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3일(미국시간) 미국 국채가격은 4월 소매판매가 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음에도 안전자산 선호 강화로 올랐다.

미국 달러화는 소매판매 호조에도 뉴욕증시 하락과 안전자산 선호 강화로 혼조를 보였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유가는 최근 급등세를 보임에 따라 원유 생산이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에 하락했다.

이날 나온 경제 지표는 4월 소매판매를 시작으로 모두 경기에 대한 낙관론을 심어주는 방향으로 등장했다.

지난 4월 미국 소비자들이 1분기의 부진을 딛고 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소비를 늘려 경제 성장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미 상무부는 이날 4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3% 늘어난 4천534억4천만 달러(계절 조정치)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0.8% 증가를 웃돈 데다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지난 4월 미국의 생산자물가는 두 달 연속 내림세를 접고 상승세를 나타냈다. 미 노동부는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0.2%(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0.3% 상승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4월 근원 생산자물가 역시 0.1% 상승해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에 부합했다.

5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는 미래 경제 성장에 대한 낙관론이 커지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큰 폭으로 올랐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5월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전월 최종치 89.0에서 95.8로 올랐다. 이는 WSJ 조사치 89.0을 웃돈 수준이다.

지난 3월 미국 기업재고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증가세를 나타냈다.

미 상무부는 3월 기업재고가 0.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으로 WSJ 예상치인 0.2% 증가를 웃돈 것이다.

또 연준의 대표적인 비둘기파인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는 한 경제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 환경이 여전히 상당히 어려운 상태에 있다"고 말해,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미국 재무장관은 환율 전쟁이 세계 경제에 매우 해롭다고 경고했다.

제이컵 루 재무장관은 크리스찬 사이언스 모니터 브리핑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음 주 회의를 하는 주요 7개국(G7)은 환율과 관련한 약속을 되풀이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루 장관은 "우리는 다른 나라들이 G7과 G20이 약속한 것을 지킬 것을 권고해왔다"며 "만일 다른 나라들이 경쟁적으로 통화 절하를 시작한다면 연쇄 반응이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5.18포인트(1.05%) 하락한 17,535.3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7.50포인트(0.85%) 내린 2,046.6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65포인트(0.41%) 낮은 4,717.68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 500지수는 3주 연속 내림세를 보이며 올해 1월 중순 이후 가장 긴 주간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대체로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장전 발표된 미국 4월 소매판매 지표가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를 키운 것이 증시에 악재가 됐다.

업종별로는 임의소비업종과 필수소비업종, 에너지업종 금융업종, 산업업종, 소재업종 등이 일제히 1% 넘는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외에 유틸리티업종과 헬스케어업종 등도 소폭 하락하며 전 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 중에서는 유가 하락으로 셰브런과 엑손모빌이 각각 1% 이상 하락했다.

노드스트롬은 올해 실적 전망을 하향한 데 따라 주가가 13% 급락했다.

J.C. 페니는 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3% 가까이 떨어졌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긍정적인 모습을 나타내며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를 높였다. 금리 인상은 통상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한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S&P500 지수의 2,100선이 저항선으로 작용하는 데다 전반적인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도 지수 하락에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4.37% 상승한 15.06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15/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전일보다 5.3bp 내린 연 1.705%에서 거래됐다.

이날 10년물 수익률은 지난달 7일 이후 최저치다. 10년물은 이번 주 7.4bp 내려 지난달 1일 이후 가장 큰 주간 낙폭을 보였다. 채권가격은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8bp 낮은 0.754%를 나타냈다. 한 주간 3.6bp 올랐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에서 5.1bp 밀린 2.552%를 보였다. 이번 주 8bp 낮아졌다.

국채가격은 개장 전부터 유럽 등 세계 증시 약세에 따른 안전자산 매수로 전일의 낙폭을 줄이고 오른 상태였다. 국채가는 이후 소매판매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호조를 예고한 데다 생산자물가까지 석 달 만에 반등해 전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매파 발언 우려를 다시 키우자 오름폭을 줄이는 듯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은 개장초 전일 종가 1.758%보다 낮은 1.73% 아래서 머물다가 소매판매 발표 뒤 한때 1.75% 부근까지 재차 상승했다.

시트인베스트먼트어소시에이츠의 브라이스 도티 선임 채권매니저는 "소매판매가 전일 발표된 실망스러운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수와 다른 추세를 보였다"며 "고용시장은 여전히 강하고 소비는 좋은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도티 매니저는 "우리는 1분기 실망에서 벗어나 앞으로 경제 성장률의 반등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국채가는 하지만 소매판매 호조에 따라 달러 강세 폭이 커지면서 뉴욕증시와 국제유가가 낙폭을 키우고 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안전자산 선호 강화로 오름폭을 다시 확대했다.

페이덴앤드리겔의 사버 모이니 머니 매니저는 "지난 2월 이후 가파르게 반등한 위험자산을 많이 사들인 투자자들이 우려할 만한 세계 경기의 위험요인들이 많이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유엔페러덜크레디트유니온의 크리스토퍼 설리반은 "특히 주식 같은 위험자산은 가치평가가 상당한 수준"이라며 "브라질, 그리스, 영국을 포함한 나라들에서 정치, 경제적 위험들이 넘쳐나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을 더 주저하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리반은 "특히 이번 주 미 국채 등 안전자산에 대한 눈에 띄는 수요가 있었다"며 "이는 일본과 독일보다 수익률이 매우 매력적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소매판매가 좋았지만 다시 해외 상황에 대한 우려가 주목받으면서 미 국채에 대한 매수가 강해졌다며 이는 결국 연준이 소비 증가에도 계속 느린 금리 인상 기조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이날 미 국채 10년물과 2년물의 수익률 차이는 0.951%포인트로 좁혀져, 2007년 12월 이후 최저치인 지난 2월 29일의 0.949%포인트에 근접했다.

수익률 곡선을 평평하게 하는 두 기간물의 수익률 차이 감소는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연준의 통화 긴축 정책 탓에 경제 성장 전망에 대해서 비관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전략가들은 결국 이날 채권시장의 신호는 미국 성장률이 예상보다 낫지만 여전히 부진하다는 의미라며 경제가 연준의 긴축 움직임을 견딜 정도로 충분히 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2.6bp 내린 0.124%를 보였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8.59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8.97엔보다 0.38엔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09달러에 움직여 전날 가격인 1.1373달러보다 0.0064달러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2.87엔에 거래돼 전날 가격인 123.98엔보다 1.11엔 낮아졌다.

달러화는 4월 소매판매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면서 미 경제의 건강함에 대한 낙관론이 일어 엔화와 유로화에 대해 일제히 올랐다.

달러화는 오전장 엔화에 대해 108엔대 후반에서 소매판매 발표 후 109.42엔까지 상승했다. 이후 109.10엔 수준에서 움직였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1.1347달러에서 1.1307달러까지 하락한 후 1.1315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파운드화는 3주 내 최저치인 1.4359달러까지 하락했다.

커먼웰스포린익스체인지는 앞으로 경제 지표가 강해서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는 신호를 계속 보낸다면 달러 가치는 지속해서 상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미 국내총생산(GDP) 속보 전망치인 'GDP나우'는 2분기 성장률을 2.8%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 4일의 1.7%에서 큰 폭으로 뛴 수준이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 모두 상승 폭을 줄였으나 엔화에 대한 변동성이 더 컸던 탓에 엔화에 대해서는 전장보다 반락했다.

뉴욕 유가와 주가가 하락하면서 위험자산 회피를 키워 안전자산인 엔화가 낙폭을 만회한 셈이다.

또 연준의 대표적인 비둘기파인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가 연설한 데다 소매판매 호조에도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이 올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여전히 한 차례만을 반영한 점도 달러 강세를 주춤하게 한 재료로 작용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소매판매는 시장을 고무시키고 연준이 유럽이나 일본 중앙은행이 하지 않는 기준금리를 인상할 기대를 줬다고 풀이했다.

전략가들은 하지만 연준이 지난 2월 올해 기준금리 인상 횟수 전망을 두 차례로 제한한 이후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며 전일은 매파 연준 위원들 연설이 줄을 이었지만 이날은 비둘기파가 다시 등장하는 등 엇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49센트(1.1%) 하락한 46.21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이번 주 3.5% 상승했다.

유가는 최근 큰 폭의 강세를 나타낸 데 따라 원유 생산 기업들이 다시 생산을 늘릴 수 있다는 우려에 하락세를 나타냈다. 일부 이익 실현 분위기도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유가는 장중 미국 원유채굴장비 수가 8주 연속 감소했다는 소식에 하락 폭을 소폭 줄였지만 상승세로 전환하지는 못했다.

베이커휴즈는 미국 원유채굴장비 수가 10개 감소한 318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8주 연속 하락세다.

천연가스를 포함한 총채굴장비 수는 9개 줄어든 406개를 나타냈다.

유가는 전일 세계 원유 재고가 올해 하반기 급격한 감소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국제에너지기구(IEA) 진단 속에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가가 세계 원유공급이 줄어든 데 따라 상승세를 나타냈다고 진단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날 월간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원유 생산 감소와 새로운 투자 감소가 세계 원유 공급 과잉을 완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OPEC은 OPEC 비회원국들의 올해 하루 원유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74만 배럴 감소한 5천640만 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OPEC의 기존 전망치보다 1만 배럴 감소한 수치다.

미국은 2014년 중순부터 유가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면서 생산량을 줄여왔다.

OPEC은 미국의 올해 하루 원유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43만1천 배럴 감소한 1천356만 배럴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원유채굴장비 수가 감소하고 미국 셰일오일 생산량이 줄어든 것은 유가 상승을 이끌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다만 OPEC 회원국들의 원유 생산량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인 것은 유가에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IEA에 따르면 4월 OPEC 회원국들의 원유 생산량은 33만 배럴 증가한 3천276만 배럴을 기록해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또 캐나다와 나이지리아의 생산량 감소가 단기적인 유가 전망에 지속해서 주요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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