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유로존 붕괴 가능성, 북한 리스크와 더불어 이란 제재안 통과가 서울 외환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란 중앙은행의 금융 거래를 강력히 제재하는 국방 수권법을 공식 발효시킴으로써 미국과 이란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2일 이란 제재법안이 글로벌 불확실성을 키우고 유가 상승을 유발하면 달러화가 1,170원대까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란은 이날 핵연료봉 생산에 성공했다고 밝힌 데 이어 호르무즈해협에 미사일시험 발사를 강행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이란간 마찰로 국내 원유 수입에 차질이 생길 경우 정유업체들의 저점 결제 수요가 대거 집중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은행 한 외환딜러는 "장초반 연말 이월네고 물량이 소화되고 나면 유가 상승 문제가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며 "12월 대비 10.00~20.00원 정도 달러화가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B은행의 다른 외환딜러도 "지난해 연말 수출업체 네고물량으로 레벨이 낮아졌으나 연초에 정유사 중심의 결제 수요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란 제재로 인한 유가 상승은 서울환시에서 연초 달러 강세 재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 중앙은행 제재안은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치게 된다. 올 상반기 정유사 입장에서는 원유 도입선이 축소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는 형편이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원 박사는 "정유업체들이 단기적으로 수입을 확대하면서 조기 결제하는 데 따른 영향은 추세적으로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미국과 이란 간 마찰로 유가 상승에 따른 글로벌 불안 요인이 커질 경우 국내 자금 흐름과 포지션 거래 등도 불안해질 수 있어 달러화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초 유럽 채무위기 대책 마련과 함께 물가 상승에 대한 정책 당국 스탠스 역시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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