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경원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6개월 연속 같은 수준으로 유지했다.

ECB는 6일(유럽시간)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레피(Refi)' 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1.00%로 동결했다고 발표했다.

ECB는 작년 11월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취임 이래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25bp씩 인하한 이후 올해 들어선 줄곧 금리를 동결해왔다.

이날 금리 결정은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과 부합하는 결과다.

전문가 대부분은 유로존 경제전망이 어두워진 데다 스페인과 그리스의 재정 문제가 악화했다는 이유로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지만, ECB가 이달만큼은 추가 양적완화 여지만 줄 것이라고 관측했다.

오는 28~29일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정상들이 어떤 부채 해결법을 내놓을지 확인하기 전까지는 ECB가 무리하게 먼저 새로운 조치를 단행하기는 부담일 수 있다. 더구나 역내 금융권에 신용경색 현상도 아직 발생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유로존 경제 성적표를 보면 이 지역의 2분기 경제 전망은 밝지 않다.

유로존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5.1로 거의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존의 4월 실업률은 11.0%로 전월에 이어 사상 최고치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대비 0%로,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는 '기술적인 경기침체'를 가까스로 피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스페인 국채금리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고, 오는 17일 그리스의 2차 총선거까지 예정돼 있어 ECB가 마냥 손을 놓고 있으면 중앙은행의 신뢰도에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심지어 최근 EU 정상회담에서도 ECB의 독립성이 문제가 됐다. 일부 정상들은 ECB가 경기부양책과 은행권의 건전성 회복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ECB에 압박을 주고 있다.

이처럼 경제 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 한국시각으로 이날 밤 9시30분에 예정된 드라기 ECB 총재의 기자회견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드라기 총재는 추가 양적 완화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되, 각 유로존 정부에 경기부양책을 시행하라고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그동안 금리 인하를 비롯한 인위적인 경기 부양책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왔고, 최근에도 그는 위기 탈출을 위한 해법과 관련해 각국 정부의 역할 확대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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