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오는 6월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일본이 추가 금융완화를 한다고 해도 예상만큼 엔화 약세와 달러 강세 흐름이 나타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으로 체력이 허약해진 일본 금융기관들이 환율 리스크를 배제한 채 미국 국채 투자에 나서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 압력을 받고, 이는 달러에 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13일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일본 금융기관의 체력을 약화시켜 위험을 감수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넣었다"며 "여기에다 일본 국채금리가 크게 낮아지면서 선물환이나 베이시스 스와프 거래로 환위험을 헤지한 미국 국채 투자 매력이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SMBC닛코증권에 따르면 뉴욕 시간으로 지난 12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산출한 환헤지 비용은 1.1% 전후였고, 같은 날 미국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약 1.75%를 기록했다. 헤지 비용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지만 이를 감수한다고 해도 0.6% 정도의 운용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일본 10년만기 국채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고, 20~30년만기 국채금리가 0.3% 전후에 불과하다는 점과 비교할 때 높은 수익률이다.

재무성에 따르면 지난 1~4월 일본의 해외 중장기 채권 순매수 규모는 9조7천억엔에 달했다. 이 가운데 은행과 생명보험사의 매수는 60% 이상을 차지했다.

니혼게이자이는 "(9조7천억엔이) 모두 대미 투자는 아니었겠지만 대표적인 글로벌 안전 자산인 미국 국채에 대한 투자가 대부분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신문은 미국 국채 투자가 환헤지 중심으로 실시됐다면 일본 투자자들은 엔화 매도와 달러 매수를 하지 않고 미국 국채금리를 끌어내리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 경기 낙관론과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국채 수급이 타이트해지면 명목 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금리'는 하락하고 이는 통화(달러) 약세로 이어진다"며 "현재 연방준비제도가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일본은행의 추가 완화 정도가 크면 클수록 오히려 엔화 강세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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