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기자 = 자산운용사의 트레이더 제도가 도입된 이후 채권 매니저,브로커(중개인) 모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매니저는 실시간 시장 대응에 고충을, 브로커는 트레이더라는 새로운 갑이 생긴 부담을, 트레이더는 회사의 홀대에 어려움을 털어놨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산운용사의 트레이더 제도는 지난 2004년 4월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에 의해 자산운용사의 효율적인 자산 배분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자산운용사 매니저와 브로커 간의 부정거래를 막고자 트레이더라는 중간 역할을 도입한 측면도 있는데 정작 당사자들은 불편함을 호소했다.

◇ 브로커, 매니저 위에 트레이더…새로운 '갑'

채권 브로커들은 매니저와 더불어 트레이더까지 상대해야 하는 부담이 늘어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자산운용사 트레이더가 평균적으로 3~5명의 매니저의 주문을 받아 브로커에게 주문을 내면서 새로운 갑의 위치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A 증권사 브로커는 "과거 매니저 5~10명이 하던 일을 트레이더 2~3명이 하다 보니 트레이더의 힘이 예전 매니저에 비해 3배 이상이 됐다"며 "모든 거래가 트레이더에게 집중되니 트레이더가 갑 중의 갑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트레이더의 책임에 비해 권한이 큰 것 같다"고 덧붙였다.

B 자금중개사 브로커는 "모든 자산운용사 트레이더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트레이더가 갑의 위치에서 다소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이 때문에 일부 브로커 하우스에서는 트레이더와 친한 브로커를 고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 자산운용사 입장서도 불편…시장 즉각 대응 곤란

자산운용사 소속인 매니저와 트레이더 또한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C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거래를 하다 보면 좋은 호가가 보여도 트레이더에게 주문하는 과정에서 이미 계약이 체결된 적이 많다"며 "트레이더 주문이라는 중간 과정이 생기면서 유연한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자산운용사 트레이더 또한 단순 주문업무만 여러 매니저에게서 처리하다 보니 고충이 있다고 털어놨다.

D 자산운용사 트레이더는 "자산운용사마다 다르지만, 트레이더에서 매니저로는 잘 올려주지 않기 때문에 일부 운용사는 남자보다는 여성직원만 뽑으려 하는 일도 생기고 있다"며 "자산운용사에서 트레이더를 키우는데 인색하기 때문에 일에 대한 동기부여도 크게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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