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지난해 3월 관피아 방지법 이후 우리은행 출신들이 금융권 주요 요직에 대거 등용되고 있다.

30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내달 3일 임기 만료되는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 후임에는 황록 전 우리파이낸셜 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사장과 김덕수 전 국민카드 사장으로 압축된 상황에서 카드사와 캐피탈 사장들의 표심이 황 전 사장에게 몰려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신협회장은 7개 전업계 카드사장들과 7개 캐피탈사장이 무기명 투표로 단독후보를 선정하는데, 이번 선거에 1개 캐피탈사가 불참을 통보함에 따라 13개사 최고경영자(CEO)들만 참석할 예정이다.

금융업계 고위관계자는 "여신협회장은 이미 어느정도 내정된 상태에서 공모가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부 카드사 사장들이 (황 전 사장과) 동문이거나 연고가 같아 표를 던져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황 전 사장은 경상북도 상주 출신으로 경북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우리은행 부행장, 우리금융 미래전략본부장, 우리금융연구소장 등을 거쳐 우리파이낸셜 사장을 역임했다.

황 전 사장이 여신협회장에 될 경우 모든 금융협회장이 민간 출신으로 채워지게 된다.

앞서 작년 말 수장이 바뀐 저축은행중앙회장도 우리은행 출신인 이순우 회장이다.

이순우 회장은 1977년 우리은행의 합병 전신인 상업은행에 입행해 2011년 우리은행장에 취임했다. 2013년에는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해 행장직과 겸임하기도 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도 우리은행 출신이다.

황 회장은 삼성투신과 삼성증권 사장을 거쳐 2004년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2008년 KB금융지주 회장을 지내고 작년 금투협회장에 올랐다.

이종휘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도 '우리은행맨' 중 한 명이다. 이 이사장은 지난 2008년부터 2011년 3월까지 우리은행장을 지냈다. 조용흥 한국이지로 대표 역시 우리은행 경영기획본부장, 미국법인인 우리아메리카 법인장을 거쳐 우리은행 부행장까지 지냈다.

우리은행은 공적자금이 투입돼 일종이 공기업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이미 검증을 받은 인물들이 많다. 또 다른 민간 금융회사 출신임원보다 정치적 인맥이 탄탄하다는 점도 어느정도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이후 민간출신 등용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정부와 의견 조율이 필요한 자리에는 모두 우리은행 출신이 등용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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