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11개월만에 처음으로 50달러 위에서 정규장 마감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7일(미국시간) 뉴욕금융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이날 세계 공급감소 및 수요증가 전망에 힘입어 11개월만에 배럴당 50달러선을 돌파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WTI 가격은 전일보다 67센트(1.35%) 상승한 50.36달러에 마쳐 전일에 이어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 흐름을 이어갔다.

WTI가 정규장을 배럴당 50달러 위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해 7월 21일(50.36달러) 이후 처음이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에너지업종의 급등에도 생명공학주가 약세를 나타내 혼조세를 나타냈다.

국채가격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여름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약화한데 따라 상승했고, 미국 달러화 가치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미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져 주요 통화에 대해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달러 가치를 지지하는 쪽으로 작용했으나 영향력이 크지 못했다.개장 전 발표된 올해 1분기(1~3월) 미국의 노동 생산성 수정치는 기존 발표치에 비해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는 1분기 비농업 생산성이 기존 발표치인 연율 1.0% 하락보다 덜 약화한 0.6%(계절 조정치)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0.8% 하락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생산성 하락은 1분기 경제성장률 둔화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됐다.

1분기 단위 노동비용은 애초 연율 4.1% 상승에서 4.5% 상승으로 수정됐다. 애널리스트들은 단위 노동비용이 4.0%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1분기 시간당 보상은 애초 3.4% 상승에서 4.2% 상승으로 상향 조정돼 임금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음을 나타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95포인트(0.10%) 상승한 17,938.2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72포인트(0.13%) 오른 2,112.1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96포인트(0.14%) 떨어진 4,961.75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지수는 장중 대체로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뉴욕유가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50달러선을 넘어서며 에너지업종을 강하게 끌어올린 것이 증시에 긍정적인 재료가 됐다.

전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며 미국 고용시장 부진에 따른 경제 우려를 완화한 것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다만, 나스닥 지수는 바이오젠 등 일부 생명공학주 하락에 영향을 받으며 장중 내림세로 돌아섰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업종이 2% 넘게 급등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이외에 통신업종이 1% 넘게 상승했고 산업업종과 기술업종 등도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금융업종과 헬스케어업종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생명공학주인 바이오젠의 주가는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실험에 실패했다는 소식에 12% 이상 급락했다.

의류 브랜드인 랄프로렌의 주가는 비용절감과 매출 회복을 위해 일부 지점을 닫고 감원을 단행한다는 소식에 2.3% 떨어졌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주가는 일부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 상향 소식에도 소폭 내림세를 나타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생명공학 관련 기업들의 부정적인 소식이 나스닥 지수하락을 이끌었다며 전반적으로 주식시장이 추가 상승을 위한 촉매제를 찾고 있는 과정에 있다고 평가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93% 상승한 14.05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3/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전일보다 1bp 하락한 연 1.713%에서 거래됐다. 국채가격은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8bp 낮은 0.787%를 나타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8bp 내린 2.537%를 보였다.

국채가격은 미국의 노동 생산성 수정치가 개선됐음에도 전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연설이 올여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줄인 것으로 풀이되면서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옐런이 올해 두 차례 금리 인상 의지를 고수했다는 점에서 매파적으로 볼 수 있지만 지난달 말 하버드대에서 밝혔던 몇달 안에 인상하는 게 적절하다는 발언을 되풀이하지 않은 점에 대해 더 공감했다고 풀이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4%, 7월 24%, 9월 44%, 11월 47%, 12월 64%로 반영하고 있다.

독일과 스위스 등 해외에서 국채 매수세가 강해진 것도 국제유가나 뉴욕증시가 상승하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강해진 영향을 상쇄하는 역할을 했다.

푸르덴셜픽스트인컴의 로버트 팁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으로 자국 시장에서 살 물건이 없는 투자자들이 수익률이 높은 외국시장으로 밀려나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052%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앞으로 수익률이 '제로(0%)'가 될 가능성을 높였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3년물 국채 입찰 수요가 평균 수준에 그치고 국제유가가 11개월 만에 배럴당 50달러 위에서 마쳤음에도 올여름 금리 인상 기대 약화로 상승 폭을 유지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240억 달러어치의 3년 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낙찰금리는 연 0.930%였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79배로 지난 4차례 평균인 2.78배와 거의 같았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48.1%로 지난 평균인 51.3%를 밑돌았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1.1%로 지난 평균인 11.5%에 거의 부합했다.

입찰 후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1bp 하락한 1.713%를 보였다.

다음날에는 200억 달러어치의 10년 만기 국채가 입찰될 예정이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옐런 연설 후 6월은 가능성이 없고, 7월도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며 연준의 고용지수까지 하락해 9월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일 연준이 산출하는 5월 고용시장환경지수(LMCI)는 4.8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5월(9포인트 하락)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이들은 7월 인상이 정당화되려면 앞으로 나올 고용이나 소매판매 등의 경제지표가 상당히 좋게 나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JP모건이 국채 시장에서 거래가 활발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채권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본 투자자들의 비율이 전주의 20%에서 40%로 높아졌다. 반대로 채권 가격 약세를 응답한 비율은 20%에서 10%로 줄었다.

다른 전략가들은 고용 호조가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것이라는 연준의 기대도 재고해봐야 한다며 국제유가 상승에도 물가 상승 기대가 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앞으로 10년간 물가 기대를 보여주는 10년물 국채와 동일 만기 물가연동국채(TIPS) 수익률 간 스프레드인 BEA(break-even rate)는 157bp로 좁혀졌다. 이 지표는 지난 4월 28일에는 거의 9개월 만에 최대인 172bp로 벌어진 바 있다. 이는 같은 기간 국제유가가 8%나 오른 것을 참작하면 의외의 결과다.

이들은 연준이 물가 상승 위험에 대한 보상 성격이 있는 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를 완전히 인정하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경제가 건강하다면 통상 인플레이션 기대가 상승한다는 점에서 이 지표를 간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7.33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7.54엔보다 0.21엔 밀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55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52달러보다 0.0003달러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1.90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2.10엔보다 0.20엔 낮아졌다.

달러화는 전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연설이 올여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줄인 것에 주목하는 참가자가 늘면서 매도가 증가해 유로화와 엔화에 모두하락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옐런의 발언 중 올해 두 차례 금리 인상 의지 고수가 매파로 해석되기도 했지만, 옐런 의장은 연준이 경기 전망에 관한 새로운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금리 인상을 연기할 것임을 확인해줬다고 풀이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지표 호조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 가능성이 작다는 설문 결과 소식은 유로화 가치를 지지하는 역할을 했다.

유로존의 지난 1분기(1~3월) 경제성장률 수정치는 전분기 대비 0.6% 증가해 이전 발표치 0.5% 증가를 웃돌았다.

독일의 지난 4월 산업생산도 전달대비(계절조정) 0.8% 증가해, 0.6% 증가했을 것으로 집계된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문가 전망치를 웃돌았다.

파운드화는 이날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하는 설문 결과로 달러화에 대해 한때 거의 1% 가까이 상승했다가 전일보다 0.7% 오른 1.45428달러에 마쳤다.

파운드화는 최근 설문 결과에 따라 널뛰기 장세를 되풀이하고 있다. 브렉시트 찬반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는 이달 23일 시행된다.

오안다의 딘 파플레웰의 외환 분석가는 "브렉시트 재료가 이달 말까지 시장을 좌우할 것"이라며 "브렉시트 가능성 증가는 유로화에도 부담"이라고 내다봤다.

FX날리지의 오드리 차일드-프리맨 설립자는 "최근의 파운드화 움직임은 유동성이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이는 거래자들이 파운드화에 연루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유로화와 엔화에 낙폭을 소폭 줄이기도 했으나 큰 폭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연준은 2015년에도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주저한 적이 있다며 당시 지표가 계속 실망스러웠고 유가가 하락한 데다 위안화 가치 약세 불안으로 결국 12월로 금리 인상 시기를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전략가들은 올해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며 연준의 이런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달러 가치는 오를 수가 없다고 내다봤다.

다른 전략가들은 연준의 올여름 금리 인상 가능성 확대에 따른 달러 강세로 5월에 위안화가 1.6% 절하된 데다 외화 보유액까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되면서 중국에서자금 유출 우려가 나타날 조짐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이날 5월 외환보유액이 전달보다 279억6천만달러 감소한 3조1천920억달러라고 발표했다. 이는 2011년 12월 이후 4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이며 시장의 예상 감소 폭 190억달러도 웃돌았다.

전략가들은 하지만 5월 고용 둔화로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가 7월도 지나서 9월일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며 이는 위안화에 절하 압력을 줄여주고 중국 외환 당국이 숨을 돌릴 틈을 준다고 덧붙였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현재도 7월 인상 주장을 고수하지만 지표가 아주 좋은 것이 필요할 것 같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옐런 의장이 전일 비둘기파적으로 발언한 것을 살폈을 때 9월 가능성이 점점 올라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날 WTI가 배럴당 50달러를 돌파한 영향으로 호주달러, 캐나다달러, 뉴질랜드달러 등 원자재 통화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호주달러화는 호주중앙은행(RBA)의 금리 동결 재료도 가세해 이날 전일보다 1.2% 오른 0.7453달러에 마쳤다.

라보뱅크는 하지만 호주달러가 양국의 통화정책 다이버전스로 연말에는 미 달러에 대해 0.7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WTI 가격은 전일보다 67센트(1.35%) 상승한 50.36달러에 마쳤다.

나이지리아의 공급 감소와 세계 수요 증가 신호가 유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전일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이었다는 시장의 분석도 유가 상승을 지지하는 요인이 됐다.

기준금리 인상이 지연되는 것은 달러화 약세를 이끌어 달러로 거래되는 원유 시장에 호재가 된다.

이날 장중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93.87을 기록했다. 전일 종가는 94.03이었다.

다만 시장 참가자들은 여전히 최근 유가 상승이 공급을 다시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도 올해와 내년 WTI와 북해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EIA는 이날 월간 에너지 전망보고서에서 올해 WTI 평균 가격 전망치를 지난 5월의 배럴당 40.32달러에서 42.83달러로 높인다고 말했다.

또 브렌트유의 올해 예측치 역시 40.52달러에서 43.03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EIA는 내년 WTI와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51.82달러로 설정한다고 전했다.

EIA는 올해와 내년 미국의 산유량을 하루 860만 배럴과 819만 배럴로 예상해 종전 전망치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올해 원유 수요는 종전 예측치 14만 배럴 증가에서 22만 배럴 증가로 높인다고 EIA는 부연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하반기 원유 시장 공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 등이 최근 가격을 주요하게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원자재 리서치팀은 나이지리아의 송유관 훼손 등으로 원유 생산 상황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나이지리아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 17만 배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늦게 발표되는 미국석유협회(API)의 주간 원유 재고에도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다음 날에는 EIA가 원유 재고를 발표할 예정이다.

S&P 글로벌 플랫츠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3일로 끝난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가 340만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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