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화투자증권 본사 빌딩은 여의도 랜드마크로 꼽힌다. 회사의 성쇠와 함께 빌딩의 주인도 뒤바뀌는 역사가 되풀이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증권은 여의도 소재 한화금융센터 빌딩의 소유 토지 및 건물을 한화손해보험에 매도한다. 매각 금액은 약 1천327억원으로, 2개의 부동산감정평가법인에서 감정평가한 건물 가액의 평균액이다.

회사는 건물을 매각하는 동시에 한화손보로부터 오는 2021년까지 건물을 사용하는 임차 계약을 맺었다.

한화증권은 지난 2003년 그룹 구조조정 차원에서 부동산투자전문회사인 코크렙3호에 회사 사옥을 약 1천382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5년 뒤 한화증권은 코크렙3호로부터 빌딩을 3천200억원을 주고 재매입했다. 당초 빌딩의 매각 가격은 2천300억~2천600억원 정도로 예상됐지만, 입찰 참여사들의 경쟁으로 가격이 크게 올랐다.

당시 코크렙3호가 1천800억원의 매각 차익을 얻는 등 고가 매각가격 논란도 확산했다. 한화는 우선매입권을 갖고 있었는데, 당시 입찰 참여자인 우리투자증권 등이 제시한 3천200억원이라는 매각가격으로 매입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비싼 돈을 들여 되찾은 빌딩을 같은 계열사지만 1천327억원이라는 '싼값'에 되팔게 된 것은 한화증권이 처한 경영 상황과 무관치 않다.

한화증권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123억원 적자로, 전년 88억원 순익에서 적자 전환했다. 영업손실 규모는 166억2천만원에 달했다.

회사의 작년 손실이 불어난 것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급락에 따른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손실 탓이 컸다. ELS 운용 손실 규모가 작년 4분기에만 1천억원에 육박했다.

올해 3월 취임한 여승주 신임 대표가 대대적인 조직 개편 등을 통해 실적 개선을 꾀하고 있지만, 당분간 실적 둔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1분기 회사 ELS 운용 손실이 600억~7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알려지는 등 단기간 실적 개선이 여의치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화증권이 부실한 위험관리 체계 등으로 ELS 운용 손실이 급격히 불어났고, 단기간에 수습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회사의 어려운 환경 속에 3천억원이 넘는 금액으로 재매입한 회사 사옥을 1천억원대에 되팔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화증권 측은 사옥 매각에 대해 "재무구조 개선과 영업 및 투자 여력 확보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증권부 권용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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