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8일 서울채권시장은 관망세로 출발해 6월 금융통화위원회의 진행상황에 따라 변동성을 다소 확대할 전망이다.

채권 강세재료가 조금 더 우세한 상황이다.

중국은 3년 반만에 기준금리를 깜짝 인하했다. 주식시장에서는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중국 경제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둔화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미국 경제를 우려하면서도 추가 양적완화를 시사하지 않아 글로벌 자금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다시 부추겼다.

유로존 위기도 진행형에 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세 단계나 강등했다. 이날 스페인은 국채입찰을 비교적 무난하게 마쳤지만, 낙찰금리는 지난 4월보다 상승해 스페인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여전히 큰 상황임을 방증했다.

이날 핵심 변수는 금통위를 통해 나타난 당국의 정책 스탠스가 될 것이다. 그러나 한쪽으로 크게 치우치지 않는 중립 수준의 영향이 예상된다.

기준금리 결정 방향은 여전히 동결이 유력하다. 최근 브라질과 호주에 이어 중국까지 금리인하에 동참했지만, 금통위는 기준금리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여력이 많지 않다.

금리결정보다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기자회견 내용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재가 지난 금통위 때와 마찬가지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할 지가 주목된다. 유로존 위기가 심화된 상황에서 금리 정상화 기조를 고수할 수 있을지도 주요 관심사다. 국내외 경기 하방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다소 강화하면서도 기존의 금리정상화 기조를 다시 강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금 더 우세한 상황이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기존의 정책 스탠스에서 큰 변화가 나타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재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비둘기파 시각을 강화한다면 채권금리는 중.장기물을 중심으로 하락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립적이거나 매파적인 입장을 선보일 경우에는 반대로 중.장기물의 추가 상승 시도가 나타날 전망이다.

▲버냉키 발언 실망…美 주가.금리 혼조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중국의 깜짝 금리 인하 소식이 전해졌음에도 혼조세를 나타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추가 부양책을 시사하지 않음에 따라 실망 매물이 나왔기 때문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46.17포인트(0.37%) 오른 12,460.96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수는 장 초반 중국이 3년 반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한 데 고무돼 상승세로 출발했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오는 8일부터 기준금리인 1년만기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주가는 그러나 버냉키 Fed 의장이 의회 합동경제위원회를 앞둔 증언에서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을 다소 누그러뜨림에 따라 상승폭을 줄였다.

또 장 막판 Fed가 예상치 못한 손실에 대비해 은행들이 추가로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고 승인함에 따라 금융주가 크게 밀리며 주가에 부담을 줬다.

새로운 규칙에 따라 미국의 대형 은행들은 자산의 6%를 자본준비금으로 보유해야 한다.

버냉키 의장은 미국의 경기 회복에 심각한 위험이 존재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Fed 당국자들이 성장률 제고를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버냉키 의장이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시사할지 주목했으나 이런 발언은 최근 다른 Fed 당국자들의 발언에 비해 실망스러운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 10년만기 채권금리는 전장보다 1bp 낮아진 연 1.642%를 기록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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