 개장 초의 약세를 접고 유로화에 소폭 반등해 낙폭을 더 늘렸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유가가 반락세를 나타내고 있음에도 헤지펀드를 포함한 많은 머니 매니저들은 유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면서 유가의 낙폭이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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