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STX조선해양의 선물환 언와인딩에 따른 달러 매수와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매파적 발언으로 1,190원대로 급등했다.

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 거래일보다 12.50원 급등한 1,191.8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옐런 의장은 지난 27일(미국시간)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와의 "향후 몇 개월 안에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발언해 달러 강세를 되살렸다.

수급상으로는 STX조선의 법정관리 돌입으로 산업은행이 보유 중인 선물환 매도 계약의 청산을 이날 진행한 점이 달러화 상승을 이끌었다.

산은은 이날 장중 시장평균환율(MAR) 부근에서 10억달러 내외의 달러를 사들이며 선물환 언와인딩을 단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STX조선은 지난 1분기 말 기준으로 13억달러 가량 선물환 매도 물량을 보유했다. 관련 물량 대부분이 이날 처리된 셈이다.

뉴욕과 런던 금융시장 휴장으로 달러 강세에도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 매수가 적극적이지 않았지만, 언와인딩 물량이 집중되면서 달러화는 장중 내내 상승 압력을 받았다.

달러화가 1,190원대로 재차 상승한 데다 월말을 맞아 네고 물량도 적극 유입됐지만, 언와인딩 물량 부담을 이겨내지는 못했다.

달러화가 1,190원선도 넘어서자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추정 달러 매도 물량도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31일 전망

딜러들은 달러화가 1,187원에서 1,195원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달러 강세 부담에도 이날 런던과 뉴욕 금융시장이 휴장인 점을 감안할 때 달러화의 변동성이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STX조선의 선물환 언와인딩은 종료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이벤트 종료에 따른 달러 매수의 되돌림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금리 인상이 최근에는 위험자산 투자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해석되는 점도 달러화 상승 압력을 완화할 요인이다.

A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이날 STX조선 선물환 언와인딩 등 이벤트성 수요로 달러화가 올랐지만, 역외의 움직임은 조용했다"며 "이벤트성 물량이 해소된 만큼 달러화가 반락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금리 인상을 위험자산 투자 측면에서 접근하는 세력도 늘어나고 있다"며 "달러화 1,190원대에서는 고점 인식이 지속할 수 있다"고 봤다.

B시중은행의 한 딜러도 "휴일 영향도 있겠지만, 역외 움직임이 제한적인 등 달러화가 1,200원선을 상향 돌파하려면 추가 재료가 필요해 보인다"며 "10억달러 가량 실수급에도 이날 장중 달러화의 움직임이 제한적이었다는 것은 그만큼 상단 저항이 강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했다.

C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이벤트성 수급이 해소됐지만, 달러 강세 흐름은 지속하고 있다"며 "달러화가 1,190원대로 반복적으로 반등하고 있어서 롱심리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장중 동향

달러화는 역외 환율 상승을 반영해 전 거래일보다 8.30원 오른 1,187.30원에 출발했다.

달러화는 장 초반부터 STX조선 선물환 언와인딩에 따른 달러 매수 물량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차츰 상승폭을 확대했다.

역외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 매수 움직임이 제한적이었지만, 관련 수요가 10억달러 가량 장중 내내 유입되면서 달러화는 꾸준한 상승 압력을 받았다.

달러화의 장중 급등 현상은 없었지만, 언와인딩 수요로 꾸준히 상승해 1,190원대 초반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이날 달러화는 1,186.90원에 저점을 1,192.50원에 고점을 기록했다. 시장평균환율은 1,190.6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85억9천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10% 하락한 1,967.13포인트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천21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에서는 7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11.27엔을,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070.90원을 나타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105달러에 거래됐다.

원-위안 환율은 전일 대비 1.29원 상승한 1위안당 180.96원에 장을 마쳤다. 원-위안은 장중 181.00원에 고점을, 180.45원에 저점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129억6천700만위안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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