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3일 서울채권시장은 박스권 장세가 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뚜렷한 거래 모멘텀이 없어 단타 매매세력의 수급을 살피며 기간별 수익률 곡선(커브)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인포맥스의 투자자별 국채선물 동향을 보면 외국인은 3년 만기 국채선물(KTB)을 4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하고 있다. 이 기간에 순매도한 규모가 3만2천104계약에 달한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매파적으로 해석되자 급격히 매수 포지션을 줄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고 3년물 금리도 1.4%대 후반으로 후퇴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외국인은 10년 만기 국채선물(LKTB)을 461계약 순매수했다.

지난 거래일에는 오후 들어 급격히 매수세를 늘리기도 했다. 지난주 외국인이 사들인 현물채권을 봐도 상위 종목에 국고 10년 비지표물 11-3호와 국고 5년 비지표물 13-1호 등이 올라왔다. 외국인의 중장기물에 대한 관심이 단기물보다 낫다고 평가할 수 있다.

외국인이 중장기물에 좀 더 관심을 보이는 이유로는 성장률 둔화를 추정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2.8%로 예상했지만,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7%로 더 낮게 봤다. 외국 투자은행(IB)에서는 2%대 중반에 밑도는 숫자도 가끔 나온다.

달러-원 환율과 채권 금리가 박스권 상단에 왔다고 외국인이 인식했을 수도 있다. 단타성 매매로 장기 국채선물을 사며 기회를 노리는 패턴이다. 단기물의 금리 하락 여지가 제한되는 만큼 변칙적인 방법을 활용하는 셈이다.

이날 채권시장은 단타 매매세력의 동향에 따라 금리 수준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처럼 영향력 있는 참가자들이 특정 구간을 선호하는 모습이 나오는지 등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 모멘텀이 뚜렷하지 않아 박스권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중 진행되는 장기물 입찰 결과에 따라 커브가 다소 변할 수 있다. 실수요가 대거 출현하면 장단기 스프레드의 하단을 탐색할 것이다. 현재 국고 10년물과 3년물의 금리차는 33.2bp로 한 주간 0.6bp 벌어졌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오전 10시40분부터 국고 20년물을 입찰에 부친다. 한은은 오전과 오후에 걸쳐 통화안정증권 1년물과 91일물 입찰을 진행한다.

◇ 美 금리 강보합권…환율 하락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별 추이(화면번호 6540)를 보면 20일(현지시간)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전일보다 0.76bp 하락한 1.8428%를 기록했다. 2년물과 30년물 역시 각각 0.35bp, 1.0bp 내렸다. 6월 금리인상 우려 속에 움직임이 제한됐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86.5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8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90.20원)보다 4.55원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5.54포인트(0.38%) 상승한 17,500.94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이날 만기인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배럴당 41센트(0.9%) 하락한 47.75달러를 나타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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