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는 달러-원 환율 1,180원선 돌파를 둘러싼 공방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제유가 급등과 주요국 증시상승 등으로 위험자산 투자 여건이 개선되면서 달러화가 1,180원선 저항을 쉽사리 뚫고 올라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나이지리아의 원유 공급 차질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48달러선 부근까지 급등했다. 지난해 11월 3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유가가 오르면서 미국 증시도 올랐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주요 인사들의 매파적인 발언에도 채권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점진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여전히 4% 정도만 반영하고 있다.

그동안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이 꾸준히 달러 매수로 대응해 왔지만, 달러화가 1,180원선도 단숨에 넘어서기에는 힘에 부칠 수 있는 여건이다.

위안화와 싱가포르달러 등 주요 신흥국 통화들의 약세 흐름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롱플레이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대거 대기하고 있다는 점은 재차 확인됐다. 지난 4월말 기준 국내 거주자의 달러 예금은 사상 처음으로 500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3~4월 달러화가 큰 폭 하락하면서 업체들이 보유 달러를 매도하지 않고 유보한 결과다.

앞서 달러화 급락을 경험한 기업들 입장에서는 1,180원선 부근 등 높은 레벨에서는 꾸준히 물량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일본 1위 철강회사인 신일철주금이 포스코 주식 150만주(약 3천100억원) 가량을 매도하기로 결정하면서 달러 매수 요인이 불거진 점은 달러화에 지지력을 제공할 전망이다. 신일철주금은 정확한 주식 매도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뉴욕 금융시장에서는 유가 급등으로 위험자산 투자가 강해졌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5.39포인트(1.00%) 상승한 17,710.71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20.05포인트(0.98%) 높은 2,066.66에 끝났다.

미국의 10년 국채금리는 위험투자 심리 회복에 전장 대비 4.6bp 올랐고, 2년 국채금리는 3.2bp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장대비 3.3% 급등한 배럴당 47.72달러를 기록했다.

뉴욕 NDF 시장 달러화는 소폭 하락했다. 달러-원 1개월물은 1,180.5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0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79.70원)보다 0.25원 하락한 셈이다.

이날 달러화는 1,180원선 부근에서 거래를 시작해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완화된 대외 여건을 감안하면 장초반 롱포지션 청산 움직임이 선제적으로 나올 수 있다.

수출업체 네고 물량도 가세한다면 달러화가 1,170원대 중반 수준으로 레벨을 낮출 가능성도 있다.

다만 최근 꾸준히 달러 매수로 대응해온 역외가 이날도 매수 움직임을 이어간다면 달러화가 재차 1,180원선을 테스트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한편 이날 국내에서는 주요 지표 및 일정이 없다. 호주에서는 5월 호주중앙은행(RBA) 회의 의사록이 나온다. 장마감 이후 미국에서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정책금융부 외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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