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미 특파원 =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유로존 재정위기 등 때문에 심각한 위험에 직면했다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7일(워싱턴시간) 미 의회 합동경제위원회 증언을 앞두고 배포한 자료에서 이같이 말하고 미국 경제가 올해 계속해서 완만한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버냉키 의장은 그러나 취약한 주택시장과 유럽 금융시스템 건전성에 대한 우려 등 경기 회복세를 저해하는 요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의 위기는 미국의 수출을 저해하고 기업과 소비심리에 부담을 줬으며 금융시장과 기관을 압박하는 방향으로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미국 은행들이 몇년 전보다 건전해짐에 따라 유럽의 불안으로부터 일부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지만 "그럼에도 유럽의 상황은 미국의 금융시스템과 경제에 심각한 위험 요인이며 반드시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Fed가 금융시장의 긴장 수위가 높아졌을 때 미국의 금융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또 유럽 위기와 미국의 재정을 둘러싼 불확실성, 높은 실업률 등 경제 전망에 드리운 위험요인을 고려해 Fed가 계속해서 통화 완화정책을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버냉키 의장은 최근 고용지표가 부진하게 나온 것은 지난겨울 기온이 이례적으로 따뜻해 고용이 앞당겨진 것에 일부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또 경기 침체 때 인원을 줄였던 고용주들이 작년 말과 올해 초에 일부 고용을 재개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버냉키 의장은 "만약 그렇다고 최근 몇달 사이에 고용이 둔화한 것은 이런 식의 고용이 거의 완료됐다는 의미일 수 있으며 이 때문에 경기 활동이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려면 고용시장 여건이 더 크게 개선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버냉키 의장은 미 의회에 연방 예산을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올해 말 세금감면안 혜택 종료와 내년 초 지출 감축이 경기에 미칠 파장에 대해 경고하며 재정 정책은 중장기적으로 경기 강화를 위해 쓰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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