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한-미 금리정책 차별화에 대한 경계감이 부상하면서 1,160원대 중후반으로 레벨을 높일 전망이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올해 2번의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는 등 연방준비제도(Fed) 주요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졌다.

앞서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은 총재와 존 윌리엄스 센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등도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발언을 했다.

올해 한 차례 정도의 금리 인상만 반영하던 상황에서 연준의 주요 인사들이 매파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긴장감도 다소 높아졌다.

주요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글로벌달러인덱스는 지난 2일 92.5(뉴욕종가 기준)까지 내렸다가 지난 8일에는 93.8선을 회복하는 등 가파른 반등 중이다.

미국의 4월 비농업고용이 시장의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치는 16만명 증가에 그쳤지만, 더들리 총재의 발언 등으로 달러 강세가 유지됐다. 고용 헤드라인의 실망에도 4월 임금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 2.5% 오르는 등 양호했던 점도 달러 강세를 지지했다.

국내 금리 정책에 대한 경계감도 커질 수 있다. 한국은행은 오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은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부상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전망도 강화됐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실물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어느 정도인지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구조조정을 원활히 하려면 거시경제 여건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필요 있다"고 하는 등 통화정책도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국내 경기에 대해서는 "내수가 조금 살아나는 기미가 있지만 여전히 취약하고, 소비는 개선 추세로 들어섰다고 하지만 취약하다"면서 "수출은 글로벌 교역 자체가 줄고 있다"고 하는 등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금통위를 앞두고 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될 수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지난주 호주중앙은행(RBA)가 금리를 내리는 등 신흥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도 커졌다.

중국 지표가 부진한 점도 달러 매수를 지지할 수 있다. 8일 나온 중국의 1월 수출은 달러 기준으로 전년동월 대비 1.8% 줄어 시장의 예상보다 부진했다.

7일 뉴욕 금융시장에서는 4월 고용 부진과 더들리 총재의 발언이 혼재되면서 증시와 외환시장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7,740.63에 거래를 마쳤다. 우리나라 연휴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3일 17,750.91보다는 하락했지만, 고용부진으로 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하면서 낙폭을 회복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일 전장대비 0.32% 오른 2,057.14에 마쳤다.

미국의 10년 국채금리는 전장대비 2.3bp 오른 1.779%를 기록했고, 2년 국채금리는 1.2bp 상승한 0.738%에 마감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배럴당 44.66달러를 기록했다.

뉴욕 NDF 시장 달러화는 급등했다. 달러-원 1개월물은 1,169.2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75원)를 고려하면 지난 3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54.30원)보다 14.20원 상승한 셈이다.

달러-원 1개월물은 연휴기간 꾸준히 상승했고, 지난 7일에는 1,177원선까지 급등한 이후 고용지표 부진 이후 상승폭을 다소 줄였다.

이날 달러화는 1,170원선 부근으로 갭업 출발한 이후 1,160원대 후반 수준에서 주로 거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역외 시장 상승폭이 워낙 큰 만큼 장중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추가 급등을 제어할 수 있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부진했던 점도 달러 강세 베팅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하지만 국내 금리 인하 우려 등이 가세하면서 달러 매수 심리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는 5월 경제동향을 발표한다.(정책금융부 외환팀 기자)

jwoh@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