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기자 = 건설주가 증권시장 투자자들의 '투자 선호도가 급격히 낮아질(de-rating)' 위기를 맞고 있다. 역사적으로 적용받아온 코스피 대비 20% 수준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뿐 아니라 탈출구로 여겨지던 해외 사업의 수익성마저 떨어지면서 업종 전체가 코스피 수준의 주가를 넘어설 동력을 잃고 있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010년 이후 해외수주 기대감으로 1.2~1.3배까지 올랐던 건설업종의 코스피 대비 상대주가수익배율(P/E)이 최근 다시 1배 수준으로 내렸다.

건설업종의 상대 주가수익배율은 2003년 이전 0.5배에 불과했으나 주택경기 활황으로 2007년 1.7배까지 급등했으며 이후 분양가 상한제와 리먼발 국제금융위기로 2009년 한때 0.7배로 떨어진 바 있다.

최근 건설업종의 추락은 국내외 모두에서 모멘텀을 잃은 탓으로 분석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택부문은 2008년 대비 분양가가 30% 이상 하락해, 건설사의 주택사업 매출총이익률이 채 10%가 되지 않고 있다.

해외부문도 2009년 이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저가로 수주한 부메랑이 돌아오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과거 20%를 넘던 해외사업 마진율은 현재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같은 건설업종에 대한 인식은 증권업계뿐 아니라 크레디트시장에서도 같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대형 건설사 5개를 살펴본 결과 2009년 이후 신규 수주한 해외공사의 원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정에 따른 발주지연 등 위기상황에서 심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결국, 최근의 나빠진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건설업종에 대해 코스피대비 프리미엄을 적용할 수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부문이 이미 저성장 저마진 국면으로 진입했고, 해외도 성장보다 성숙 국면으로 판단한다"며 "따라서 건설업종이 과거 코스피대비 프리미엄을 받아온 밸류에이션은 향후 코스피 수준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5월에 한차례 내린 데 이어 이달에도 건설사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조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엔지니어링의 목표가를 주당 24만5천원으로 이전보다 6.5% 내렸으며 투자의견은 유일하게 '매수'로 제시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각화 역량이 가장 뛰어나다는 점이 감안돼, '매수'의견을 받았다.

나머지 종목은 투자의견이 모두 '보유(Hold)'이며 목표가는 삼성물산이 7만8천원(조정율 -7.1%), 현대건설은 7만7천원(-7.2%), GS건설은 9만2천원(-8%), 대림산업은 11만3천원(-11%), 현대산업개발은 2만6천원(-3.7%)으로 각각 조정됐다.

<건설업종의 역사적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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