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업계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는 한국자산신탁이 부동산개발업계의 총아로 떠오르고 있다. 수요자 중심의 개발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할 것이라는 기대와 관심이 한국자산신탁에 쏠리고 있다.

김규철 한국자산신탁 대표이사는 3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10년부터 작년까지 신탁업계의 신규 신탁수수료 약정액은 연평균 34%씩 성장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와 저축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과정 등을 거치면서 보다 안정적인 개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 사례처럼 앞으로 자본력과 신용력을 갖춘 부동산신탁회사나 디벨로퍼 회사들이 부동산개발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이 중요한 미래 일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전국에서 추진중인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 최대 20조원의 먹거리가 있다고 본다"며 "입주민들 입장에서는 사업기간을 최소 1년이상 단축할 수 있어, 상호 윈윈(win win)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규철 대표는 한신경제연구소와 광은창업투자, NH투자증권 등을 거친 금융전문가다. 한국주택저당채권유동화㈜에서 일하며 부동산금융을 접했고, 엠디엠(MDM) 부사장 등을 역임한 뒤 지난 2012년 한국자산신탁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김규철 한국자산신탁 대표이사 사장>

-- 부동산 신탁업이 생소하다.

▲적금을 들거나 펀드에 가입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부동산을 가진 개인이나 기업이 개발이나 관리, 담보 보관 등의 목적으로 부동산을 신탁회사에 맡기면 은행이나 자산운용사처럼 수수료를 받고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부동산 명의는 위탁자에서 부동산신탁사로 이전되지만, 신탁재산은 관련 법령에 따라 독립적으로 운용된다. 분양하거나 임대운용, 처분 등으로 발생하는 이익은 모두 투자자 몫이다. 위탁자(시행사) 입장에서는 토지비와 사업비의 안정적인 조달이 가능해지고, 건설사는 공사비를 제때 받게 된다. 부동산개발에서 신용을 보강해주고, 자금을 지원하는 게 핵심 기능이다.

--부동산 신탁업계가 크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작년까지 신탁업계의 신규 신탁수수료 약정액은 연평균 34%씩 성장했다. 과거에 비해 부동산신탁에 대한 이해가 넓어졌고, 글로벌 금융위기와 저축은행 PF 부실화 과정 등을 거치면서 보다 안정적인 개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동안 부동산신탁회사도 이익을 축적해, 안정적으로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자본력과 재무구조를 갖췄다. 작년말 한국자산신탁, 한국토지신탁, KB부동산신탁은 자기자본이 2천억원을 넘어섰다.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의 사례처럼 앞으로 자본력과 신용력을 갖춘 부동산신탁회사나 디벨로퍼 회사들이 부동산개발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할 것이다.

--법 개정으로 신탁사가 재건축 등에 단독 시행사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시장 규모를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전국에서 추진중인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이 약 2천개, 사업장마다 분양매출액을 2천억원이라고 가정하면 신탁사 입장에서는 최대 20조원의 먹거리가 있다고 본다. 재건축 등에 일정 시간이 소요되고 모두 신탁방식으로 이용하지는 않겠지만, 상당히 중요한 변화다. 입주민들 입장에서는 사업기간을 최소 1년이상 단축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업기간 단축과 투명성은 사업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상호 윈윈할 수 있다.

--상장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나.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했고, 7월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뛰고 있다. 오는 23~24일 수요예측 등의 일정으로 진행한다. 수요예측에 앞서서 이달 13일부터는 국내 기관을 대상으로 IR 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증권사 건설 애널리스트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많은 국내 기관들도 방문했고, 해외 기관들도 탐방하고 갔거나 컨퍼런스 콜을 요청하고 있다.

--종합 부동산금융그룹이라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다. 일본의 미쓰비시부동산, 미쓰이부동산과 유사하다. 먼저 문주현 회장이 주도하는 디벨로퍼 MDM과 엠디엠플러스(MDM+)가 있다. 여신을 담당하는 한국자산캐피탈을 비롯해 한국자산에셋운용도 근래 설립을 완료했다. 대규모 개발사업 의뢰가 들어왔다고 치자. 사업 분석에 독보적인 역량을 가진 MDM이 사업성을 보고, 캐피탈과 자산운용에서 자금을 조달한다. 한국자산신탁은 각종 부동산·법률·조세 등의 전문적인 지식으로 사업을 수행한다. 그런데 신탁회사는 사업이 끝날때까지 수익을 선지급하지는 못한다. 이때 캐피탈에서 신탁수익권을 담보로 일부 자금을 대출해 줄 수도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수익권을 유동화하게 되고, 이 자금으로 다른 사업을 위한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다. 다시 우리 고객이 되는 선순환 구조라는 뜻이다. 수수료 베이스인기 때문에 준공시점에 분양률이 극도로 낮지 않다면 신탁회사가 손해를 볼 가능성은 없다.

--부동산신탁업의 특징이라면.

▲신탁업도 부동산의 증권화가 많다. 작은 금융을 가지고도 큰 부동산을 소유할 수 있다. 리츠를 만들어 상장하거나, 시행 이익을 유동화시킬 수 있다. 금융이나 부동산이나 사용하는 용어가 다를 뿐 그 기본 구조와 접근 방법은 동일하다. 책상 앞에서만 할 수 있는게 아니다. 발품을 팔아야 한다. 부동산신탁은 실물자산인 부동산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것이 주 업무다. 기본적인 전문성 이외에도 현장, 즉 실물자산에 대한 학습이 필수적이다. 부동산신탁은 더 긴장해야 되고, 끊임없이 문제해결을 해 나가야 하는 업종인 것 같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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