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수주산업 회계투명성 제고방안이 처음으로 적용된 감사보고서가 공시되자, 증권업계가 바빠졌다. 대규모 손실을 예측했던 회계상 미청구공사를 해석하기 위해, 증권사들이 저마다의 분석툴을 제시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현대증권은 25일 '해외손익 불확실성' 보고서에서 ▲계약 공사기간이 임박한 현장 중 도급액 대비 잔존 매출채권(미청구공사+미수금) 비중이 높은 사업 ▲완성공사액 대비 매출채권이 높은 현장 등이 향후 손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열매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자에 해당하는 사업은 공기지연 리스크가 있고, 추가 원가 발생 가능성이 크다"며 "공기가 늘어나는 만큼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시점도 지연된다"고 설명했다.

김 애널은 "중남미와 중앙아시아(CIS) 국가, 이라크 등에서 진행률은 높지 않지만 완성공사액 대비 매출채권 비중이 큰 사업장들이 존재한다"며 "대부분 발주처 사정에 공사비 지급이 지연되고 있고, 향후 운전자본 부담으로 매출인식이 늦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KTB투자증권도 인식한 매출액 대비 미청구공사 비중이 크고, 공사잔액이 얼마 남지 않은 프로젝트에 주목했다.

특히 미청구공사가 개별 사업장 도급금액의 5% 이상인 곳에 대해서는 손실 가능성을 분기별로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KTB투자증권은 2·4분기에 GS건설의 사우디 라빅2와 PP12, 쿠웨이트 LPG탱크 등에서 추가 손실이 생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동부증권은 공사진행률이 20% 이상이고, 미청구공사액과 미수금 총액이 기매출액의 30%가 넘는 현장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건설(연결기준)은 두 곳이 해당했다.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과 투르크메니스탄 에탄 크랙커 현장이다. 대우건설은 알 포우 항만공사, 알제리 오일프로젝트, 모로코 사피 등 세 곳, 삼성엔지니어링은 티미몬 가스전과 주바이르 유전개발 등이 모니터링 대상이었다. GS건설은 도하 링크 한 곳이었다.

NH투자증권은 손실반영 전례가 있거나 저가수주로 추정되는 프로젝트에 있는 미청구공사를 집계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6천89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대우건설 5천373억원, GS건설 3천143억원 등이었다.

미청구공사로 추가 손실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애널은 "원가투입이 끝난 현장에서 발주처에 추가 원가 보상을 요구하는 경우, 클레임(이의제기) 타결 전까지는 계약고 내 정상 미수금도 미청구공사로 인식된다"며 "마무리 현장의 미청구공사 대부분이 손실 가능성이 높다는 추정은 오류"라고 지적했다.

이 애널은 "미청구공사를 단순 금액으로 비교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고, 비율과 추이(트렌드)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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