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3일(미국시간) 미국 국채가격은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가 크게 부진하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여름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크게 위축돼 가파르게 올랐다.

달러화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여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급감하면서 가파르게 떨어졌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고용지표 실망 여파로 하락했다.

뉴욕유가는 미국 원유 채굴장비 수 증가에 내렸다.

이날 경제 지표는 부진하게 나오면서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을 뒤흔들었다.

지난 5월 미국의 고용이 극적인 둔화세를 나타냈지만 실업률은 일자리 찾기를 포기한 노동자들의 증가로 하락했다.

미 노동부는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3만8천 명(계절 조정치) 증가해 2010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15만5천 명 증가를 하회한 것이다.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 파업으로 통신업계 고용이 전월 대비 3만7천200명 감소하는 등 정보기술업계의 전체 고용이 9만6천 명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또 버라이즌의 파업 등 일시적 재료와 별도로 올해 고용시장의 성장 속도가 지난해 대비 둔화하는 모습을 지속했다.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월간 평균 고용 증가는 19만2천 명을 기록해 2015년 평균인 22만9천 명을 밑돌았다.

지난 4월과 3월 고용은 총 5만9천 명 하향 조정됐다. 4월 고용은 16만 명 증가에서 12만3천 명 증가로, 3월 고용 역시 20만8천 명에서 18만6천 명 증가로 각각 수정됐다.

5월 실업률은 전월의 5.0%에서 4.7%로 하락해 2007년 12월 경기 침체 시작 이전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5.0%로 전망했다.

5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5센트(0.2%) 상승한 25.59달러를 나타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5% 상승해 지난 7월의 경기 확장기의 평균인 2.1% 상승을 웃돌았다.

미국의 지난 5월 서비스업(비제조업) 활동이 확장세를 나타냈으나 예상치를 밑돌았다. 공급관리협회(ISM)는 5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의 55.7에서 52.9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55.5를 하회한 것이며 2014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낸 것이다.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지난 4월 미국의 공장재수주실적이 운송장비 수요 호조에 힘입어 예상치에 부합하는 증가세를 보였다. 미 상무부는 4월 공장재수주실적이 1.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2.0% 증가에 거의 부합한 것이다.

지난 4월 미국의 무역적자가 증가했으나 예상치를 하회했다.

미 상무부는 4월 무역적자가 전월 대비 5.3% 증가한 374억4천만 달러(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410억 달러를 하회한 것이다.

고용 발표 후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6월 인상 가능성을 6%, 7월은 33% 반영했다. 이는 전일의 21%와 60%에 급락한 수준이다.

이날 연설에 나선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5월 고용지표가 고용시장 둔화를 시사한다며 기준금리 인상을 좀 더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혼조적인 경제 지표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을 위한 국민투표와 같은 해외 위험들을 고려하면 연준은 경제가 충분히 강하다는 자신감을 더 얻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1.50포인트(0.18%) 하락한 17,807.0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13포인트(0.29%) 떨어진 2,099.13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8.84포인트(0.58%) 낮은 4,942.52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내내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고용지표가 약한 모습을 보이며 기준금리 인상 기대를 완화한 것이 금융주를 중심으로 지수를 끌어내린 요인이 됐다.

기준금리 인상 전망 약화는 은행들의 이자 수익증가 기회가 지연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금융주에 악재가 된다.

통상 금리 인상 시기 지연은 위험자산인 증시에는 긍정적인 재료지만 이날 증시는 고용지표 약화에 따른 경제 둔화 가능성과 금융회사 실적 타격에 더욱 주목하며 내림세를 보였다.

종별로는 금융업종이 1.3%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에너지업종과 헬스케어업종, 기술업종 등이 내림세를 보였고 통신업종과 소재업종, 유틸리티업종은 상승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주가는 각각 2.2%와 1.7% 떨어졌다.

최근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비롯해 연준 위원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발표되는 고용지표에 주목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의 고용시장에 대한 평가를 엿보기 위해 오는 6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필라델피아 연설도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가 시장 참가자들에게 큰 충격을 줄 정도로 부진한 모습이었다며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17% 내린 13.47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30/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전일보다 10.4bp 내린 연 1.707%에서 거래됐다. 이날 하루 낙폭은 4개월 만에 최대다. 한 주간 수익률은 14.4bp 밀려 8개월 만에 가장 큰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국채가격은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0.7bp 낮은 0.787%를 나타냈다. 이날 낙폭도 8개월 만에 최대이며 종가 수익률은 지난 5월 13일 이후 최저치이다. 2년물 수익률은 한 주간 12.7bp가 빠져 2014년 10월 이후 주간으로 가장 크게 밀렸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7.2bp 내린 2.516%를 보여 지난 4월 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 주 동안 12.5bp가 하락했다.

국채가격은 5월의 고용부진을 확인한 데다 뉴욕증시 하락 여파로 단기물을 중심으로 '숏 커버'성 매수세가 집중되며 수직으로 올라 출발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이달 기준금리인상 가능성은 5월 고용이 크게 부진한 탓에 거의 사라졌다며 7월과 9월 인상론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고용부진은 뉴욕 금융시장에 경기 침체 우려를 부활시켰다.

JP모건은 5월 고용 발표 후 앞으로 12개월간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36%로 높아졌다며 이는 지난달의 30%보다도 높고 2008년 이후 대침체기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무역수지를 제외하고 다른 지표들도 월가 예상치에 미달해, 고용지표 발표 파장을 더 키웠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유가가 하락세로 마친 데다 5월 고용 발표 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등장한 연준 위원의 비둘기 발언으로 오전 분위기를 지속했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5월 고용지표로 미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의 올여름 대망론이 크게 꺾였다며 9월 아니면 12월이나 돼야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략가들은 다만 7월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오는 6일 사고 수습에 나설 옐런 의장의 연설을 주목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부분은 일자리는 크게 줄었지만 실업률과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 선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전략가들은 이번 고용지표는 연준을 혼란에 빠지게 할 것이라며 임금 상승은 그나마 희망적이지만 실업률 감소의 속살을 보면 노동자들이 이미 일자리 찾기를 포기했기 때문이어서 부정적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전후로 기준금리 인상에 베팅한 포지션들이 실망감에 대거 풀리기 시작하면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연준이 이번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상당 기간 더 기다리면서 주변 점검에 나서는 신중함에 빠져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TD증권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을 헤지하는 상품으로 인기가 있는 유로달러 선물의 과매도(숏) 포지션이 지난 5월 24일로 끝난 주 기준으로 7천300억 달러에 달해 2014년 12월 이후 가장 컸다.

단기 금리가 오르면 유로달러 선물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에 과매도 포지션을 가진 거래자들이 이득을 본다.

독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도 미국 5월 고용부진 여파로 0.068%에서 움직여 일여 년 만에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6.50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8.85엔보다 2.35엔(2.2%) 밀렸다. 이는 지난달 2일 이후 최저치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66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150달러보다 0.0216달러(1.9%) 올랐다. 유로화는 지난달 12일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1.08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1.40엔보다 0.32엔(0.3%) 빠졌다.

달러화는 5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시장 예상에 크게 못 미치게 나오면서 엔화와 유로화에 모두 급락했다.

고용부진은 뉴욕 금융시장에 경기 침체 우려를 부활하면서 6월과 7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크게 떨어뜨렸다.

다른 지표들도 월가 예상치에 미달해 달러 낙폭을 더 깊게 만들었다.

달러는 오후 들어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의 비둘기 발언으로 엔화와 유로화에 대해 소폭 낙폭을 늘렸다.

외환 전략가들은 5월 고용 부진뿐 아니라 지난 두 달 고용 모두 5만9천 명 정도씩 증가자 수가 줄면서 3개월 평균을 11만6천 명으로 낮춰 2012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게 했다며 결국 이번 주 유로화와 엔화가 달러에 대해 약 1.8%와 2% 강해지면서 지난 4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달러가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전략가들은 다른 경제 지표들이 부진했던 것이 비정상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는 결국 미 경제가 점점 활기를 잃고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6월 고용이 큰 폭으로 증가하지 않는다면 7월 인상도 가능성이 없을 것이라며 9월과 12월 인상론이 설득력 있게 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전략가들은 5월 고용 발표로 이번 주 초 나온 미국 주택 가격 상승이나 개인소비지출 증가 등이 2분기 미 경제 성장을 긍정적으로 보게 해줬던 기억을 흐릿하게 했다며 하지만 여전히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보다 높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5월 고용에 대해 미국 밖의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도 중요한 시기가 됐다며 대규모 양적 완화라는 궁여지책으로 돌아가는 유럽이나 일본과 달리 미국 경제가 홀로 순항한 것이 그동안 세계 경기에 큰 기여를 해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미 경제가 흔들리면 위험자산에 대한 기피가 강해지면서 미 국채 같은 안전자산 선호가 더 강해질 여지가 있다며 이는 신흥시장에 다시 먹구름을 몰고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배럴당 55센트(1.1%) 하락한 48.62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이번 주 1.4% 떨어졌다.

유가는 미 원유 채굴장비 수가 증가한 데다 고용지표 부진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우려에 하락했다. 전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회담에서 생산량 동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지속해서 투자 심리를 억눌렀다.

고용지표 부진에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일시적으로 유가를 49달러 선 위로 끌어올렸지만, 상승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고용시장이 악화한 데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우려가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미국 원유 채굴장비 수는 9개 증가한 325개를 기록하며 11주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천연가스를 포함한 총채굴장비 수는 4개 줄어든 408개를 나타냈다.

원유 채굴장비수 증가 소식에 48.70달러 선에서 거래되던 유가는 48.36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날 미국 고용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에너지 수요 전망을 약화한 것은 시장에 부정적인 재료가 됐다.

전문가들은 고용시장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줄였다고 평가했다.

고용시장 악화로 금리 인상 시기가 지연되는 것은 앞으로 유가에 호재가 될 수 있는 요인이지만 시장에는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그동안 기준금리 인상 전망은 달러화 강세를 이끌어 유가 하락 압력을 부추겼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고용지표 부진에 이어 2분기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은 원유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일 OPEC 회원국이 유가 안정을 위한 어떤 조치도 내놓지 않은 것도 원유시장에 부담이 됐다.

전문가들은 달러화가 급격한 약세를 보인 것은 단기적으로 유가를 지지한 요인이었지만 전반적으로 위험을 회피하려는 분위기는 주식과 함께 유가를 끌어내렸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단기적으로 유가가 40달러 중반으로 하락하게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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