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미 특파원 = 중국이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깜짝 금리 인하를 단행함에 따라 중국 경제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둔화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7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8일부터 기준금리인 1년만기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2008년 12월 이후 3년 반만이다.

인민은행은 또 금융기관의 예금금리 적용 상한을 기준금리의 1.1배, 대출금리의 하한을 0.8배로 정했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계속해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대신 지급준비율(RRR)을 인하해 대출을 더 늘리도록 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그러나 중국이 오는 9일 경제지표 발표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전문가들은 지난 5월 산업생산 지표는 더 악화하고 인플레이션은 완화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HSBC의 도나 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금리 인하 시기는 두 가지를 시사한다. 인플레이션이 이미 3% 아래로 떨어졌거나 성장률이 정책담당자들의 당초 예상보다 훨씬 가파르게 둔화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중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는 6개월 만에 하락했으며 HSBC가 집계하는 PMI는 48.4로 4월의 49.3보다 하락해 7개월 연속 업황 위축을 의미하는 50을 밑돌았다.

궉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금리 인하에는 눈에 보이는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 대비 은행들에 허용된 대출금리의 할인율이 두 배가 늘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은행의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를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궉 이코노미스트는 "기준금리 대비 은행들에 기존에 허용된 대출금리 할인율이 10%에서 20%로 늘었다. 이는 공식적인 대출금리의 하한이 사실상 25bp에 그치지 않고 63bp가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BBH)은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이 8.1%로 3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면서 정책 담당자들이 중국 경제를 '러프 패치'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더 많은 조치를 들고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BBH는 "중국의 경기 둔화가 심각해졌기 때문에 더 공격적인 완화 기조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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