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유럽의 향후 경기 부양책 기대감 등이 최근의 안전자산 선호 흐름을 뒤바꿀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정책 공조가 최근 안전자산으로 급격하게 쏠린 자금 흐름을 위험자산으로 분산시킬 수 있다는 게 채권전문가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7일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이같은 대외환경 속에 국내 금리도 반등 모멘텀을 찾기 위한 시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여전한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 속에 금리가 급격히 반등하기는 어렵지만, 향후 그리스 총선 등을 계기로 채권시장의 약세 분위기가 빠르게 확장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국채선물 월물 교체를 맞아 외국인의 포지션 조정 가능성도 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지목됐다.

A증권사의 한 딜러는 "글로벌 정책 당국들이 구두로만 경기 부양책을 언급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럴 경우 더욱 큰 대가를 치뤄야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독일 당국도 결국 자국의 손실을 막기 위해 유로존 국가들과 합의를 볼 것"이라며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흐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현재 기준금리와 근접한 채권금리는 여전히 매도 레벨로 봐야 한다"며 "채권 매도세가 당장 가시화되지 않겠지만, 그리스 총선 이후 유로존 정책과 미국의 오퍼레이션트위스트 연장과 같은 조치들이 나올 경우 시장의 분위기도 급격히 뒤바뀔 수 있다"고 추론했다.

B은행권 딜러는 "글로벌 국채금리가 역사적 최저치로 내려앉은 것은 결국 글로벌 유동성이 여전히 많다는 의미"라며 "다만 대내외적으로 현재 수익률에 만족하는 기관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며칠 사이 국내 주가와 금리의 반등 압력이 강했던 것도, 위험자산 선호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뜻"이라며 "지속적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시기를 탐색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C증권사 딜러는 "글로벌 경기 부양책 기대감과 함께 전고점 수준으로 누적 순매수 물량을 쌓아올린 외국인의 국채선물 포지션도 주목해야 한다"며 "9월물 월물 교체를 전후로 이들이 대규모로 포지션을 정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홍정혜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중앙은행의 단기유동성 공급은 자신들이 무엇인가 하겠다는 시그널을 제시하는 동시에 각 국가들을 압박하는 강수였다"며 "유로존 정치적 의사결정을 앞두고 모럴 해저드를 막겠다는 의사표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감소한 데 따라 외국인의 국채선물 누적 순매수의 조정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며 "대규모 스페인 국채발행을 앞두고 어제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단기금리가 각각 15bp와 17bp 하락한 것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크게 해소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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