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포탈 사이트 네이버에서 '여의도 맛집'을 치면 유달리 엄청난 수의 게시글을 올린 블로거가 있다.

'유부남 직장인 블로거 작은배려'라고 소개된 이 블로그는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서 부동산ㆍ산업재 업종을 담당하는 이상우 애널리스트다.

20일 현재 기준 게시글은 무려 3천586개. 이중 여의도 관련 글만 845개다.

콘래드호텔에 새로 생긴 커피숍 '10G', 광화문에서 여의도로 진출한 '바스버거'까지 새로 생겼다는 맛집 중 그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사실상 여의도의 모든 괜찮다는 음식점은 거의 다 올라와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여의도뿐만 아니라 마포, 홍대, 강남, 서울 외곽 등 그가 방문한 모든 맛집이 포스팅돼있다. 일본, 중국, 미국, 유럽 등의 지역까지도 말이다.

하루 방문자수는 많게는 3천명, 적게는 2천500명에 이른다.

글은 하루에 1개꼴로 올라온다. 문자를 길게 적지 않더라도 사진이라도 풍성하다. 긴 글 읽기를 귀찮아 하는 네티즌에게는 딱이다.

'금융맨'으로서의 전문성을 살리는 파워블로거들도 있다.

강대권 유경PSG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CIO)은 경제, 정치, 사회 등의 전반적인 시사 문제를 금융인의 시각으로 풀어 낸다.

가장 최근에는 '마이너스 금리와 버니 샌더스'라는 글을 게재했다.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 경선, 그리고 통화ㆍ재정 정책에 대한 소고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추이와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지수와 상관 관계, 통화량과 물가, 생산량 이론 등이 하나의 글에 깨알같이 적혀있다.

컨텐츠가 대중적이진 않다보니 방문자 수가 엄청나게 많지는 않다.

하지만, 깊이 있는 글 하나하나로 이 블로그는 금융투자업계 종사자 중심의 단골 방문자들을 확보했다.

한 자산운용사 직원은 "강대권 CIO의 글을 보면 하나의 이슈를 다각적으로 접근해서 볼 수 있게 된다"며 "자주 글이 올라오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씩 들러 보면 다양한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어 즐겨찾기에 추가했다"고 귀띔했다.

강 CIO와 비슷한 부류의 증권맨 블로거가 또 있다.

교보악사자산운용 헤지펀드팀의 이효석 매니저는 '매니지스트(Managyst)가 보는 세상'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한다.

그는 "매니지스트는 운용과 분석을 동시에 한다는 의미다"며 "운용하며 분석한 내용들을 쉬운 표현으로 전달하겠다"고 블로그를 소개했다.

주간전망, 운용 지식 등을 정리한 블로그인데, 방문자 수도 보통 파워블로거 못지 않다.

일 평균 400명 이상, 누적 방문자수는 90만명이 넘는다.

네티즌 입장에서는 매우 고마운 블로그들이지만, 주변 사람들, 특히 회사 상사들은 이렇게 잔소리한다.

"운용할 시간에 뭐하니." (산업증권부 김경림 기자)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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