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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사례에서 본 자사주의 강력한 힘
    곽세연 기자  |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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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6.05.23  08: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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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 돈으로 오너 경영권 방어…기계적 매도 물량 후폭풍도



    (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뒤 소각과 추가 매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주주환원 정책 가운데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과 함께 소각에 나서 주가 부양과 지배력 강화를 동시에 달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자사주가 지주회사 전환과 후계 구도 등의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어 앞으로 자사주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작년 말 11조3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자사주 매입 계획에 소각이 포함돼 더 이목을 끌었다. 국내 증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자 소각이다.

    이미 7조4천억원 규모의 자사주가 매입 후 소각됐으며, 올해 4월, 자사주 추가 매입 계획이 발표돼 실행되고 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주주환원 정책으로서 의미와 이재용 부회장의 영향력 강화라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며 "삼성전자 잉여현금을 배당에 사용하기보다 자사주 매입에 사용, 주가 부양과 함께 소각 시 지분율이 높아지는 점을 이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아진다. 통상 자사주는 일반 주주 주식을 대상으로 하고 대주주 지분은 매입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자사주를 매입 후 소각할 경우 오너의 지분율은 높아진다. 자사주 소각은 주가 상승을 동반해 오너가 보유한 지분 가치 역시 올라간다. 주주환원에 적극적이라는 시장의 호평은 덤이다.

    자사주가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은 지주회사 전환 시점이다.

    지배기업은 자회사의 지분과 함께 자신의 자사주를 분할해 지주회사를 만들 경우 사업회사 지분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자사주의 의결권이 회복된다.

    실제 유안타증권이 대주주 지분율이 10%, 자사주를 20% 보유한 사업회사가 자사주 지분을 분리하여 지주회사를 설립할 경우를 추정해보니, 대주주의 사업회사 지배력은 최초 10%에서 20%로 확대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2013년 이후 17개 종목이 지주회사 분할을 결정햇다. 17개 가운데는 중소형사들이 많다.

    또 자사주는 회사의 돈으로 오너의 경영권을 방어하는 수단이어서 지주회사 전환, 상속을 준비하는 기업일수록 자사주 매입에 관심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사주는 경영에 관한 중요한 결정에 있어 캐스팅 보트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는데, 지난 8월,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에서 이 역할을 했던 게 삼성물산의 자사주였다. 합병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자 삼성물산은 보유중이던 자사주를 KCC에 매각, 의결권을 되살렸고, 동시에 우호지분을 크게 늘릴 수 있었다.

    김 연구원은 "경영권 승계에 나서야 하는 국내 재벌 3,4세는 급여와 배당으로 현금을 확보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상속, 증여세를 내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며 "따라서 이들은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자신의 지분율이 높은 비상장 계열사를 통해 돈벌이에 나서고 있으며, 지주회사 전환과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지배구조상 상위 계열사의 지분을 확보하고자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너지분이 낮고,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보유한 기업 가운데 지주회사 전환의 가능성이 있는 종목은 자사주 매입을, 자사주 보유 필요성이 낮은 종목은 배당 대신 자사주를 소각함으로써 대주주 지분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따른 후폭풍도 있다.

    삼성전자가 1분기에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실시한 뒤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17.89%, 자사주 지분율이 13.49%. 이 둘의 합계는 31.38%로 늘어났다.

    한국거래소는 코스피200 정기 변경 종목 발표와 함께 각 종목의 유동비율도 변경 발표하는데, 유동비율은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자사주, 우리사주, 공적자금 소유집단 등의 고정 비율을 제외하고 시장에서 직접 거래되는 비율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75%를 적용받고 있는데, 대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으로 70%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70%로 하락하면 코스피200 내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20.83%에서 19.71%로 1.11%포인트 하락하게 된다. 이 비율이 하락하는 만큼 기계적인 매도 수요가 발생하게 된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매도 규모는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자금의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며 30조로 봤을 때 약 3천344억 가량, 60조원으로 보면 6천688억원의 매도 슈요가 발생한다는 의미인데, 다만 이 정도 규모는 삼성전자 일간 거래대금인 2천억원의 1.5~3배에 불과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정기변경 발표 시점이 중요한데, 극단적인 경우 오는 31일 장 종료 이후 발표되면, 실제 거래 가능한 기간 영업일수로 6일에 불과해 정기변경과 유동비율 발표 시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ykw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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